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안나 기자] 이번 주 미국 증시의 향방은 4분기 어닝시즌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어닝시즌 개시자인 알루미늄 대기업 알코아 외에도 인텔과 JP모간체이스 등 IT와 금융 대표기업들의 실적이 공개될 예정인데, 다행히 실적 전망은 긍정적인 편이라 증시에 우호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 누적으로 큰 폭의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며, 기업실적이나 전망이 기대보다 좋지 않을 경우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렇게 실망 매물이 쏟아지면서 고용지표 악재로 형성된 매도 흐름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PNC 자산운용의 제임스 더니건은 증시는 호재를 바탕으로 박스권에서 탈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적결과가 양호할 경우 주가는 상승 여력을 갖게 될 것이지만, 실망스러울 경우 일보 후퇴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린드-왈독의 선임 시장 전략가 제프리 프리드만은 실적이 예상에 부합하거나 미달할 경우 증시는 최대 8% 조정을 받게 될 것이며, 실적이 확실히 예상치를 웃돈 경우라면 4~5%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밖에 미국 경제동향보고서인 베이지북과 12월 소매매출 그리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의회 증언도 관전 포인트이다.
◆ 고용실망과 금융악재로 투심 다소 주춤
지난주 뉴욕증시는 부진한 고용지표에도 불구하고 6주 연속 주간 상승세를 이어갔다. 주간으로 볼 때 다우지수는 0.8%, S&P500지수는 1.1%, 나스닥지수는 1.9% 각각 올랐다.
S&P500지수는 14일 이평선이자 작년 종가 부근인 1260포인트 선에서 바닥이 형성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280선 돌파에는 실패했다. 지난해 12월 초보다 7% 오른 수준이다.
이번 주 미국 증시는 어닝시즌 기대감을 타고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지만, 12월 고용보고서가 노동시장 회복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한 것과 은행권 주택차압 관련 판결 악재가 지속될 가능성이 부정적인 재료로 인식될 수 있다.
12월 고용보고서는 실업률이 대폭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실망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앞서 나온 ADP민간고용과 주간실업지표의 양호한 결과로 고용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된 상태이기도 했지만 세부 내용이 더욱 부정적인 탓이었다.
민간부문 일자리 증가분이 기대에 크게 미달한 데다, 실업률이 9.8%에서 9.4%로 낮아진 것은 실업자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구직포기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프리드만은 실업률은 호재였고 고용증가세는 악재였지만, 더 큰 문제는 어떤 내용에 좀 더 비중을 두어야 할지 불확실하다는 점이라고 논평했다.
지난 주말 매사추세츠 주대법원이 웰스파고와 US 뱅코프의 주택압류 2건에 대해 무효판결을 내린 데 따른 은행주 타격도 우려된다. 12월 초 이후 18% 급등한 KBW은행지수는 이날 여파로 0.9% 하락 마감했다.
닉 칼리바스 MF글로벌의 주가지수 담당 선임 애널리스트는 이번 판결의 영향이 은행권의 차압주택 판매 전체로 확산되어 부동산 및 은행들의 회복 기대를 약화시킬 수 있다며 은행주의 최근 랠리 흐름이 중단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 실적 기대치 밑돌면 조정 빌미될 것
일부 소매업체들의 경우 연말 쇼핑시즌의 매출 부진으로 실적 기대감이 떨어졌지만,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10개 업종 기업들의 전망치를 앞다투어 상향 조정하고 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S&P500 기업들이 지난 분기에 27%의 주당순익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금융서비스 업종의 순익이 250% 늘며 최고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고, 이어 에너지업종 118%, 재료업종 70%, 임의소비재업종 63%. IT, 52%, 공업 26%, 헬스케어업종 11%, 설비업종 및 통신업종 각각 7%, 필수소비재업종 6% 순이다.
월요일 발표될 알코아의 4분기 주당 순익은 19센트로, 전년동기의 1센트에서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목요일 인텔은 41센트에서 53센트로, 금요일 JP모간은 74센트에서 99센트로 각각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톰슨로이터는 S&P500 기업들의 주당순익이 32% 이상 늘며 5개월 연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고, 30개 다우종목에 대해서는 주당순익 증가 전망을 24.4%, 매출 전망을 4.9%로 각각 제시했다.
샘 스토발 S&P의 수석투자전략가는 기업들의 계속되는 비용절감 노력과 매출 향상 기대 그리고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등이 4분기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면서도, 직전 세 분기에 비해서는 순익 증가율이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분기 순익 증가율은 92%를 기록했고, 2분기 51%, 3분기에는 37% 순이었다.
그는 다만 이 같은 순익 증가율의 둔화가 일부 2008년 4분기의 실적악화에 따른 것 일수 있다고 설명하며, 이번 분기 순익이 11% 늘어나는 등 올해 순익 증가율은 한자리 또는 두 자리 초반대의 평범한 수준으로 복귀하게 될 것이라고 점쳤다.
폴 라슨 모닝스타 스톡인베스터의 에디터는 신용위기 이후 생산성이 급등한 데 따른 마진 개선으로 기업들이 이득을 보겠지만, 금리변동에 민감하고 유동성 의존도가 높은 급여대행 회사나 보험사 등은 예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순익도 중요하지만 매출 증가율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두 개 모두 향상되면 그 결합 효과도 대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매출 증가율이 약 6%에 이를 것이며, 특히 기술업종과 설비업종에서 각각 13%, 11%를 기록하며 매출 증가세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리 크냅 바클레이스의 주식 전략가는 이번 어닝시즌이 증시에 비교적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월가 전문가들 또는 기업들이 내놓은 실적 전망치의 상향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며, 분기 순익이 양호하더라도 향후 가이던스가 개선되지 않으면 증시를 움직이기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실적 순조정치의 회복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업종별로 헬스케어나 필수소비재 같은 방어주가 통신이나 설비업종보다 나은 성과를 보일 것이며, 그간 양호했던 공업주들은 조정 모멘텀이 아주 강해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 외에 기술업종도 양호하고, 에너지 업종은 어느 정도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 소매매출, 베이지북 및 버냉키 발언도 주목거리
이번 주에는 재정수지와 무역수지, 고용과 물가. 소비와 생산 등 주요 경제지표들의 발표가 집중되어 있는데, 전문가들은 지난달 비농업부문 일자리수 증가분이 예상보다 저조했지만 경기개선 추세를 반전시킬 정도로 악화된 수준은 아니었다며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내용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월 베이지북, 12월 재정수지(이상 수요일), 주간실업수당 신규청구건수, 12월 생산자물가지수, 11월 무역수지(이상 목요일), 12월 소비자물가지수, 12월 소매매출, 12월 산업생산, 1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잠정치(이하 금요일) 등이 각각 공개될 예정이다.
중앙은행이 발표하는 미국 경제에 대한 종합보고서인 베이지북은 경기여건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나 주택시장의 취약성과 고용시장의 더딘 성장이 경제회복에 여전히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을 전망이다.
고용과 생산지표에 대한 기대는 양호한 편이다. 주간실업수당 신규청구건수는 직전주의 40만9000건에서 40만4000건으로 감소했을 것으로, 지난달 산업생산은 11월의 0.4% 증가에서 0.5% 증가로 개선되었을 것으로 각각 기대되고 있다.
이번 달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는 최근의 주가상승과 급여세 인하 등의 효과로 12월의 74.5에서 75.4로 올랐을 것으로 전망된다. 12월 소매매출 역시 전월비 0.8%의 증가세가 기대된다.
물가 지표들은 상품가격 급등에 따라 상승률이 다소 높아질 전망이지만 디플레이션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여전히 낮은 수준일 것으로 추측된다.
12월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월간 0.8%로, 직전월과 동일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간으로는 3.5%에서 3.8%로 강화될 것으로 관측됐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월간 0.1%에서 0.4%로, 연간 1.1%에서 1.3%로 각각 높아지겠지만 중앙은행의 연간 물가 안정 목표치인 2%는 여전히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11월 재정수지 적자가 1500억 달러로 동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12월에는 이보다 큰 폭으로 축소된 85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11월 무역수지 적자폭은 직전월의 387억1000만 달러에서 410억 달러로 확대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2차 양적완화 개시 이후 첫 의회 증언에 나서는 버냉키 의장이 낙관적인 경제전망을 제시하며 고용보고서 부진으로 위축된 투심 회복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미국 외 지역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의 통화정책 결정이 목요일 예정되어 있다. 두 은행 모두 현행 1.0%, 0.5% 수준에서 금리동결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의 관심은 쟝-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가 역내 부채 위기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할지에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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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장안나 기자 (jaan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