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지난 6월 네번째 건설업체 구조조정 이후 다시 지방 소재 중견건설사가 부도 처리되면서 지방 건설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전북소재 중견건설사 엘드건설은 지난 20일 기업은행 전주 서신동 지점에서 돌아온 어음 17억원을 막지 못해 1차 부도처리 됐으며 이날까지 막지 못해 결국 최종 부도처리됐다. 현재 엘드건설은 전주지방법원에 화의신청을 할 예정이다.
건설 업계에서는 업계 116위이자 전북지역 4위 업체인 엘드건설의 부도 여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엘드건설은 수도권 사업은 그다지 많지 않은 지역 업체이긴 하지만 자체 아파트브랜드 '수목토'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활발한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밖에 건축, 토목 사업도 추진하는 등 폭넓은 사업영역을 갖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카자흐스탄에 진출하는 등 해외사업도 진출한 상태다.
외부의 평가도 양호한 편이다. 엘드건설은 2010년 조달청 및 공공기관 제출용 기업신용등급평가에서 BBB등급을 받았으며, 분양 및 PF, 하자보증에 적용되는 대한주택보증 신용등급도 BBB+를 받은 바 있다. 엘드건설이 시공능력평가액 순위 100위권 밖 업체란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신용등급은 상당히 양호한 편이다.
2000년 설립한 후 주택과 오피스텔로 수도권 진출에 성공하면서 성장가도를 달렸던 엘드건설의 발목을 잡은 것은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미분양 적체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처럼 엘드건설의 부도에 따라 협력업체의 피해도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태다. 엘드건설은 현재 대전 도안신도시에 공급한 '수목토'아파트 1253가구 중 절반 이상이 미분양 상태며, 전주 완산구 삼천동 아파트 재건축과 부안 변산 모항관광숙박시설 등 10여 개 공사를 진행 중인 등 수주잔액만 17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협력업체들이 다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 협력업체들의 피해는 불보듯 뻔한 상태다. 아울러 엘드건설의 계열사인 인천 소재 시행사 엘드와 엘드D&C, 로자벨 등도 이번 모기업 부도에 따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엘드건설이 소재한 전북지역의 경우 건설업계의 상태는 보다 심각하다. 전북지역에서는 지난 2007년 (주)신일이 최종부도 처리된데 이어 지난해와 올들어 지역 1~3위 업체인 성원건설, 중앙건설, 제일건설 등 업계 100위권 내 건설사들이 모두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이어 이날 지역 4위 업체인 엘드건설 마저 최종부도 되면서 지역 건설업계의 패닉 상태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1군 건설사라도 주택 비중이 큰 업체는 경영 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인데 지방 건설사의 상황은 더욱 어려울 것"이라며 "지역 건설사에 대한 지역 발주 공사 우선 배정 등 구제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