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임애신 이기석 기자] 사그러들지 않는 일본 방사능 유출 우려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 원자력발전소의 잇따른 폭발로 방사능 유출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된 것이다.
또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고 바레인 등 중동지역의 지속되는 정정불안, 포르투갈의 신용등급 강등도 환율 상승에 일조했다.
다만 이월 롱스탑이 많았고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 수출업체의 네고물량 출회 등으로 1140원대에서는 밀려나며 상승폭이 줄었다.
국내 주가는 일본 닛케이 등 아시아 주가가 낙폭을 줄이면서 상승 전환했지만 아직 일본 원전 사태가 해결됐다고 보기 힘든 상태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일본의 원전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는 환율 상승, 주가 하락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 리스크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35.30원으로 전날보다 4.50원 상승하며 마감, 종가 기준으로 지난 15일 기록한 1134.80원의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뉴욕증시 급락분을 반영해 10.20원이나 급등한 1141.00원으로 출발했다.
장 시작하자마자 환율은 역외에서 매수가 쏟아지면서 급격하게 올라 1144.00원의 고점을 찍으며 장중 기준으로 연중 최고치도 갈아치웠다.
미국 등 해외 원자력 안전 당국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내 사용후 핵연료 저장소 손상으로 인한 대규모 방사능 유출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며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은 것이다.
이후 1140원 위에서 네고 물량이 대거 출회되면서 상승 압력을 제한, 1137~1138원까지에서 박스권 흐름을 보였다.
이날 장중 저점은 1134.50원이다.
시장에서는 오전에 외환당국의 개입성 발언으로 인해 1140원대 위에서는 상승폭이 제한됐지만 하락한 수준이 크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날 기획재정부 이재영 외환자금과장은 "일본 지진 피해로 인해 넉넉한 상황이 아니다"면서 "정부는 외환시장 불안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후 들어 코스피지수가 낙폭을 만회하며 역외세력과 은행권에서 롱스탑에 나서면서 환율을 끌어 내려 1136~1138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이와 함께 요사노 가오루 일본 경제재정상이 엔화 급등에 대해 '투기적 요인에 의한 강세'라고 지적하면서 외환 및 주식시장이 안정세를 찾았다.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할 경우 달러/엔을 80엔선에서 유지시키는 게 일차적인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일본 수출기업들이 달러/엔 헷지매물을 80엔 근방에서 내놓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는 등 외환시장 방어를 위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해 만만치 않아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원/달러 선물(Futures) 3월물은 1135.60원으로 전날보다 4.60원 상승하며 마감했다.
외국인이 2707계약을 순매수했고, 은행이 1만3593계약을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반면 개인과 증권/선물이 각각 4965계약, 8742계약을 순매도했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일본 방사능 노출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시장참가자들이 관망세를 보여 이날 환율이 1130원대 후반의 좁은 레인지에서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우리선물 변지영 연구원원은 "장 중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가 없었다"며 "특히 달러/엔이 79엔대 초중반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인 것이 시장에 안도감을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 순매수가 늘면서 코스피가 반등했다"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이 안정되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딜러는 "특히 후쿠시마 원전 4호기의 핵분열·폭발 가능성 매우 미미하다는 소식에 시장이 안도하는 모습이었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시는 일본 닛케이지수가 4% 이상 급락하면서 낙폭을 키우기도 했으나 오전 중반 이후 원자력 가동 계획이 전해지면서 아시아 증시가 낙폭을 줄이자 막판 상승 전환하며 마쳤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06포인트, 0.05% 상승한 1959.0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새벽 미국 증시가 일본 원전 사태에 급락했다는 소식에 개장과 함께 192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그러나 기관의 저가 매수세가 꾸준히 늘고 오후 들어 외국인이 순매수 대열에 합류하면서 지수는 장중 1950선까지 낙폭을 만회하는 등 급락세가 진정됐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계가 각각 1192억원, 1672억원을 순매수했다.
신한금융투자의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일본 자위대가 헬기로 냉각수를 살포하고 냉각작업 인력을 320명으로 확대했다"며 "또 도쿄전력이 전력생산 가동준비에 들어가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안정됐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심 팀장은 "일본이 자존감 때문인지 세계2위 경제대국의 문제를 혼자서 해결하려 하는데 G7의 공조 없이 혼자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주가가 상승 전환하기는 했지만 일본의 원전 리스크가 해결될 때까지는 보수적으로 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임애신 이기석 기자 (vancouve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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