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기자] 기아차의 쏘렌토가 R엔진을 만나 확실히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지난 24일 제주도 일원에서 열린 시승회에서 만난 쏘렌토R은 세단 수준의 승차감과 정숙성, R엔진의 파워를 보여줬다.
회사측이 침이 마르도록 자랑하는 R엔진을 실제 차에서 만나보니 수긍할 수 있었다. 살짝 밟았을 뿐인데도 부드럽게 쭉 나가는 것에서 그 힘이 느껴졌다.
R엔진은 2.2 디젤의 경우 200마력과 최대토크 44.5 kg•m를 자랑한다. 리터당 90마력 정도로 국내 최고 수준. 싼타페나 QM5 등 경쟁 모델들은 150~175마력 수준에 그친다.
쏘렌토R은 '파워가 좋으면 연비는 안좋다'라는 통설을 뒤집을 만큼 연비를 국내 준중형 세단 수준으로 높였다. SUV 최고연비인 14.1km/ℓ를 달성했다. 참고로 국내 준중형 세단 연비은 13.0~15.2km/ℓ이다.
기아차에 따르면 R엔진은 친환경성까지 갖췄다. 국내 최초로 유로5 배출가스 기준과 2009 저공해 인증을 동시에 만족시켰다. 이로써 경유차 환경부담금을 5년간 면제받을 수도 있다.
시승 코스는 제주시 오라동에서 서귀포시 표선면 해비치리조트까지 총 80여km로, 산길과 해안도로, 국도와 지방도로 등 다양하게 구성돼있다. 꾸불꾸불하고 좁고, 곳곳에서 공사가 벌어지고 여기에다 비까지 내려 대규모 시승단을 운영하기에는 녹록치 않은 환경이었다.
이같은 도로 환경에도 불구하고 쏘렌토R은 편안한 분위기를 전해줬다. 기존 쏘렌토에 비해 길어지고(+95mm), 낮아지면서(-15mm) 외관에서부터 안정감이 생겼을 뿐만 아니라 세단처럼 전륜구동에 모노코크 방식으로 설계돼 보다 세련된 느낌을 안겨준다.
특히 SUV에서는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하는 실내 소음이 크게 개선됐다. 보통 시내를 운행할 때 사용하는 속도인 60~80km/h 구간에서는 세단과 구분이 안될 정도로 조용했다. 120km/h를 넘어서면서 엔진소리가 확 커졌지만 음악 볼륨을 더 높여야할 정도는 아니었다.
쏘렌토R에서 또하나 인상 깊었던 것은 파노라마 썬루프다. 앞좌석 위에만 있던 썬루프를 천장 전체 뒷좌석까지 이어지도록 늘린 것. 이로써 실내에서 느끼는 개방감이 달라졌다. 여기에 면소재 햇빛가림막을 사용함으로써 햇빛이 투과되는 것도 개선했다.
차명 쏘렌토R에서 R은 고정관념을 깨는 혁신(revolution)과 대형 세단 수준의 안락함(relaxation)을 뜻한다고 한다.
김부식 기아차 국내상품팀장은 "오늘까지 4600여대가 계약됐다"며 "차량 판매가 본격화되고 입소문이 나면 쏘렌토R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기아차는 쏘렌토R에 2.2 디젤, 2.4 가솔린, 2.7 LPI 엔진을 적용하여 가솔린, 디젤, LPG 연료를 모두 사용하는 SUV로서 고객들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킬 계획이다. 이 중 LPG모델은 7월1일 출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