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기자] 작년 8월 출시된 하이트맥주(대표 이장규) 신제품 '드라이피니시 d' 인기가 심상치 않다.
드라이피니시 d는 출시 4개월만에 100만 상자(500ml*20병)가 팔렸고,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꾸준히 상승 중이다.
드라이피니시 d의 인기는 출시 첫 달부터 이미 예고 됐다.
서울·수도권지역에 한정해서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달 동안 21만 상자가 팔렸다. 이는 2006년 전국을 대상으로 출시됐던 100% 보리맥주 맥스(Max)의 첫 달 판매량과 비슷한 수치이다.
특히 출시 8월에 중부지방은 이틀에 한 번 꼴로 비가 내려 맥주판매에 불리한 환경적 요인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드라이피니시 d에 대한 시장반응이 어느 신제품보다 뜨겁다는 평가다.
여기에 맥주 소비 비수기인 겨울철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드라이피니시 d의 인기는 상승세이다.
강남·홍대 등 주요상권 내 몇몇 업소에서는 물량 부족까지 호소할 정도이다. 향후 판매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될 경우 드라이피니시 d의 판매는 더욱 탄력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드라이피니시 d의 인기 비결은 맛·디자인·마케팅 측면에서 철저히 차별화를 꾀한 결과로 분석된다.
드라이피니시 d는 드라이 효모(Dry Yeast)를 사용해 맥즙 내 당분을 깨끗이 발효시켜 잔맛이 남지 않도록 맥주 본연의 맛을 완성한 '드라이 타입 맥주'이다.
또한 호주 청정지역의 최상급 맥아와 북미산 아로마 호프를 원료로 사용해 맥주 본연의 풍미가 조화를 이룬 고품질 맥주이다. 때문에 강렬한 맛을 좋아하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선호도가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각양각색의 수입맥주들 사이에서도 돋보일만큼 맥주병 디자인을 새롭게 변형한 것도 성공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드라이피니시d는 병 둘레를 기존의 병맥주보다 날씬하게 해 한 손에 쉽게 잡힐 수 있도록 하고 병 윗부분에 돌출부를 적용해 미끄럼을 방지해, 국내 맥주 중 최초로 '사람 중심의 병 디자인(human grip bottle)'을 구현했다.
최근 열린 '제12회 아시아 패키지 디자인 콘퍼런스(Asia Package Design Conference)'에서 우수작(180개 출품작 중 3작)으로 선정 돼 국내 맥주병 디자인을 한 단계 발전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젊은층 소비자를 집중 공략하기 위해 이색적인 프로모션도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맥주업계 최초로 QR(Quick Response)코드를 도입해, 브랜드 스토리를 디지털 코드로 풀어냈다. 클럽분위기로 꾸며진 시음차량 '디플 트레일러(dple trailer)'와 카페 테라스에 설치한 '디 테라스' 등을 활용한 시음행사는 20대 젊은층에게 드라이피니시 d의 존재감을 강하게 어필해 판매량 증가를 견인했다.
업계에선 드라이피니시 d의 인기 가도는 일본맥주회사 아사히맥주의 '수퍼드라이'의 신화를 연상케 한다고 평가도 내린다. 1987년 출시된 아사히 수퍼드라이는 1988년에 7500만 상자가 팔려 아사히맥주 전체 판매량(9010만 상자)의 83%를 차지했다. 이후 45년간 일본 맥주시장을 장악해온 기린의 '기린라거'를 무너뜨리고, 1997년에 연간판매량 1위를 달성했고, 맥주를 일본 국민술로 만드는데 일조했다.
한편 일본 맥주역사를 바꾼 '드라이 맥주' 신화가 국내에서는 드라이피니시 d로 재현될 수 있을지, 하이트맥주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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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