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냉키 의장 발언 모순 보여 주목
[뉴스핌=우동환 기자] 국채 매입을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이 실제로 달러를 찍어내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벤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모순을 보이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버냉키 의장은 최근 시사지 타임(Time)의 독자와의 의견교환 과정에서 왜 연준이 느닷없이 달러를 찍어내느냐고 한 독자가 지적하자 "우리 정책은 실제로 금융시장의 통화량을 증가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반박했다.
버냉키 의장은 또 이달 초 CBS방송의 저널리스트 스코트 펠리와의 대담에서도 연준의 국채매입에 사용되는 연준의 자금에 대해 유사한 방어논리를 편 적이 있다.
이 때 버냉키 의장은 "달러를 찍어내는 기계에 대해 말들이 많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 연준의 정책으로 실제 통화량이 더 늘어나지는 않으며 은행 예금으로 측정된 포괄적 기준의 화폐랑을 크게 증가시키는 방식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2009년 3월 펠리와의 대담에서 버냉키 의장은 이전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위해 연준이 달러를 찍어내고 있다고 응답한 바 있다.
버냉키 의장은 당시 "개인들이 은행에 계좌를 만들어 놓은 것 처럼 은행들 역시 연준에 계좌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들 은행에게 대출이 필요하면 우리가 컴퓨터로 해당 은행의 계좌에다가 그 자금의 규모만 늘려주면 되는데, 이는 실제로 돈을 조달해서 하는 것은 아니고 돈을 찍어내는 것과 좀 더 유사하다"고 말했다.
WSJ는 이 같은 말 바꾸기에 대해 연준이 국채 매입을 위해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은 돈을 찍어내는 것이 맞지만 버냉키 의장은 실제로 연준의 자금이 금융시장에서 대부분 순환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자신의 발언을 번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과거 '헬리콥터 벤'이라는 시장의 낙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 수도 있다.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조장한다는 우려를 제거하기 위한 시도이지만 결과적으로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는 것이 관련 쟁점을 더 혼란스럽게 만든 꼴이 되었다고 WSJ는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