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권단 상대 소송전 불사 의지
- 중재안은 '우는 아이 뺨 때리는 격'
[뉴스핌= 정탁윤 기자] 그룹의 사활을 걸고 추진중인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작업이 법원 판결에 따라 운명이 갈리게 될 전망이다.
채권단이 현대그룹과 맺은 양해각서(MOU) 해지를 결의하며 더 이상 협상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이제 현대그룹은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 판결에 맡기겠다는 복안이다.
현대그룹은 채권단의 양해각서 해지 결의 자체가 '무효'이고, 나아가 현대차그룹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넘어가는 것은 '특혜'라는 입장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 "채권단 민법상 신의성실 원칙 위반, 업무상 배임·직무유기"
현대그룹은 현재 법원에 양해각서(MOU)해지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 놓은 상태다.
인수경쟁자였던 현대차그룹을 상대로는 명예훼손 및 손해배상, 이의제기금지가처분 신청을 했다. 당장 현대그룹의 MOU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심리가 오는 22일 열릴 예정이다.
현대그룹은 그러나 법원의 MOU 해지금지 가처분 신청 인용 및 기각 여부와 관계 없이 향후 단계별 가처분소송 및 본안소송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채권단을 상대로 민법상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과 함께 업무상 배임 및 직무유기죄로 본격 소송을 낼 가능성이 크다.
현대그룹은 "최종 주식매매계약(SPA)안이 마련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운영위원회가 SPA체결안을 상정하고 SPA체결거부를 결의한 것은 양해각서 규정과 민법상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돼 무효"라는 강경한 입장이다.
또 "현대그룹에 비해 4100억원이나 입찰금액이 적은 현대차에게 현대건설의 인수자격을 넘기는 협상을 하겠다고 결의한 것은 명백한 업무상 배임죄와 직무유기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21일 "채권단이 공정성을 잃어버린 결의를 한 것은 법과 규정을 무시한 사상 초유의 사태"라며 "약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의 공명정대한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 채권단 중재안, '우는 아이 뺨때리는 격'
현대그룹은 또 채권단이 내 놓은 이른바 '중재안'에 대해서는 현재 "검토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앞서 채권단은 현대그룹측의 동의를 전제로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8.3%)을 제 3자 등에 매각하도록 중재해 현대그룹의 현대상선 경영권을 보장해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또 입찰 이행보증금 2755억원(입찰가의 5%)도 돌려줄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같은 채권단의 제안에 현대그룹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제안"이라고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차라리 이번 딜 자체를 유찰시켜 다음 기회를 도모하는 한이 있더라도 채권단의 위법한 제안에 응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채권단의 중재안은 '우는 아이 뺨 때리는 격'"이라며 "법원판결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현대도 현대차에게 쉽게 현대건설을 뺏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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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