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인 지연시 국부 유출… 별개처리 지적
- “판단 보류시 국제적 계약 깨, 국가 신뢰도 악영향 책임”
- 장기화되면 론스타 또다시 고배당…국부 유출 더 커져
- 하나금융-외환은행 승인건과 별개 처리 목소리 커
[뉴스핌=한기진 기자]금융당국이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승인 심사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대법원의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코리아와 유회원 대표의 외환카드 주가 조작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한 판결 때문이다. 외환은행 매각과 간접적으로 엮여 있는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과 관련해 새로운 법률 검토 이슈가 필요해졌다.
이러한 대법원 판결에 대해 외환은행 노조는 “론스타는 외환은행 대주주로서의 자격이 상실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또 “금융당국은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 절차를 중단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초 금융당국은 오는 16일로 예정된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신청 승인 안건을 올릴 예정이었고, 무사통과가 예상됐다.
◆ 승인 지연시 국부 유출, “금융당국, 별개사안 원칙 고수해야” 목소리
금융당국은 일단 “판결문을 보자. 자회사 편입 승인 절차와 론스타 대주주 적격성은 다른 사안”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 11일 관련 간담회에 이어 14일 회의를 열었지만 금융위는 아직 확실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정례회의 전날인 15일에야 상정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의 선택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승인을 미루거나 론스타 소송과는 별개로 처리, 승인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이다. 승인을 할 경우 외환은행 노조 등의 반대 여론이 골치 아프다. 그렇다고 승인을 늦춘다면 금융당국이 책임회피를 했고 더 큰 국부 유출을 야기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현재로서는 후자쪽에 금융위가 고심을 더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승인이 늦춰질 경우 하나금융은 론스타에 매달 329억원씩 지연보상금을 줘야 한다. 하나금융에게는 큰 손해다. 주주와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 더 큰 상처다. 금융권이 더 걱정하는 점은 별개의 사안 때문에 국제적인 인수합병(M&A) 계약이 깨졌을 경우, 입게 될 우리나라의 국가 신인도 하락이다.
론스타는 2006년 6월 국민은행, 2007년 9월 영국계 글로벌 금융회사인 HSBC와 각각 외환은행 매각 계약을 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세 번째 매각 시도마저 금융당국의 판단 보류로 무산된다면 한미 관계 악화도 우려된다.
◆ 판단 미루면 론스타 3년간 고배당
금융당국이 입게 될 더 큰 상처는 “론스타가 더 큰 먹튀를 할 시간을 주는 셈이 될 것”이라는 비난 여론이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서울고법이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 불가피하다. 만일 론스타가 유죄를 받으면 3년간은 법정 다툼이 벌어질 것이란 분석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그동안 고배당으로 1조원이 넘는 돈을 국외로 유출한 론스타의 행태를 감안하면, 향후 유출될 국부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6개월마다 하게 돼 있는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소홀히 해 론스타의 고배당을 방조했다는 비판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 건과는 별도로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다뤄야 할 것”이라며 “늦춰질수록 론스타에만 좋은 일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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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