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기자] 1년여만에 증시에 돌아오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현대차 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업종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증권가의 관심이 쏠리고있다.
그동안 현대차 기아차 등을 쓸어담았던 외국인들이 이를 팔고 GM으로 갈아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성장성을 감안하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미국 최대의 자동차 회사인 GM은 오는 18일 재상장할 예정이다. GM의 공모가는 당초 주당 26~29달러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수요에 주당 31~33달러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같은 공모가 상승의 이유는 특히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 때문이다. 중국 상하이자동차그룹(SAIC)은 약 5억달러에 GM 지분 1%를 매입하기로 합의했으며, 중동과 아시아 지역의 3~4개 국부펀드 역시 GM 지분에 눈독을 들이며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GM 재상장 열풍이 현대기아차에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은 주가 밸류에이션 문제와 직결돼있다.
◆ GM에 비해 비싼 현대기아차
즉, GM이 당초 공모가는 올해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PER(주가수익비율) 7.1~8.0배 수준이고, 내년 예상 실적 대비로는 5.7~6.3배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실적기준 PER은 각각 9.7배, 9.3배로서 GM보다 높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 상승에는 외국인의 매수도 한 몫 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외국인 지분율은 각각 연초 35%에서 최근 42%로, 21%에서 28%로 높아졌다. 외국인이 많이 오른 현대기아차를 팔고 싼 GM으로 갈아탈 수 있다는 얘기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GM의 공모가가 다소 낮게 책정돼있어 재상장 이후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닛산 등 일본업체들이 PER 11~13배 정도인 것을 감안하며 PER 10배 수준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GM의 재상장은 글로벌 자동차섹터의 주가에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GM이 랠리를 이어가며 밸류에이션을 높인다면 다른 완성차업체들의 주가도 같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
실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포드의 주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직전거래일 대히 4.3%가 오른 주당 1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04년 1월8일 이후 6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렇지만 GM주가가 재상장 이후 공모가에서 크게 변화하지 않거나 하락한다면 반대로 글로벌 자동차주식의 밸류에이션을 동반 하락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현대기아차 투자자들은 재상장 이후 GM 주가 동향을 관찰하며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GM 재상장 이전에는 공격적인 매수관점보다 신중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반면 이같은 우려는 기우에 그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GM 못지않고, 특히 GM과 현대기아차의 주력차종이 다르다는 게 이유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GM의 주력차종이 대형인 반면 현대기아차는 중소형차 중심이고, 현대기아차의 재무적 안정성과 성장성을 감안하면 우려할 필요 없다"며 "오히려 GM의 재상장은 글로벌 자동차섹터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GM에 납품하는 부품업체 수혜 예상
한편 GM 재상장의 수혜는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GM이 재상장 이후 본격적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GM은 오는 2012년까지 이머징시장에서만 77개의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GM 관련 부품업체로는 시보레 볼트용 리튬이온배터리 단독공급업체로 선정된 LG화학을 비롯해 S&T대우, 우신시스템, 오스템, 에스엘 등이 꼽힌다.
이형실 솔로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GM이 상장폐지가 되면서 GM 납품은 주가 할인요소로 작용했지만 GM은 기대 이상의 빠른 실적 회복세를 보였다"며 "GM 리스크가 GM 프리미엄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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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