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안보람 기자] 금융노조가 정부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조속히 선임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5개월 넘게 금통위원 선임을 방치하는 것은 국가경제를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 후반기의 핵심지표인 '공정한 사회'에 맞도록 한국은행 조직을 잘 이해하고, 전문성과 중립성을 가진 자로 금통위원을 조속히 선임하라는 주문이다.
7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위원장 양병민)은 '국격을 높이려면 금통위원 선임부터 마무리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현 정부는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5차 G20 정상회의를 통해 대한민국이 새로운 국제질서의 창출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이번 G20 정상회의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격과 브랜드 가치의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국격 향상을 위해서는 해결되지 않은 국내 금융권의 문제부터 신경쎠야 한다는 것이 금융노조의 지적이다.
현재 금통위는 박봉흠 전 금융통화위원이 지난 4월 24일 퇴임한 이후 5개월이 넘도록 1자리가 공석인 상태다.
금융노조는 "현 정부는 통화신용정책에 관한 심의·의결권을 가진 금통위원회를 파행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심지어는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금통위 본회의가 연기되는 사태도 겪어 왔다"고 지적했다.
또 "청와대의 내부문제 때문에 교통정리가 지연되고 있다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금통위원 문제는 시급히 처리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더욱이 현재 주변국들은 환율전쟁이라 표현할 만큼 자국의 이익을 위해 긴박하게 대응하고 있다. 또 국내적으로는 배추값 등 농산물가격의 급등으로 물가상승압박이 서민들을 짓누르고 있다.
금융노조는 "이러한 상황에서 금통위원 선임을 방치하는 것은 국가경제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런 점에서 한국은행 조직을 이해하고, 전문성과 중립성을 가진 자로 조속히 선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융노조는 "이미 현 정부는 지난 4월 현직 관료를 금통위원에 추천함으로써 중립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게 한 적이 있다"며 "또 차기 금통위원 한자리가 유례 없이 오랜 기간 공석으로 있는 것은 정부 입맛에 맞는 인사를 임명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통위원 추천권을 가진 기관들이 정부의 입김 없이 독립적인 추천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것이 상식처럼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노조는 "금융위원들의 구성이 지나치게 친정부성향적인 인사들로 채워진 현 상황을 감안하면 차기에 선임될 금통위원의 성향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 통화정책방향을 중립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소신을 가지고 있는 인사 ▲ 금융정책에 대한 경험과 식견을 겸비한 전문가 ▲ 중앙은행 조직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 등을 금통위원의 기본 조건으로 명시했다.
금융노조는 "금통위원 선임을 방치하고, 자기 입맛대로 선임하려한다면 현정권이 부르짖고 있는 공정사회는 허상에 불과하다"며 "통화정책에 대한 전문성과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소신을 갖춘 인물을 후임 금통위원으로 조속히 임명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임애신 기자 (vancouve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