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양전지 등 차세대 4대분야 집중 투자, - "기존사업, 원천기술 확보에 집중"
[뉴스핌=이연호 기자] "불황 속에서도 미래시장을 철저히 분석하고 장기간 투자해야 기회가 왔을 때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구본무 LG 회장의 확고한 지론이다. LG그룹은 올해 R&D(연구개발)에 사상 최대규모인 3조 7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지난해 글로벌 불황 속에서도 시장 지배력을 넓히고 사상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구 회장은 연초 시무식때부터 'R&D'의 중요성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하고 있다.
그룹내 'R&D 전도사'를 자처하는 구 회장의 이같은 리더십 하에 LG는 휴대폰,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이동통신 등 주력사업의 기술혁신과 ▲ 태양전지 ▲ 차세대조명 ▲ 총합공조 ▲ 차세대전지 등 미래성장 사업에서의 선행기술 확보를 위해 R&D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결국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향후 사업 판도를 바꿀 수 있는 LG만의 차별화된 원천기술 확보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구 회장의 이같은 신념에 따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LG의 R&D 경영은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차세대 성장엔진 4개 분야 중점 육성
지난달 10일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올해 ▲ 태양전지 ▲ 차세대조명 ▲총합공조 ▲ 차세대전지 등의 4개 분야에 대한 원천기술 집중 개발을 지시했다. 공격적인 R&D를 통해 독자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구 회장은 대전의 LG화학 기술연구원에서 열린 2010년 '연구개발성과 보고회'에서도 "LG만의 차별화된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라"며 4개 분야를 확정·발표했다.
태양전지의 경우 LG화학이 폴리실리콘 등 핵심소재 개발에, LG전자는 셀 효율 및 생산수율 개선에 집중한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효율성이 높은 박막형 방식의 태양전지 개발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LG전자는 박막형 태양전지 연구와 별도로 이미 올초 52만장 규모의 120MW급 실리콘을 이용한 결정형 방식의 태양전지 생산라인 가동을 본격 시작했으며, 내년에는 1개 라인을 추가로 가동해 총 240MW의 태양전지 생산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차세대 조명은 LED조명의 제품 라인업 강화 및 LED칩 등의 핵심부품 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LED에 이은 새로운 조명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OLED조명의 상용화에 대응한 소재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LED부품은 LG이노텍이, 조명시스템은 LG전자가, OLED조명용 소재 개발은 LG화학이 추진한다.
총합공조에서는 LG전자가 에어컨-홈네트워크-빌딩관리솔루션 등을 연결해 '2012년 글로벌 톱 총합공조업체'로 도약한다는 방침 하에 올해에는 대형빌딩 공조시장 진입을 위한 냉각기 고효율화 기술 개발과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공조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총합공조는 냉난방, 환기, 공기청정 등 공기조절 관련 통합 시스템을 말한다.
또한 LG CNS가 대형빌딩용 공조설비 토탈 제어시스템 개발에 LG전자와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차세대전지분야는 LG화학이 휴대폰 및 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소형전지는 저가격∙고용량의 전극 신소재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며, 글로벌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는 배터리의 수명을 늘릴 수 있는 기술 개발에 R&D자원을 집중할 방침이다.
기존 사업 원천기술 확보 주력
LG전자는 지난 2008년말 4세대 이동통신시장의 주류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LTE(Long Term Evolution)기술의 상용화 시대를 열 단말 모뎀칩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LG전자가 개발한 LTE 단말 모뎀칩은 휴대폰을 포함한 LTE 단말기에서 HD급 고화질 영상과 같은 대용량 데이터를 송수신해 처리하는 핵심 부품으로 컴퓨터의 CPU(중앙처리장치)에 해당한다. 1원짜리 동전보다도 작은 칩(가로, 세로 13mm) 안에 2008년 존재하던 모든 LTE 표준기술을 집약시킨 것.
이를 위해 LG전자는 지난 2005년부터 3년간 연인원 250여명의 연구진을 투입해 기술 표준화와 상용기술 개발, 주요 기지국 생산업체들과의 검증 작업을 치밀하게 진행해왔다.
LG디스플레이는독보적인 전자종이용 디스플레이 패널 기술을 갖고 있다. 지난 2006년 5월 세계 최초로 14.1인치 흑백 플렉서블 전자종이를 개발한 이후 2007년 세계 최초로 A4용지 크기의 컬러 플렉서블 전자종이를 개발, 앞선 기술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한 바 있다.
2008년에는 기존 컬러 플렉서블 전자종이에 비해 무려 4배 향상된 해상도를 구현하는 세계 최고 해상도 (1280 X 800) 14.3인치 컬러 플렉서블 전자종이를 개발했으며, 11.5인치 터치내장형 플렉서블 전자종이를 세계최초로 'SID 2009'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바 있다.
LG화학은 1990년대 중반부터 석유화학사업을 이을 미래성장 동력으로 전지사업을 선택했다. 1995년부터 연구개발에 들어가 1999년에 국내 최초로 개발에 성공하고 대량 생산체제를 갖췄다. 2003년에는 2400mA급 고용량 원통형 리튬 이온전지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올해 초 LG화학은 2010년 세계 최초로 양산될 예정인 미국 GM의 전기자동차 '시보레 볼트'에 장착되는 리튬이온 폴리머배터리의 단독 공급권을 따냈다. LG화학은 올해 하반기부터 오는 2015년까지 6년간 GM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카 아반떼는 전세계 최초로 리튬이온전지가 적용된다는 점에서 자동차업계는 물론 글로벌 전지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대단한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LG이노텍은 LCD의 광원으로 사용되는 LED BLU(백라이트유닛)를 독자기술로 개발하며 LCD TV,노트북PC, 휴대폰 등 디지털 기기의 고성능·슬림화를 선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에는 12.5mm 두께의 세계에서 가장 얇은 LCD TV용 직하형 LED BLU를 개발한 바 있으며, 42인치부터 47인치, 55인치까지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LG이노텍은 LED BLU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따라 LED 연구개발 및 생산·마케팅 등 사업전반에 자원을 집중 투입해 조기에 글로벌 경쟁 역량을 강화하고 LED분야의 선도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LG생명과학이 지난 1998년 독자 개발해 세계 30여개국에서 기술 특허를 획득한 바이오하이드릭스(Biohydrix) 서방형 기술은 바이오 의약품 서방형 기술 중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이다.
LG생명과학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로 1주제형 서방형 인간성장호르몬 상업화에 성공, 식약청(KFDA)의 허가를 획득해 제품을 출시했다. LG생명과학은 이 제품을 세계 선진시장 진출을 목표로 유럽, 미국에서 다국가 임상을 진행중이며, 바이오하이드릭스 서방형 기술를 활용해 서방형 제품 계열화도 추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