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편집자주] 대한민국이 내년 11월, 글로벌 핫이슈를 다루는 'G20 정상회의'를 의장국 자격으로 개최합니다. 변방에서 세계중심으로 도약, 국운 비상의 전환기를 맞이할 역사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격(國格)을 한층 드높일 '우리 모두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G20 정상회의가 소기의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정부는 물론 기업, 국민 등 모든 경제주체들이 손발을 맞춰야 합니다.
이에 온라인 경제종합신문인 뉴스핌(www.newspim.com)은 'G20, 한국이 이끈다!'는 캐치 프레이즈 하에 1년여 앞으로 다가온 G20 정상회의의 기념비적인 성공을 위해 모든 경제주체들의 지혜를 모으는 큰 마당(특집기획 시리즈)을 열고자 합니다. 이번 특별기획에는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금융위원회가 공식 후원 기관으로 참여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기대합니다.
[뉴스핌=안보람 김사헌 이기석 기자] 일반적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오랜 별은 지고, 새로운 별이 뜨게 마련이다.
이번 세계의 금융위기를 계기로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의견이 솔솔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 10월초 이스탄불에서 열린 IMF/WB 연차 총회에 참석했던 IMF와 세계은행 총재는 한 목소리로 미국의 경제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무차관을 지낸 세계은행 졸릭 총재는 "이번 위기의 교훈 중의 하나는 변화된 경제 관계에 대한 인식"이라며 "미국 소비에 덜 의존하는 다극화 시스템이 더 안정적인 세계경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IMF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총재 역시 총회 연설에서 "미국의 엔진이 이전처럼 강하지 못하다"며 "신흥국이 IMF 의사 결정에서 더 많은 영향력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미국 주도 권력질서의 재편, 아시아 부상
실제로 전문가들은 선진국 중심의 세계경제질서가 신흥국의 등장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고, 이같은 세계경제권력의 대이동(Grand Shift of World Economic Power)은 위기가 될 수도 또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또 이런 와중에 주목받고 있는 곳이 바로 아시아, 그리고 한국이라는 것이다.
신임 정운찬 국무총리는 지난 9월말 취임사를 통해 "G20의 출범은 G7이나 G8로 대표되는 선진강국에서 신흥부국으로 세계경제의 권력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사건"이라며 "세계경제 판도에서 아시아 지역의 영향력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시아 지역의 부상은 반도국가인 우리에게 도약의 계기이자 거센 도전임에 틀림없다"면서 "지금은 국제경제 질서의 재편에 우리의 의사를 적극 반영하고 국가적 지도력을 발휘해 선진경제로 발돋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국의 경기회복이 늦어질 경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의 빠른 회복이 그나마 위안이 되지만 미국의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한 국내 경기의 회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의 강준구 책임연구원은 "변화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경제가 완전히 살아나지 않는 한 또 선진국의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한 우리나라도 자유롭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 및 국제질서는 지난 1989년 소련의 붕괴 이후 20년 가까이 이른바 ‘팍스 아메리카’(Pax America)라는 미국 주도의 일극 단일 체제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런 와중에 21세기 들어 중국이 ‘팍스 시니카’(Pax Sinica)를 꿈꾸며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이 단일통화 ‘유로’(Euro)를 바탕으로 유럽대통령 선출 등 단일정치체제를 실현할 즈음이고, 러시아나 일본도 정권 교체 등을 거치는 가운데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체제를 정비해 가고 있다.
특히 이번 글로벌 위기의 발원지가 미국이고, 미국이 경제나 금융을 비롯해 정치 사회 시스템이 복원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재원이 필요한 상태여서, G20 정상회의 등 글로벌 경제협력이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끄는 민주당 정권이 전임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 정권이 지향했던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하드파워’(Hard Power)보다는 국제외교적 협력 관계를 중시하는 ‘소프트 파워’(Soft Power)를 리더십의 근간으로 삼고 있는 점도 국제질서 재편과정에서 중요한 대목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경제권력이 선진국에서 아시아 신흥국으로 대이동한다는 ‘선언적 레토릭’에 빠져 선진국과 협력관계를 소홀히 하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고, 미국 유럽 등과 위기극복의 협력자로서 자리매김함으로써 상호관계를 한층 더 고양시킬 필요가 있다.
아울러 중국 일본 아세안 등의 아시아 지역 내 교류의 폭을 넓혀 전통적인 리더십 경쟁관계에서 배태될 수 있는 ‘몽니’ 요인을 줄이고, ‘아시아적 아젠다’를 개발해 역내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G20 정상회의 등을 통해 글로벌 관계로 확산함으로써 블록의 한계를 넘는 작업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G20 정상회의 등을 통해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 원인에 대한 심층적 이해와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 나가고 이런 과정에서 주된 일원으로 참여함으로써 한국경제와 한국사회가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마련되고 또 실현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21세기 한국경제 패러다임
한편 무엇보다 G20 정상회의 준비 과정에서 차기 의장국이고 개최국으로서 의제설정 해법도출 새 아젠다 제시 등을 통해 국제질서 재편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가는 가운데 위기극복에 따른 출구전략 이행과 더불어 향후 한국경제의 중장기 패러다임에 대한 연구와 실행계획도 준비해 나가야 한다.
지난 9월 미국 피츠버그 정상회의 합의문에서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균형성장 체제“(Framework for Strong Sustainable and Balanced Growth: FSSBG)가 제시되면서 부각된 세계경제의 질서재편 문제는 그 자체가 장기적인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당한 이후 기존의 경제금융 시스템이 붕괴됐고 혹독한 구조조정과 고용없는 성장, 거의 완전한 대외개방과 세계화의 거친 파고 속에서 IT버블, SK글로벌 사태, 카드사태 등 크고 작은 위기에 겪어 왔다.
이런 과정에서 글로벌화의 속도는 더욱 진전됐고 새로운 세계화 요인의 급등장 속에서 경제 패러다임과 관련된 중장기 비전이나 계획을 가다듬을 여유가 별로 없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헤쳐 나가고 내년 G20 정상회의를 유치하면서 밖으로는 국제적인 위상을 제고하는 것과 함께 안으로는 경제금융 시스템을 넘어 중장기 넓은 시야를 가지고 한국 경제와 사회의 패러다임에 대한 재편도 전개해 나갈 필요가 있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험난한 시절에도 한국경제의 미래패러다임에 대한 꿈을 잃지 않았다. 재정경제부가 1998년 펴낸 《1997년 경제백서》에는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데 혼신을 기울이느라고 비록 양은 적지만 마지막 장에 “21세기 한국경제의 미래”를 담아 놓았다.
이 책에는 “우리가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성공한다면 한국은 짧은 기간 내에 혁신적인 체질개선에 성공한 나라로 기록될 것”이라며 “21세기 한국은 경제발전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모범국가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지와 기대가 담겨 있다.
특히 21세기 새로운 경제발전의 모델로는 ▲ 상호신뢰하고 투명한 사회 ▲ 창의적 핵심역량을 보유한 역동적 사회 ▲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한 복지사회 ▲ 세계무대의 중심에 선 개방사회 ▲ 평화공존 속에 남북한이 함께 하는 통일사회 등 한국사회의 다섯 가지 모습이 제시됐다.
그리고 “이는 단순한 물질적 풍요만이 아니라 정신적 가치와 삶의 질을 중요시하고 사회공동체적 기반을 존중하는 인간 중심의 사회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앞서 외환위기의 망령을 느끼기 전인 1995년, 정부의 후원 아래 광복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광범위한 학술작업을 통해 집필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한국경제 반세기: 역사적 평가와 21세기 비전》에도 21세기 한국경제의 꿈이 한껏 펼쳐 있었다.
이 책 “21세기 비전과 전략” 부분에는 ▲ 경제: 내적 활력이 넘치며 튼튼한 국가경쟁력을 갖춘 선진경제 ▲ 국민생활: 깨끗하고 정돈된 환경과 쾌적하고 안락하며 질서있는 생활 ▲ 국제사회 위상: 세계중심국가군의 일원 등을 21세기 새로운 국가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비전과 전략으로 ▲ 선진 시민사회의 건설: 윤리의식과 직업의식 함양, 사회적 리더십의 확립, 사회도덕성의 제고 ▲ 시장경제질서의 선진화: 경제운영의 민간주도화, 민간 경제주체간 경쟁의 극대화, 대기업의 경쟁여건 제고, 기업의 소유 및 지배구조 개선, 중소기업의 육성, 금융자율화와 지속적 추진 등이 제시되고 있다.
또한 ▲ 국제경쟁력의 강화와 성장잠재력의 확충 ▲ 국민생활의 질적 개선 및 복지정책의 재정립 ▲ 혁신적 대외개방과 경제협력의 확대, 남북한 통일대비 및 남북경제협력의 지속 추진 등도 함께 제시됐다.
그리고 “21세기 비전과 전략”(778쪽)에는 G20 정상회의 한국 개최와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단락이 제시돼 있다. 한국 경제가 외환위기 이후 크고 작은 위기를 겪어 오면서 장기적인 생각은 별로 하지 못했지만, 어쨌든 21세기 꿈으로 그리던 미래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국제사회에서 21세기 한국은 세계중심국가 중의 하나가 되어야 한다. 또한 우리의 신장된 경제력에 걸맞게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각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일류국가가 되어야 하며, 외국인들이 한번쯤 꼭 여행하고 싶은 나라, 초국적 기업들이 기업 활동을 하고 싶은 나라, 그리고 누구나 와서 살고 싶은 나라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와 같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질서의 형성에 수동적으로 이끌려 가는 상태에서 벗어나, 우리의 주장을 능동적으로 관철시키고 우리의 이익과 타국의 이익을 조화시켜 세계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국제적 위상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국내경제주체들의 세계경영능력을 제고하고 안정된 시장을 보장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이를 위해 한국은 정치경제적인 면에서 국제규범의 수용과 국내 경제의 개방 및 국제기구에 대한 참여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또한 국내자본의 해외투자 및 해외자본의 국내 유치를 적극 장려함으로써 세계 각국과의 경제적 연대를 튼튼히 하고, 이와 더불어 후진국에 대한 원조를 확대하여 세계평화와 복리증진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9월 30일 G20 정상회의 유치보고 특별기자회견에서 “내년 G20 정상회의 개최는 우리 경제뿐만 아니라 법과 윤리, 정치, 문화, 시민의식, 그리고 문화예술에 이르기까지 우리사회 전반의 국격(國格)을 확실히 높이는 계기로 만들어 가자”는 발언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에 온라인 경제종합신문인 뉴스핌(www.newspim.com)은 'G20, 한국이 이끈다!'는 캐치 프레이즈 하에 1년여 앞으로 다가온 G20 정상회의의 기념비적인 성공을 위해 모든 경제주체들의 지혜를 모으는 큰 마당(특집기획 시리즈)을 열고자 합니다. 이번 특별기획에는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금융위원회가 공식 후원 기관으로 참여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기대합니다.
[뉴스핌=안보람 김사헌 이기석 기자] 일반적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오랜 별은 지고, 새로운 별이 뜨게 마련이다.
이번 세계의 금융위기를 계기로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의견이 솔솔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 10월초 이스탄불에서 열린 IMF/WB 연차 총회에 참석했던 IMF와 세계은행 총재는 한 목소리로 미국의 경제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무차관을 지낸 세계은행 졸릭 총재는 "이번 위기의 교훈 중의 하나는 변화된 경제 관계에 대한 인식"이라며 "미국 소비에 덜 의존하는 다극화 시스템이 더 안정적인 세계경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IMF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총재 역시 총회 연설에서 "미국의 엔진이 이전처럼 강하지 못하다"며 "신흥국이 IMF 의사 결정에서 더 많은 영향력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미국 주도 권력질서의 재편, 아시아 부상
실제로 전문가들은 선진국 중심의 세계경제질서가 신흥국의 등장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고, 이같은 세계경제권력의 대이동(Grand Shift of World Economic Power)은 위기가 될 수도 또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또 이런 와중에 주목받고 있는 곳이 바로 아시아, 그리고 한국이라는 것이다.
신임 정운찬 국무총리는 지난 9월말 취임사를 통해 "G20의 출범은 G7이나 G8로 대표되는 선진강국에서 신흥부국으로 세계경제의 권력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사건"이라며 "세계경제 판도에서 아시아 지역의 영향력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시아 지역의 부상은 반도국가인 우리에게 도약의 계기이자 거센 도전임에 틀림없다"면서 "지금은 국제경제 질서의 재편에 우리의 의사를 적극 반영하고 국가적 지도력을 발휘해 선진경제로 발돋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국의 경기회복이 늦어질 경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의 빠른 회복이 그나마 위안이 되지만 미국의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한 국내 경기의 회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의 강준구 책임연구원은 "변화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경제가 완전히 살아나지 않는 한 또 선진국의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한 우리나라도 자유롭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 및 국제질서는 지난 1989년 소련의 붕괴 이후 20년 가까이 이른바 ‘팍스 아메리카’(Pax America)라는 미국 주도의 일극 단일 체제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런 와중에 21세기 들어 중국이 ‘팍스 시니카’(Pax Sinica)를 꿈꾸며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이 단일통화 ‘유로’(Euro)를 바탕으로 유럽대통령 선출 등 단일정치체제를 실현할 즈음이고, 러시아나 일본도 정권 교체 등을 거치는 가운데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체제를 정비해 가고 있다.
특히 이번 글로벌 위기의 발원지가 미국이고, 미국이 경제나 금융을 비롯해 정치 사회 시스템이 복원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재원이 필요한 상태여서, G20 정상회의 등 글로벌 경제협력이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끄는 민주당 정권이 전임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 정권이 지향했던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하드파워’(Hard Power)보다는 국제외교적 협력 관계를 중시하는 ‘소프트 파워’(Soft Power)를 리더십의 근간으로 삼고 있는 점도 국제질서 재편과정에서 중요한 대목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경제권력이 선진국에서 아시아 신흥국으로 대이동한다는 ‘선언적 레토릭’에 빠져 선진국과 협력관계를 소홀히 하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고, 미국 유럽 등과 위기극복의 협력자로서 자리매김함으로써 상호관계를 한층 더 고양시킬 필요가 있다.
아울러 중국 일본 아세안 등의 아시아 지역 내 교류의 폭을 넓혀 전통적인 리더십 경쟁관계에서 배태될 수 있는 ‘몽니’ 요인을 줄이고, ‘아시아적 아젠다’를 개발해 역내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G20 정상회의 등을 통해 글로벌 관계로 확산함으로써 블록의 한계를 넘는 작업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G20 정상회의 등을 통해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 원인에 대한 심층적 이해와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 나가고 이런 과정에서 주된 일원으로 참여함으로써 한국경제와 한국사회가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마련되고 또 실현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21세기 한국경제 패러다임
한편 무엇보다 G20 정상회의 준비 과정에서 차기 의장국이고 개최국으로서 의제설정 해법도출 새 아젠다 제시 등을 통해 국제질서 재편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가는 가운데 위기극복에 따른 출구전략 이행과 더불어 향후 한국경제의 중장기 패러다임에 대한 연구와 실행계획도 준비해 나가야 한다.
지난 9월 미국 피츠버그 정상회의 합의문에서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균형성장 체제“(Framework for Strong Sustainable and Balanced Growth: FSSBG)가 제시되면서 부각된 세계경제의 질서재편 문제는 그 자체가 장기적인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당한 이후 기존의 경제금융 시스템이 붕괴됐고 혹독한 구조조정과 고용없는 성장, 거의 완전한 대외개방과 세계화의 거친 파고 속에서 IT버블, SK글로벌 사태, 카드사태 등 크고 작은 위기에 겪어 왔다.
이런 과정에서 글로벌화의 속도는 더욱 진전됐고 새로운 세계화 요인의 급등장 속에서 경제 패러다임과 관련된 중장기 비전이나 계획을 가다듬을 여유가 별로 없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헤쳐 나가고 내년 G20 정상회의를 유치하면서 밖으로는 국제적인 위상을 제고하는 것과 함께 안으로는 경제금융 시스템을 넘어 중장기 넓은 시야를 가지고 한국 경제와 사회의 패러다임에 대한 재편도 전개해 나갈 필요가 있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험난한 시절에도 한국경제의 미래패러다임에 대한 꿈을 잃지 않았다. 재정경제부가 1998년 펴낸 《1997년 경제백서》에는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데 혼신을 기울이느라고 비록 양은 적지만 마지막 장에 “21세기 한국경제의 미래”를 담아 놓았다.
이 책에는 “우리가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성공한다면 한국은 짧은 기간 내에 혁신적인 체질개선에 성공한 나라로 기록될 것”이라며 “21세기 한국은 경제발전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모범국가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지와 기대가 담겨 있다.
특히 21세기 새로운 경제발전의 모델로는 ▲ 상호신뢰하고 투명한 사회 ▲ 창의적 핵심역량을 보유한 역동적 사회 ▲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한 복지사회 ▲ 세계무대의 중심에 선 개방사회 ▲ 평화공존 속에 남북한이 함께 하는 통일사회 등 한국사회의 다섯 가지 모습이 제시됐다.
그리고 “이는 단순한 물질적 풍요만이 아니라 정신적 가치와 삶의 질을 중요시하고 사회공동체적 기반을 존중하는 인간 중심의 사회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앞서 외환위기의 망령을 느끼기 전인 1995년, 정부의 후원 아래 광복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광범위한 학술작업을 통해 집필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한국경제 반세기: 역사적 평가와 21세기 비전》에도 21세기 한국경제의 꿈이 한껏 펼쳐 있었다.
이 책 “21세기 비전과 전략” 부분에는 ▲ 경제: 내적 활력이 넘치며 튼튼한 국가경쟁력을 갖춘 선진경제 ▲ 국민생활: 깨끗하고 정돈된 환경과 쾌적하고 안락하며 질서있는 생활 ▲ 국제사회 위상: 세계중심국가군의 일원 등을 21세기 새로운 국가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비전과 전략으로 ▲ 선진 시민사회의 건설: 윤리의식과 직업의식 함양, 사회적 리더십의 확립, 사회도덕성의 제고 ▲ 시장경제질서의 선진화: 경제운영의 민간주도화, 민간 경제주체간 경쟁의 극대화, 대기업의 경쟁여건 제고, 기업의 소유 및 지배구조 개선, 중소기업의 육성, 금융자율화와 지속적 추진 등이 제시되고 있다.
또한 ▲ 국제경쟁력의 강화와 성장잠재력의 확충 ▲ 국민생활의 질적 개선 및 복지정책의 재정립 ▲ 혁신적 대외개방과 경제협력의 확대, 남북한 통일대비 및 남북경제협력의 지속 추진 등도 함께 제시됐다.
그리고 “21세기 비전과 전략”(778쪽)에는 G20 정상회의 한국 개최와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단락이 제시돼 있다. 한국 경제가 외환위기 이후 크고 작은 위기를 겪어 오면서 장기적인 생각은 별로 하지 못했지만, 어쨌든 21세기 꿈으로 그리던 미래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국제사회에서 21세기 한국은 세계중심국가 중의 하나가 되어야 한다. 또한 우리의 신장된 경제력에 걸맞게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각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일류국가가 되어야 하며, 외국인들이 한번쯤 꼭 여행하고 싶은 나라, 초국적 기업들이 기업 활동을 하고 싶은 나라, 그리고 누구나 와서 살고 싶은 나라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와 같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질서의 형성에 수동적으로 이끌려 가는 상태에서 벗어나, 우리의 주장을 능동적으로 관철시키고 우리의 이익과 타국의 이익을 조화시켜 세계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국제적 위상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국내경제주체들의 세계경영능력을 제고하고 안정된 시장을 보장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이를 위해 한국은 정치경제적인 면에서 국제규범의 수용과 국내 경제의 개방 및 국제기구에 대한 참여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또한 국내자본의 해외투자 및 해외자본의 국내 유치를 적극 장려함으로써 세계 각국과의 경제적 연대를 튼튼히 하고, 이와 더불어 후진국에 대한 원조를 확대하여 세계평화와 복리증진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9월 30일 G20 정상회의 유치보고 특별기자회견에서 “내년 G20 정상회의 개최는 우리 경제뿐만 아니라 법과 윤리, 정치, 문화, 시민의식, 그리고 문화예술에 이르기까지 우리사회 전반의 국격(國格)을 확실히 높이는 계기로 만들어 가자”는 발언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