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 위성호·권점주 경합 속 이휴원 급부상
[뉴스핌=배규민 기자] 검찰이 이백순 행장에 대해 기소 결정을 내리면서 이 행장 퇴진과 더불어 차기 신한은행장 선임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행장 후보로는 위성호 신한지주 부사장과 권점주 수석부행장이 벌이던 2파전에서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급부상한 후 강세를 띠면서 3파전으로 돌변했다.검찰은 29일 오전 그동안 진행해온 신한지주 신상훈 전 사장과 이백순 행장 등에 대한 수사결과 불구속 기소 조치를 내렸다.
따라서 이 행장은 빠른 시일 내에 입장 발표를 하고 사퇴 수순을 밝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여러 차례 자신에게 쓰인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자진 사퇴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신한지주는 이 행장이 사퇴할 경우 자회사경영위원회를 열어 지체 없이 선임절차에 착수할 것이 확실시된다.
차기 은행장 후보로는 위성호 신한지주 사장, 권점주 수석부행장,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 등이 경합을 벌이는 가운데 이휴원 사장이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이휴원 사장이 급부상하는 이유는 위 부사장과 권 부행장 나름대로 행장 선임에 걸림돌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위성호(52) 부사장은 지주사 경영관리부장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케이스다. 위 부사장은 2004년 PB사업부장을 끝으로 지주사로 자리를 옮겼다.
은행 임원 경력이 전무할 뿐만 아니라 은행 업무와는 6년 동안 단절된 셈이다.
이런 상태에서 곧바로 은행장으로 곧장 건너 뛰는 것은 신한 기업문화에도 부적합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게다가 50대 초반인 위 부사장의 은행장 발탁은 현재 부행장과 임원 후보 풀에 속하는 부·점장들을 대거 배제하는 것이자 전면적 세대교체를 원하지 않고서는 택하기 어려운 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위 부사장은 라응찬 전 회장 사람으로 꼽히고 있어 은행 내부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권점주(55) 수석부행장은 직원들을 비롯해 행내 신망이 두텁고 인품이나 업무역량 등 여러 면에서 차기 은행장에 적임으로 꼽히고 있다.
이번 신한사태에 연루된 이른바 신한 빅3 가운데 어느 라인에도 속해 있지 않다는 점 때문에 조직분열 극복과 대통합추진에도 적합하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호남권 출신이어서 현 정권 아래 선두권 은행장으로 선임도 어렵고 되더라도 고초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다.
이들 모두 행장에 오르는데 걸림돌이 있기 때문에 이휴원(57)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반사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진단이 떠올랐다.
이 사장은 은행 재직 당시 탁월한 영업력을 인정받아 부행장에 오른 뒤 연임에 성공했고 신한금융투자 최고경영자(CEO)로서도 2년째 경영을 맡고 있다는 점이 부각된다.
특히 동지상고 출신이어서 최고 경영층 내분으로 위기에 처한 신한금융그룹이 대외관계를 풀기에 유리한 입지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 배타적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검찰 결과 발표가 있기 전부터 차기 행장 선임을 놓고 은행 내부에서 논란이 불거진 바 있어 행장 선임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신한은행 노동조합을 비롯해 일부 직원들은 차기 은행장으로 특정인은 절대 안된다고 선을 긋고 있다.
김국환 노조위원장은 "직원들로부터 충분한 공감대를 얻지 못한 채 류시열 회장과 전성빈 이사회 의장, 김병일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자경위가 차기 행장을 선임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오늘 중으로 성명서를 내고 노조의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