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 불황탈출]③ 공격이 최선의 방어
[뉴스핌 Newspim] 2008년! 파란만장했던 한 해를 마감하는 즈음이다. 주가 반토막이 말해지듯 보유자산의 절반 이상이 날아갔고 가슴이 크게 철렁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수년간의 호황(Boom)의 시대는 가고 거품(Bubble)이 깨지면서 단순한 불황(Recession)을 넘어 초유의 대공황(Great Depression)기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 닥치며 전세계가 장기 불황에 대한 불안감에 벌벌 떨고 있다. 자본시장의 꽃으로 불리는 주식시장을 기반으로 한 증권업계도 불황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더욱이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한 달 여 앞두고 한껏 기대감에 부풀었던, 그래서 야심차게 준비해 온 글로벌 프로젝트에 대한 전략수정도 불가피해졌다.
바야흐로 2009년 새해는 절차탁마(切磋琢磨)의 시대가 될 것 같다. 와신상담(臥薪嘗膽) 속에 수양과 모색이 절절히 요구되는 시기를 불가피하게 거쳐야 할 때인 것이다. 전대미문의 위기와 불황 속에서 거품 해소의 과정에서 축소와 감량을 이겨내고 생존을 전략 삼아 재생산의 기틀을 마련해야 하는 시절이다.
글로벌 위기와 새로운 전환의 시대! 증권업계는 이를 어떻게 타개해 나갈까. 또 그 전략은 무엇일까. 금융자본시장 최고뉴스 뉴스핌은 올 한 해를 돌아보면서 새로운 지략을 찾아 보고자, 엄혹한 시절에도 불구하고 공감과 배려의 정신을 잃지 않으면서 새로운 모색과 시장 창출의 사명을 달성하고자 하는 대한민국 증권업계의 현재를 담아봤다.《편집자주》
[뉴스핌 Newspim=홍승훈 서병수 기자] "공격이 최선의 방어다"
6개월 전만해도 사람이 없어서 난리였던 증권가의 분위기가 완전히 역전됐다. 최근까지 두세 배를 받고 껑충껑충 이동했던 애널리스트들의 몸값도 일시에 거품이 쭉 빠졌다.
고액연봉을 받던 모 증권사 리서치 센터장은 사장실로 갑자기 호출을 받고 불려 올라가 연봉삭감 통보를 받았고 이에 그저 묵묵히 따를 뿐이었다. 글로벌 유수의 투자은행에서 쟁쟁하게 잘 나가던 증권맨들도 해고통보를 받으며 ‘파리 목숨’이 된 상황에서 연봉삭감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어진 셈이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급작스럽게 풍경이 달라지긴 했지만 최악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최고경영진들의 절박감은 커졌지만 대내외 구조조정에 대한 실행의 칼날은 예전에 비해 크게 무뎌진 상태. 자연스럽게 줄이는 건 몰라도 인위적이고, 특히 강제적인 구조조정은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 대세인 듯하다.
지난 IMF 외환위기 시절 당장의 어려움을 피하고자 앞뒤 잴 겨를도 없이 ‘무 자르듯’ 인정사정없이 강제력을 동원해 대규모 인력 조정을 했지만 지난 10년간 경험 속에서 인력 구조조정의 장단점을 이미 학습했기 때문이다.
당장 인건비를 줄이는 등 비용최소화는 도모할 수 있으나, 그 인력이 향후 제공할 잠재력이나 사내 통합력을 저해함에 따라 이익창출력이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
또 새롭게 자본시장의 질서가 형성되는 마당에 인력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사람으로 움직이고 인적 네트워크 속에서 노하우(Know-how)가 축적되고 확대 발현되는 급변하는 금융자본시장에서 핵심인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기회가 생겨도 기회를 향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형증권사의 한 전략담당 임원은 “어렵다고 인력을 줄이다 보면 되레 능력 있는 직원들이 더 많이 나가는 경향이 있고 호황을 맞이했을 때 회복도 힘들어 진다"며 "이제 구조조정은 하수(下手)의 전략"이라고 못 박았다.
다시 말해 시장이야 언제든 좋다가 나빠지고 그러다 갑자기 좋아지기 때문에 요즘 같은 불황기에 방만한 부분은 슬림화하고 내적 효율성은 높일 필요가 있지만, 자칫 유기체적인 조직의 생명력을 잃을지도 모르는 외형과 비용만을 고려하는 축소일변도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적절치 못하다는 얘기다.
뉴스핌이 하반기 이래 이번 기획시리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상당수 증권사 경영진들을 만나 본 결과 이들의 생각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 극심한 불황의 파고를 넘어야 하는 증권사들이지만, 또 적자전환에 이르는 어려운 환경이지만, 무조건 구조조정을 택하기보다는 경영효율화 전략을 먼저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 공격이 최선의 방어
하반기 증권업황이 급격하게 꼬꾸라지면서 증권가에서는 얼마 전까지 최근 호황기에 공격적인 경영을 해왔던 회사들에 대한 우려감이 매우 커졌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점포를 확대하는 등 가장 공격적인 경영을 했던 동양종금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이 이에 해당된다. 동양은 CMA 자금을 바탕으로, 미래에셋은 펀드자금이 급속히 불어나면서 영토확장 전략을 펼칠 수 있었다.
동양의 경우 지점수를 168개까지 늘렸다 최근 중복 등을 고려해 3개를 줄였지만 여전히 165개로 국내 증권사 중에서 최대수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또 추가 지점폐쇄 계획을 갖고 있지 않으며 좋은 상권을 중심으로 연초에 신규점포를 몇 개 열 계획까지 갖고 있다.
미래에셋도 최근 노원점 등 20개 지점을 통폐합 기존의 152개 점포를 132개로 줄이는 등 구조조정의 신호탄을 쏘는가 싶었다. 하지만 미래에셋도 해당지점 근무인력을 줄이지는 않았다. 그저 중복 지점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타지점 및 사내 부서로 인력을 적절히 재배치하는 정도이다.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은 하지 않았다.
이렇듯 성장세 속에서 폭발적인 확장경영을 펼쳤던 증권사들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대불황의 심각성이 제기되는 이 시점에, 여간해서 몸집을 줄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외부의 구조조정 우려에 시달렸던(?) 동양종금증권의 전상일 사장은 최근 "그런 우려가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내부 사정을 모르고 하는 일“이라며, 특히 "CMA 확대 등으로 유동성 사정도 좋고 PF투자 또한 특별히 문제될 게 없는 상황"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전상일 사장은 ”증권업황이 좋지 않아 일시적으로 속도조절을 하고 있기는 하다“면서도 ”지방 지점을 늘리려 네트워크를 완비하는 등 공격적인, 계획했던 전략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 사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구조조정을 통해 옥석이 가려질 것이고 증시는 바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럴 경우 과도하게 풀렸던 자금이 유입되며 유동성장세가 내년 초 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전 사장은 과거 힘들었던 시기에 몇몇 지점을 줄였는데, 나중에 호황 전환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안타까워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번에는 그 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으리라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올해 헤지펀드들이 대거 몰락한 상태이고 내년까지 고급인력이 시장에 대거 나올 것으로 보고 이런 과정에서 중요인력을 끌어오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아시아지역에서는 홍콩을 거점으로 아시아퍼시픽 리서치센터를 키우겠다는 입장이다. 올해 구축을 시도해 현재 19명 수준인 이 센터를 내년까지 25명 안팎으로 구성하고 국내외 리서치와 런던 뉴욕 남미 등 해외영업을 포괄하는 네트워크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증권사 노조측도 긍정적이다. 증권사 노조 관계자는 "호황 때는 불황을 전혀 예상치 못하고 일 닥치면 급급한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었다“며 "명예퇴직과 구조조정 등의 단순한 방식만을 고집하던 경영진 측이 최근 변화된 조짐을 보이고 있어 다행스럽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들의 과도한 배당정책에 대해선 거부감을 드러냈다. 노조측 관계자는 "상반기에 엄청난 규모의 배당을 해놓고 지금 어려움을 겪는 곳이 있는데 사실 상반기 배당보다는 유보를 해놓는 것이 현명한 대처였다"며 "지주사나 모회사의 배당 등의 압력을 최대한 극복하는 경영진들의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각 증권사별 비용절감 대책 분주, 수익성 강화 계기로
불황 속 성장전략을 갖고 있는 증권사들도 내년도 비용절감을 위한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임금삭감에서부터 광고홍보비, 전산운용비, 조사연구비는 물론이고 생활 속 절약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는 중이다.
현대증권은 전부서의 운영비를 10% 절감키로 한 데 이어 임원들의 해외출장 때는 비행기 비즈니스좌석 대신에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도록 했고 행사비와 광고홍보비도 대폭 축소했다.
동양증권도 사무실 냉난방비, 점심시간 PC모니터 끄기, 일회용컵 사용 자제, 이면지 사용 확대 등 생활속 절약 아이디어를 실천 중이다. 대우증권은 이와 함께 IT관련 비용 감축을 결정했다.
타사대비 광고비 비중이 컸던 미래에셋의 경우는 신문과 방송 광고를 당분간 전면 중단키로 했다. 신문광고를 비롯한 매체 광고를 이달 들어 모두 중단한 것이다.
이같은 비용절감을 통해 내년 증권업계는 무엇보다 수익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 관리를 기본으로 기존에 예민하게 신경을 써왔던 시장점유율(Market Share Ratio)보다는 실제 돈 되는 곳에 사업역량을 집중한다는 것이 대부분 증권업계 경영진들의 마인드다.
우리투자증권의 박종수 사장은 "이제는 외형규모나 시장점유율보다는 수익성이 증권사 영업 및 평가 기준이 돼야 한다"며 “증권업황 부진으로 내년의 경우 브로커리지쪽은 좋지 않겠지만 M&A나 구조화채권 등 IB부문에서 이익을 내 이익안정성을 최대한 끌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종수 사장은 "증권업황 악화와 내년도 자통법 시행 등으로 투자자 보호나 내외부 사고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컴플라이언스부문의 경우 규제강화와 비용증가가 동반돼 일부 어려운 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증권사 스스로는 물론 감독당국도 현시기의 중요성을 인식해 리스크관리 대응체계를 제대로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 닥치며 전세계가 장기 불황에 대한 불안감에 벌벌 떨고 있다. 자본시장의 꽃으로 불리는 주식시장을 기반으로 한 증권업계도 불황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더욱이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한 달 여 앞두고 한껏 기대감에 부풀었던, 그래서 야심차게 준비해 온 글로벌 프로젝트에 대한 전략수정도 불가피해졌다.
바야흐로 2009년 새해는 절차탁마(切磋琢磨)의 시대가 될 것 같다. 와신상담(臥薪嘗膽) 속에 수양과 모색이 절절히 요구되는 시기를 불가피하게 거쳐야 할 때인 것이다. 전대미문의 위기와 불황 속에서 거품 해소의 과정에서 축소와 감량을 이겨내고 생존을 전략 삼아 재생산의 기틀을 마련해야 하는 시절이다.
글로벌 위기와 새로운 전환의 시대! 증권업계는 이를 어떻게 타개해 나갈까. 또 그 전략은 무엇일까. 금융자본시장 최고뉴스 뉴스핌은 올 한 해를 돌아보면서 새로운 지략을 찾아 보고자, 엄혹한 시절에도 불구하고 공감과 배려의 정신을 잃지 않으면서 새로운 모색과 시장 창출의 사명을 달성하고자 하는 대한민국 증권업계의 현재를 담아봤다.《편집자주》
[뉴스핌 Newspim=홍승훈 서병수 기자] "공격이 최선의 방어다"
6개월 전만해도 사람이 없어서 난리였던 증권가의 분위기가 완전히 역전됐다. 최근까지 두세 배를 받고 껑충껑충 이동했던 애널리스트들의 몸값도 일시에 거품이 쭉 빠졌다.
고액연봉을 받던 모 증권사 리서치 센터장은 사장실로 갑자기 호출을 받고 불려 올라가 연봉삭감 통보를 받았고 이에 그저 묵묵히 따를 뿐이었다. 글로벌 유수의 투자은행에서 쟁쟁하게 잘 나가던 증권맨들도 해고통보를 받으며 ‘파리 목숨’이 된 상황에서 연봉삭감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어진 셈이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급작스럽게 풍경이 달라지긴 했지만 최악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최고경영진들의 절박감은 커졌지만 대내외 구조조정에 대한 실행의 칼날은 예전에 비해 크게 무뎌진 상태. 자연스럽게 줄이는 건 몰라도 인위적이고, 특히 강제적인 구조조정은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 대세인 듯하다.
지난 IMF 외환위기 시절 당장의 어려움을 피하고자 앞뒤 잴 겨를도 없이 ‘무 자르듯’ 인정사정없이 강제력을 동원해 대규모 인력 조정을 했지만 지난 10년간 경험 속에서 인력 구조조정의 장단점을 이미 학습했기 때문이다.
당장 인건비를 줄이는 등 비용최소화는 도모할 수 있으나, 그 인력이 향후 제공할 잠재력이나 사내 통합력을 저해함에 따라 이익창출력이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
또 새롭게 자본시장의 질서가 형성되는 마당에 인력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사람으로 움직이고 인적 네트워크 속에서 노하우(Know-how)가 축적되고 확대 발현되는 급변하는 금융자본시장에서 핵심인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기회가 생겨도 기회를 향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형증권사의 한 전략담당 임원은 “어렵다고 인력을 줄이다 보면 되레 능력 있는 직원들이 더 많이 나가는 경향이 있고 호황을 맞이했을 때 회복도 힘들어 진다"며 "이제 구조조정은 하수(下手)의 전략"이라고 못 박았다.
다시 말해 시장이야 언제든 좋다가 나빠지고 그러다 갑자기 좋아지기 때문에 요즘 같은 불황기에 방만한 부분은 슬림화하고 내적 효율성은 높일 필요가 있지만, 자칫 유기체적인 조직의 생명력을 잃을지도 모르는 외형과 비용만을 고려하는 축소일변도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적절치 못하다는 얘기다.
뉴스핌이 하반기 이래 이번 기획시리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상당수 증권사 경영진들을 만나 본 결과 이들의 생각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 극심한 불황의 파고를 넘어야 하는 증권사들이지만, 또 적자전환에 이르는 어려운 환경이지만, 무조건 구조조정을 택하기보다는 경영효율화 전략을 먼저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 공격이 최선의 방어
하반기 증권업황이 급격하게 꼬꾸라지면서 증권가에서는 얼마 전까지 최근 호황기에 공격적인 경영을 해왔던 회사들에 대한 우려감이 매우 커졌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점포를 확대하는 등 가장 공격적인 경영을 했던 동양종금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이 이에 해당된다. 동양은 CMA 자금을 바탕으로, 미래에셋은 펀드자금이 급속히 불어나면서 영토확장 전략을 펼칠 수 있었다.
동양의 경우 지점수를 168개까지 늘렸다 최근 중복 등을 고려해 3개를 줄였지만 여전히 165개로 국내 증권사 중에서 최대수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또 추가 지점폐쇄 계획을 갖고 있지 않으며 좋은 상권을 중심으로 연초에 신규점포를 몇 개 열 계획까지 갖고 있다.
미래에셋도 최근 노원점 등 20개 지점을 통폐합 기존의 152개 점포를 132개로 줄이는 등 구조조정의 신호탄을 쏘는가 싶었다. 하지만 미래에셋도 해당지점 근무인력을 줄이지는 않았다. 그저 중복 지점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타지점 및 사내 부서로 인력을 적절히 재배치하는 정도이다.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은 하지 않았다.
이렇듯 성장세 속에서 폭발적인 확장경영을 펼쳤던 증권사들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대불황의 심각성이 제기되는 이 시점에, 여간해서 몸집을 줄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외부의 구조조정 우려에 시달렸던(?) 동양종금증권의 전상일 사장은 최근 "그런 우려가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내부 사정을 모르고 하는 일“이라며, 특히 "CMA 확대 등으로 유동성 사정도 좋고 PF투자 또한 특별히 문제될 게 없는 상황"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전상일 사장은 ”증권업황이 좋지 않아 일시적으로 속도조절을 하고 있기는 하다“면서도 ”지방 지점을 늘리려 네트워크를 완비하는 등 공격적인, 계획했던 전략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 사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구조조정을 통해 옥석이 가려질 것이고 증시는 바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럴 경우 과도하게 풀렸던 자금이 유입되며 유동성장세가 내년 초 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전 사장은 과거 힘들었던 시기에 몇몇 지점을 줄였는데, 나중에 호황 전환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안타까워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번에는 그 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으리라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올해 헤지펀드들이 대거 몰락한 상태이고 내년까지 고급인력이 시장에 대거 나올 것으로 보고 이런 과정에서 중요인력을 끌어오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아시아지역에서는 홍콩을 거점으로 아시아퍼시픽 리서치센터를 키우겠다는 입장이다. 올해 구축을 시도해 현재 19명 수준인 이 센터를 내년까지 25명 안팎으로 구성하고 국내외 리서치와 런던 뉴욕 남미 등 해외영업을 포괄하는 네트워크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증권사 노조측도 긍정적이다. 증권사 노조 관계자는 "호황 때는 불황을 전혀 예상치 못하고 일 닥치면 급급한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었다“며 "명예퇴직과 구조조정 등의 단순한 방식만을 고집하던 경영진 측이 최근 변화된 조짐을 보이고 있어 다행스럽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들의 과도한 배당정책에 대해선 거부감을 드러냈다. 노조측 관계자는 "상반기에 엄청난 규모의 배당을 해놓고 지금 어려움을 겪는 곳이 있는데 사실 상반기 배당보다는 유보를 해놓는 것이 현명한 대처였다"며 "지주사나 모회사의 배당 등의 압력을 최대한 극복하는 경영진들의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각 증권사별 비용절감 대책 분주, 수익성 강화 계기로
불황 속 성장전략을 갖고 있는 증권사들도 내년도 비용절감을 위한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임금삭감에서부터 광고홍보비, 전산운용비, 조사연구비는 물론이고 생활 속 절약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는 중이다.
현대증권은 전부서의 운영비를 10% 절감키로 한 데 이어 임원들의 해외출장 때는 비행기 비즈니스좌석 대신에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도록 했고 행사비와 광고홍보비도 대폭 축소했다.
동양증권도 사무실 냉난방비, 점심시간 PC모니터 끄기, 일회용컵 사용 자제, 이면지 사용 확대 등 생활속 절약 아이디어를 실천 중이다. 대우증권은 이와 함께 IT관련 비용 감축을 결정했다.
타사대비 광고비 비중이 컸던 미래에셋의 경우는 신문과 방송 광고를 당분간 전면 중단키로 했다. 신문광고를 비롯한 매체 광고를 이달 들어 모두 중단한 것이다.
이같은 비용절감을 통해 내년 증권업계는 무엇보다 수익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 관리를 기본으로 기존에 예민하게 신경을 써왔던 시장점유율(Market Share Ratio)보다는 실제 돈 되는 곳에 사업역량을 집중한다는 것이 대부분 증권업계 경영진들의 마인드다.
우리투자증권의 박종수 사장은 "이제는 외형규모나 시장점유율보다는 수익성이 증권사 영업 및 평가 기준이 돼야 한다"며 “증권업황 부진으로 내년의 경우 브로커리지쪽은 좋지 않겠지만 M&A나 구조화채권 등 IB부문에서 이익을 내 이익안정성을 최대한 끌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종수 사장은 "증권업황 악화와 내년도 자통법 시행 등으로 투자자 보호나 내외부 사고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컴플라이언스부문의 경우 규제강화와 비용증가가 동반돼 일부 어려운 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증권사 스스로는 물론 감독당국도 현시기의 중요성을 인식해 리스크관리 대응체계를 제대로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