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채애리 기자] 내달 신규물량 공급을 앞두고 있는 민간건설업계가 보금자리주택 2차지구 사전예약에 따른 속앓이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분양을 미뤄온 곳이 많아 분양 물량이 적체된데다 PF 사업에 따른 금리 부담으로 더 이상 보금자리주택 2차지구 사전예약 물량을 피하기 위한 분양 연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양을 계획대로 하기엔 청약자들의 관심이 위례신도시에 집중된데다 주택경기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미분양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건설업계는 이번 달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탓에 예정 중이던 분양물량을 불가피하게 연기한 바 있다.
16일 부동산정보업계에 따르면 내달 전국 분양 예정 아파트는 총 38곳 3만202가구로 집계됐다. 이번 3월에 비해 공급물량이 74.2% 증가한 수치다.
이 중 보금자리주택 2차지구 사전예약은 1만 4391가구로 강남 세곡, 서초 내곡, 구리 갈매, 남양주 진건, 부천 옥길, 시흥 은계 등 총 6개 지구에 공급된다.
건설업계는 보금자리주택 2차지구 사전예약 물량이 대거 공급되면서 보금자리주택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에 따라 동부건설, 일신건영 등 일부 건설사는 분양시기를 5월 이후로 미루는 것을 선택했다. 동부건설은 경기 용인시 용덕동에 공급하는 전용면적 109~131㎡(33평~40평형) 233가구 분양을 미루기로 결정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용인시 용덕동에 공급하는 아파트는 본래 3월에 분양 예정이었다”면서 “하지만 2차 보금자리 주택과 주택시장 침체로 민간건설사 분양에 대한 거래가 적어 불가피하게 미루게 됐다”고 말했다.
일신건영은 내달 김포한강신도시에 전용면적 108㎡(33평형) 803가구를 공급 예정이었으나 미뤄질 전망이다. 4월 말 분양 예정이었지만 경기가 안 좋기 때문에 분양 성수기인 5월까지 분양을 기다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많은 건설사는 분양을 미루기보다 당초계획을 밀고 나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7일 현재까지 예정된 내달 민간 분양아파트는 1만5811가구로 나타났다. 내달 민간 분양 물량이 이번 달에 비해 크게 는 것은 대부분의 건설사가 분양을 마냥 미룰 수 없기에 계획대로 진행하려는 상황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달부터 분양을 미뤘던 각 건설사에 적체된 분양 물량이 있어 건설사도 더 이상 분양을 미룰 수 없는 모습이다. 게다가 이미 분양 부지를 확보하고 있고 PF사업에 따른 은행의 금리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 주택경기가 안 좋은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내달 분양을 하는 것은 사업자 승인 후 PF사업에 따른 금리부담이 커지면서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소장은 “많은 건설사들이 내달 예정된 2차 보금자리 주택 공급과 충돌을 피하고 싶어한다”면서 “막상 4월이 오면 현재보다 분양을 미루는 업체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