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신드롬 현상...1년 새 줄도산 늘어나
[뉴스핌=송협기자] 지난 2010년 한해는 광주 전남지역을 연고로 활발한 사업을 펼쳤던 호남계 건설사들에게는 잇따른 연쇄 부도로 상흔만이 가득했던 '악재의 해'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우건설이라는 거대 공룡을 집어 삼키며 국내 건설업계 판도를 한번에 뒤집었던 호남지역 1위 건설사 금호산업의 '워크아웃'선언은 금호산업을 롤모델 삼아 중앙무대 진출을 엿보고 있던 호남계 건설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일찍이 금호고속을 시작으로 광주 전남지역에서 탄탄한 기반을 통해 건설사업에 뛰어들었던 금호산업은 '풋백옵션'을 조건으로 무리한 자금을 끌어들이면서 대우건설을 인수하고 나섰지만 풋백옵션 해소에 대한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해 지난해 1월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하게 됐다.
광주 전남지역의 대표급 건설사 금호산업이 금융위기 이후 불어닥친 시장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맥 없이 무너지면서 호남지역 건설시장에서는 "금호산업의 붕괴는 곧 호남계 건설시장의 불행의 시작"이라는 괴담까지 떠돌기도 했다.
금호산업이 워크아웃 신청을 하면서 비롯된 호남지역 건설사 괴담은 결국 현실화 됐는데 금호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해 4월에는 전국 도급순위 33위, 광주 전남지역 2위 건설사 남양건설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지난해 상반기에만 호남 연고 대형 건설사들이 연쇄적으로 부도가 났다.
◆ 범 호남계 건설업계 "금호 붕괴 괴담 현실화 됐다"
남양건설은 지난 2009년 말 기준 시공능력평가액 9244억원, 매출 8463억원으로 호남지역에서는 금호산업을 잇는 유망전도한 건설사로 평가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역 공공수주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쳤던 남양건설이 시장 낙관론에 사로잡혀 천안 민간택지를 무리하게 인수하는 과정에서 자금 유동성에 휘말렸고 자금압박을 견디지 못한 남양건설은 금호의 전철을 밟는 신세로 전락했다.
지방시장을 발판으로 천안 민간택지를 인수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활발한 사업을 전개했던 남양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이에 따른 하청업체들 역시 연쇄적으로 줄도산 되는 현상까지 빚어졌다.
금호산업과 남양건설이 각가 워크아웃, 법정관리를 신청한데 이어 광주지역 알짜기업으로 손꼽혔던 금광기업이 법정관리를 신청, 법원에 회생계획을 요청했지만 부결됐다.
결국 지난 1년동안 시공능력 평가 순위 50위 내 이름을 올렸던 범호남계 건설업체 1,2,3위들이 순차적으로 무너진 셈이 됐다.
설상가상 부도 업체도 잇따라 발생하면서 지난해 3월에는 삼현종합건설을 시작으로 거송종합건설, 송산건설, 세련건설, 대주건설 등이 최종 부도처리되면서 1년 새 호남지역 중 대형 건설사들이 간판을 내리는 비운을 맞기도 했다.
금광기업은 금호, 남양과 더불어 광주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한 사업을 전개했으며 특히 지난 2009년 특수목적 법인 '싸이환타PFV'를 비로해 메리츠증권, 금호생명, 대한토지신탁 등이 출자한 총 사업비 5000억원 규모의 인천시 계양구 소재 '도심형 디지털 문화 테마파크'사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범호남계 건설사 관계자는"과거 부동산시장이 한창 활황기를 보일 당시만 하더라도 낙관론에 사로잡힌 지방 건설사주들이 무리한 인수합병과 중앙무대 진출을 꾀하면서 영역 범위를 확대 했다"며"수도권 시장을 겨냥한 사업적인 욕심이 앞서다 보니 시장 분석과 전망을 꿰뚫지 못해 결국 재정악화로 이어지면서 도산되는 경우가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생존 위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시급하다
한 시장 전문가는"지방 건설사들이 수도권 시장을 공략하며 중앙무대로 발길을 옮기는 현상은 기업으로써 당연할 수 밖에 없다"면서"하지만 지방 업체 대다수는 주택사업 등 전문 분야에만 한정돼 있어 시장 침체시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허점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전문가들은 중견사들의 제한적인 사업 포지셔닝을 보다 확대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대다수 지방 건설사들은 주택사업에만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불황시 자금 유동성 위기를 피해가기 어렵다는 전언이다.
때문에 공공기관 발주 형식의 토몽사업이나 SOC사업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사업 계획을 재정립 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편, 호남지역을 대표하며 국내 건설업계 주류로 성장했던 금호산업 등 굵직굵직한 건설업체들이 무너지면서 현재 우미건설을 비롯한 중흥건설, 호반건설, 한양, 남해종합개발 등 범호남계 업체들이 명맥을 유지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호남지역을 바탕으로 수도권 시장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브랜드를 안착시킨 우미건설의 경우 사업 다각화를 위한 포트폴리오를 계획하고 있다.
우미건설 관계자는"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해외사업을 추진할 계획은 없다"면서"최근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을 런칭하면서 규모는 작지만 미래의 시장성을 앞서 보고 꾸준한 사업 다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우미건설은 우량 택지를 통해 사업에 참여하되 관공서 발주 위주 토목공사를 비롯한 지방공사기관이 발주하는 공공물량 사업에 집중하면서 매년 안정적인 성과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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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송협 기자 (back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