[뉴스핌=이동훈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검찰의 건설사 비리 수사가 해가 바뀌어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하지만 건설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관행처럼 굳어진 검찰 수사인 만큼 업계의 긴장감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올들어 3달 사이에만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건설사는 모두 네곳으로 이들 모두가 건설업계 10위권의 대형사들이다. 대표적인 '건설사비리' 격인 재개발비리와 함께 올들어서는 이른바 '함바비리'까지 겹치면서 검찰 수사망이 건설사를 정조준하고 있다.
2월 들어 함바비리로 동부지검이 대우건설 신문로 본사사옥을 압수수색한 이후 3월에는 대구지검이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의 건설폐기물 불법매립을 혐의로 현장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또 지난 주말에는 인천지검이 인천 도화지구 개발비리 혐의로 SK건설 명동사옥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 같은 끊이지 않는 검찰의 건설사 수사는 건설사의 그릇된 관행이 오랫동안 고쳐지지 않은데 기인한다. 함바비리와 폐기물 불법매립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건설사 비리는 바로 주택 재개발사업 출발한바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관련 공공기관이나 지자체 공무원들에 대한 뇌물 공여 혐의와 재개발 조합 간부들에 대한 뇌물 등이 건설사 압수수색의 주된 재료다.
지난해 검찰 수사망이 조준했던 대형 건설비리도 모두 개발사업이다. 검찰은 지난해 9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고양시 식사지구 재개발 사업과 관련, 재개발 업체 3곳과 건설사 7곳을 압수수색했으며, 인천 삼산지구 재개발사업관 관련해서는 현대엠코, 대우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이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또 이대엽 전성남시장 비리와 관련해서는 현대건설을 압수수색하는 등 지난해에는 대림산업을 제외한 모든 10대 대형건설사들이 본사압수수색을 받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안상수 전 인천시장의 '송도비리'가 검찰 수사망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져 송도신도시 사업과 연관된 건설사들이 다음 검찰 압수수색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주말 터진 SK건설의 도화지구 개발 비리 역시 이 같은 개발비리의 연장선상에 있다. 검찰 등에 따르면 SK건설은 지난 2007년 인천도개공 간부 A씨의 아파트 실내 인테리어 공사비 4000만원을 대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처럼 건설사들의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건설업계의 대대적인 자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그간 대표창구격인 대한건설협회와 건설단체총연합회 차원에서 여러차례 건설업계 자정을 부르짖어왔으나 결국 이 같은 건설사 비리로 인해 '공염불'이 된 셈이 됐다.
건설협회 등 건설업계 유관기관은 이미 오래 전부터 주택시장 관련 규제 철회를 요구해오고 있지만 스스로 다짐해왔던 자정은 지켜지지 못해 이 같은 요구도 힘을 잃을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시장 전문가는 "재개발비리로 인한 압수수색은 마치 관행처럼 돼 업체 스스로나 사회에서도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상황이 왔다"며 "다른 업종에는 보기 드문 검찰의 본사 압수수색이 대형 건설사들에겐 매년 한차례씩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위기의 건설업계가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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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