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아일랜드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결정에도 불구, 유로존 채무 위기가 진화되지 못하면서 오히려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유로화를 내다팔면서 유로화 가격이 급락하고 있으며, 유로존 주변국 채권의 독일 분트채 대비 스프레드도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를 비롯한 유럽 주요국 지도자들이 시장의 우려 진화에 나서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이들 안정화 전략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는 모습이다.
◆ 아일랜드 구제금융 효과, 하루 만에 끝
유럽연합(EU)은 아일랜드에 대해 850억 유로 (약 1107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승인한 지 불과 이틀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포르투갈과 스페인, 이탈리아의 채권 매도세가 크게 늘며 채권 가격도 압박받고 있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며 프랑스와 벨기에의 자금 조달비용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10년물 스페인, 이탈리아, 벨기에 채권과 독일 분트채간 수익률 스프레드도 지난 1999년 1월 유로존 출범이래 사상 최고치로 급등했다.
유로화는 3일연속 하락하며 달러대비 장중한때 1.2969 달러를 기록, 10주래 최저치로 떨어지기도 했다.
장 막판 유로화는 1.30 달러대로 회복하긴 했으나 11월 한달 동안 달러대비 7% 이상의 급락세를 기록했다.
또 유럽 은행업종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프랑스 은행권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할 것이라는 루머로 프랑스의 BNP파리바, 소시에테제네랄, 크레디아그리콜 등 3대 은행주가 급락했다.
이에 대해 프랑소와 바로잉 프랑스 예산청 장관과 정부 대변인도 "어떠한 리스크도 우려할만한 이유도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S&P는 이에 대해 언급을 피했다.
리버티뷰캐피탈의 릭 메클러 대표는 "유럽 위기에 대한 신뢰도는 쉽게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한 가지 이벤트만으로는 이번 사태를 정상화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조사자료에 따르면 55개 주요펀드들은 이달들어 유로존 채권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있으며 글로벌 증시 약세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주식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포르투갈 이어 스페인, 결국 미국·일본까지 전염?
금융시장은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우려를 장세에 반영하면서 이미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주제 소크라테스 포르투갈 총리는 전일 기자들과 만나 포르투갈은 구제금융이 필요없으며 어떠한 원조를 받으라는 압력도 없는 상태라고 해명했다.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 규모는 감당할 수 있다하더라도 이웃의 스페인의 경우는 훨씬 경제규모가 커서 채무위기가 확산될 경우 구제자금 마련조차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씨티그룹의 윌렘 부이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위기는 서막에 불과하며 소버린 채무의 디폴트 위기감은 향후 미국과 일본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완전히 위기에서 자유로운 국가는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리셰 총재는 이날 유럽의회 연설에서 유로존의 재정 및 경제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공동으로 예산을 함께 짜는 연맹체 형태가 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