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보금리 급등, 단기대출 감소세 뚜렷
[뉴스핌 Newspim] 온라인 종합경제 미디어인 뉴스핌(www.newspim.com)은 올해초부터 2010년 글로벌 위험요인 점검 기획의 일환으로 '소버린 리스크(Sovereign Risk)' 와 '차이나 리스크(China Risk)'를 집중적으로 다뤄 호평받은 바 있으며, 이번에는 유럽발 [글로벌 신용경색 재연?] [재정위기 긴급점검]에 이어 다시 4회에 걸쳐 유럽발 자금시장 경색 상황을 긴급 점검하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국내 자금시장 투자자 및 독자 여러분들의 열독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뉴스핌=김사헌 기자] 유럽은행들의 달러 자금 조달난 소식이 전해진 지 오래이고, 다양한 지원 대책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상황이 개선되기는 커녕 더 어려워지고 있어 주목된다.
먼저 글로벌 금융센터인 런던 자금시장에서 은행간 제시금리인 달러화 3개월물 리보(Libor)는 이번주 0.5000% 선을 돌파하더니 목요일까지 0.53844%까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그 상승 속도가 줄어들고 있다는 정도가 위안거리다.
![](http://img.newspim.com/2010/05/100528is_3.JPG)
이 같은 단기 은행간 금리의 꾸준한 상승세는 은행들 사이에 서로 대출을 기피하는 경향이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바로 글로벌 자금시장, 특히 달러화 자금시장에 '경색'이 발생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 같은 양상은 주식시장에도 '경보'로 작동했다. 급격히 상승하던 주식시장이 고꾸라진 것과 리보가 급상승한 것이 동시에 전개되었기 때문인데,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주식시장에 뛰어들고 싶으면 리보 동향을 살피라고 주문하고 있다.
![](http://img.newspim.com/2010/05/100528is_2.JPG)
그리스 채무 위기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1조 달러에 육박하는 대규모 구제금융 패키지를 제공했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유통시장에서 국채를 매입하는 과감한 지원책을 내놓았다.
나아가 미국 연방준비제도까지 나서서 5대 주요 중앙은행들을 통해 달러화 스왑라인을 열어 자금을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시장의 경색 양상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금 경색일 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라는 점이 더욱 문제적이다.
물론 이번 상황에서 리보는 지난 2008년 위기의 본격화 시기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지만, 급격하게 머리를 들어올리고 있는 모양새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
◆ 유럽은행에 단기대출 감소세 뚜렷
유럽 자금시장에서 미국 머니마켓펀드는 '큰 손'이다. 매일 5000억 달러의 자금을 공급하는데, 이들이 손을 빼고 있거나 더 높은 보상 금리를 요구하고 있어 어렵다는 소식이다.
지난 2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는 최근 5주 연속 외국계은행들의 미국 자금시장에서의 차입이 감소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유럽은행권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것이다.
단기대출 규모는 이번주 수요일 기준 주간에 약 102억 달러가 감소, 한달 전에 비해 약 17%가 줄었다. 이전 4주 동안에는 각각 96억 달러, 105억 달러, 28억 달러 그리고 92억 달러가 줄어든 바 있다.
이 같은 감소세는 머니마켓펀드(MMF)와 이 시장의 다른 대형 투자자들이 만기 도래한 대출을 회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 투자자들은 유럽계 은행들이 최근 문제가 된 남유럽 국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씨티그룹의 금리전략가인 닐라 골라푸디는 "분명히 시장 내에 차별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어떤 우려 소식에 스페인계 은행명이 있다면 다른 대출기관들은 이 은행이나 여타 스페인계 은행을 회피하려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유럽계 은행들은 단기자금조달 시장에 의존한 경우 머니마켓펀드의 자금회수에 대해 매우 취약해진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주까지 전체 기업어음 시장은 계절조정 기준으로 26억 달러 위축, 직전 주의 27억 달러 감소에 이었다. 게절조정을 감안하지 않을 경우 감소 폭은 90억 달러 수준이며, 직전주의 감소 폭은 230억 달러에 이른다. 기업어음 시장은 임금 등을 지급하기 위해 운전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이나 은행에게는 매우 중요한 조달시장이다.
유럽은행들에 대한 머니마켓펀드의 우려는 이번 주말부터 변경되는 포트폴리오 내 평균보유만기의 제한 규정 때문에 더욱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보도했다. 새 규제에 따르면 MMF의 포트폴리오 중 30%는 무조건 만기 7일 이하의 증권으로 보유해야 한다.
한편 이번주 자산담보증권 부문의 대출규모는 19억 달러 감소해, 지난주 122억 달러 증가에서 역전되었다. 계절조정을 감안하지 않을 경우에는 지난주에도 33억 달러 줄어든 것이고, 이번주에 감소 폭은 67억 달러로 늘어난다.
전체적으로 단기대출자금 시장의 잔고는 계절조정 기준으로 1조 730억 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위기 발생 전인 2007년 7월의 2.2조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현재 시장의 잔고는 비계절조정치로 1조 550억 달러 정도다.
◆ 당국은 비상상황: 구제금융, 근원해결책 아냐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배경에 유로존이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한 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유로 통화동맹이라는 태생적인 한계로 인해 경쟁력 격차를 메울 기제나 경제 정책을 조율할 지배구조가 없고, 나아가 단일한 재정 및 통화정책을 이끌 만한 제도도 부족한 것이 유로존 나아가 유럽연합의 현재 모습이다.
1조 달러 규모의 막대한 구제 패키지가 도입된 것은 결정적인 전환의 계기가 되기는 했지만, '너무 늦었다'는 식의 비판도 만만치 않게 제기됐다.
무엇보다 자금지원이든 지급보증이든 이런 정책은 대증치료에 불과하다. 당장 금융시장의 동요를 막고 당국이 대처할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다. 유럽연합과 유럽중앙은행의 당국자들이나 국제기구 관계자들도 "이번 조치로 시간을 벌었다"고들 한다.
그 시간은 그리스 등의 구제에 걸리는 3년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가 단기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미국은 애써 유럽 사태의 파급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하지만, 일본이나 브라질 정책당국자들은 직접 유럽 사태가 수출과 향후 경기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 시작했다.
유럽계 전문가들은 눈에 잘 보이지 않던 "자금시장 경색"이 글로벌화된 감염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지금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발생 때와 다른 것은 이미 발빠른 유동성 공급을 통한 각종 정책들이 실행되고 있거나 또 실행한 경험 위에서 상당히 잘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연방준비제도가 달러 스왑을 재개한 것이나, ECB가 유통시장에서의 국채 매입을 통한 직접 지원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미네아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인 나라야나 코처라코타는 "유럽을 특별히 사랑해서 달러 스왑 재개를 단행한 것이 아니"라면서 "유럽의 유동성 문제가 미국의 금융시장에도 위험한 유동성 문제를 일으킬 조짐이 보였다"며 그 배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유럽 당국자들은 달러 공급이나 국채매입을 통한 유동성 지원은 시장이 균형을 잡도록 잠시 잡아주는 것이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나아가 영속적인 정책도 될 수 없다고 인정하고 있다.
결국 각국이 재정적자를 빠르게 줄이는 고통스러운 정책을 단행해야 하는데, 얼마나 신뢰할 수 있고 또 질서정연하게 이 과정을 해내느냐가 관건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뉴스핌=김사헌 기자] 유럽은행들의 달러 자금 조달난 소식이 전해진 지 오래이고, 다양한 지원 대책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상황이 개선되기는 커녕 더 어려워지고 있어 주목된다.
먼저 글로벌 금융센터인 런던 자금시장에서 은행간 제시금리인 달러화 3개월물 리보(Libor)는 이번주 0.5000% 선을 돌파하더니 목요일까지 0.53844%까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그 상승 속도가 줄어들고 있다는 정도가 위안거리다.
이 같은 단기 은행간 금리의 꾸준한 상승세는 은행들 사이에 서로 대출을 기피하는 경향이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바로 글로벌 자금시장, 특히 달러화 자금시장에 '경색'이 발생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 같은 양상은 주식시장에도 '경보'로 작동했다. 급격히 상승하던 주식시장이 고꾸라진 것과 리보가 급상승한 것이 동시에 전개되었기 때문인데,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주식시장에 뛰어들고 싶으면 리보 동향을 살피라고 주문하고 있다.
그리스 채무 위기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1조 달러에 육박하는 대규모 구제금융 패키지를 제공했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유통시장에서 국채를 매입하는 과감한 지원책을 내놓았다.
나아가 미국 연방준비제도까지 나서서 5대 주요 중앙은행들을 통해 달러화 스왑라인을 열어 자금을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시장의 경색 양상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금 경색일 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라는 점이 더욱 문제적이다.
물론 이번 상황에서 리보는 지난 2008년 위기의 본격화 시기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지만, 급격하게 머리를 들어올리고 있는 모양새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
◆ 유럽은행에 단기대출 감소세 뚜렷
유럽 자금시장에서 미국 머니마켓펀드는 '큰 손'이다. 매일 5000억 달러의 자금을 공급하는데, 이들이 손을 빼고 있거나 더 높은 보상 금리를 요구하고 있어 어렵다는 소식이다.
지난 2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는 최근 5주 연속 외국계은행들의 미국 자금시장에서의 차입이 감소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유럽은행권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것이다.
단기대출 규모는 이번주 수요일 기준 주간에 약 102억 달러가 감소, 한달 전에 비해 약 17%가 줄었다. 이전 4주 동안에는 각각 96억 달러, 105억 달러, 28억 달러 그리고 92억 달러가 줄어든 바 있다.
이 같은 감소세는 머니마켓펀드(MMF)와 이 시장의 다른 대형 투자자들이 만기 도래한 대출을 회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 투자자들은 유럽계 은행들이 최근 문제가 된 남유럽 국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씨티그룹의 금리전략가인 닐라 골라푸디는 "분명히 시장 내에 차별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어떤 우려 소식에 스페인계 은행명이 있다면 다른 대출기관들은 이 은행이나 여타 스페인계 은행을 회피하려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유럽계 은행들은 단기자금조달 시장에 의존한 경우 머니마켓펀드의 자금회수에 대해 매우 취약해진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주까지 전체 기업어음 시장은 계절조정 기준으로 26억 달러 위축, 직전 주의 27억 달러 감소에 이었다. 게절조정을 감안하지 않을 경우 감소 폭은 90억 달러 수준이며, 직전주의 감소 폭은 230억 달러에 이른다. 기업어음 시장은 임금 등을 지급하기 위해 운전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이나 은행에게는 매우 중요한 조달시장이다.
유럽은행들에 대한 머니마켓펀드의 우려는 이번 주말부터 변경되는 포트폴리오 내 평균보유만기의 제한 규정 때문에 더욱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보도했다. 새 규제에 따르면 MMF의 포트폴리오 중 30%는 무조건 만기 7일 이하의 증권으로 보유해야 한다.
한편 이번주 자산담보증권 부문의 대출규모는 19억 달러 감소해, 지난주 122억 달러 증가에서 역전되었다. 계절조정을 감안하지 않을 경우에는 지난주에도 33억 달러 줄어든 것이고, 이번주에 감소 폭은 67억 달러로 늘어난다.
전체적으로 단기대출자금 시장의 잔고는 계절조정 기준으로 1조 730억 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위기 발생 전인 2007년 7월의 2.2조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현재 시장의 잔고는 비계절조정치로 1조 550억 달러 정도다.
◆ 당국은 비상상황: 구제금융, 근원해결책 아냐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배경에 유로존이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한 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유로 통화동맹이라는 태생적인 한계로 인해 경쟁력 격차를 메울 기제나 경제 정책을 조율할 지배구조가 없고, 나아가 단일한 재정 및 통화정책을 이끌 만한 제도도 부족한 것이 유로존 나아가 유럽연합의 현재 모습이다.
1조 달러 규모의 막대한 구제 패키지가 도입된 것은 결정적인 전환의 계기가 되기는 했지만, '너무 늦었다'는 식의 비판도 만만치 않게 제기됐다.
무엇보다 자금지원이든 지급보증이든 이런 정책은 대증치료에 불과하다. 당장 금융시장의 동요를 막고 당국이 대처할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다. 유럽연합과 유럽중앙은행의 당국자들이나 국제기구 관계자들도 "이번 조치로 시간을 벌었다"고들 한다.
그 시간은 그리스 등의 구제에 걸리는 3년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가 단기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미국은 애써 유럽 사태의 파급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하지만, 일본이나 브라질 정책당국자들은 직접 유럽 사태가 수출과 향후 경기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 시작했다.
유럽계 전문가들은 눈에 잘 보이지 않던 "자금시장 경색"이 글로벌화된 감염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지금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발생 때와 다른 것은 이미 발빠른 유동성 공급을 통한 각종 정책들이 실행되고 있거나 또 실행한 경험 위에서 상당히 잘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연방준비제도가 달러 스왑을 재개한 것이나, ECB가 유통시장에서의 국채 매입을 통한 직접 지원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미네아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인 나라야나 코처라코타는 "유럽을 특별히 사랑해서 달러 스왑 재개를 단행한 것이 아니"라면서 "유럽의 유동성 문제가 미국의 금융시장에도 위험한 유동성 문제를 일으킬 조짐이 보였다"며 그 배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유럽 당국자들은 달러 공급이나 국채매입을 통한 유동성 지원은 시장이 균형을 잡도록 잠시 잡아주는 것이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나아가 영속적인 정책도 될 수 없다고 인정하고 있다.
결국 각국이 재정적자를 빠르게 줄이는 고통스러운 정책을 단행해야 하는데, 얼마나 신뢰할 수 있고 또 질서정연하게 이 과정을 해내느냐가 관건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