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긴급 POLL
펀드 아성에 금이 가는 걸까. 11월 들어 주식형펀드에 신규 유입된 자금은 8080억원(10일 기준). 하지만 펀드결산에 따른 재투자 자금(8540억원)과 해외투자로 유입된 990억원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다. 국내 주식을 대상으로 한 펀드로는 1450억원이 빠져나간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수급여건도 악화되고 있다. 시장에선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기관장세가 끝난 것이 아니냐는 다소 성급한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주식형 펀드자금이 지난 10월 이후 슬금슬금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주식형펀드로 자금유입이 주춤거린다. 기관장세는 끝났건가.
미래에셋운용 손동식 부사장 = 기관장세가 끝났다고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 지금까지 1400선에 다가서면 자금유입이 주춤거리고 1300 초반으로 가면 다시 유입되는 상황이 전개돼 왔다. 최근 자금유입이 뜸하긴 하나 1400선 안착이 확실해지면 다시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외국계운용사 펀드매니저 = 생각보다 자금유입 싸이클이 빨리 온다. 올 들어 시장은 박스권 등락이 대부분이었다. 수익이 적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전고점을 회복해 가니 투자자 불안심리가 환매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기관장세는 끝났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전고점을 돌파한다면 국면 전환이 가능해질 수 있다.
한국운용 강신우 부사장 = 단기적으로는 기관장세가 끝났다고도 볼 수 있다. 1300선 중후반에 들어왔던 자금의 경우 환매 압력이 상당한 편이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 = 예전같은 투신권의 시장 영향력을 기대하긴 힘들 것이다. 일례로 국내펀드에서 해외펀드로 교체매매 되거나 개인의 주택자금 조달을 위한 환매 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판이 깨질 정도는 아니다.
연말장세 및 내년도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은.
손 부사장 = 급하게 오르긴 힘들지만 나쁘다고도 볼 수 없다. 일단 해외증시가 안정돼 있고 국내 수급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미래에셋은 포트폴리오에 대한 변경 계획 또한 없다. 내년도 주식시장은 경기 사이클측면에서 2분기 경기가 바닥을 찍고 턴어라운드 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좋아질 것으로 본다.
외국계 매니저 = 연말 전고점 시도가 예상된다. 다만 내년도 기업 실적전망이 밝기만 한 것도 아닌 상황에서 대형주가 크게 오르긴 힘들다. 최근 며칠간 대형 IT종목의 상승 배경 또한 그간 낙폭과대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시장을 지속적으로 이끌고 나가긴 힘겨워 보인다. 환율 불안과 함께 버거운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강 부사장 = 해외증시가 모두 좋은데 반해 국내증시만 상승폭이 적었다. 국내 수급도 매수주체가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1380선에서 시작한 올해 증시가 현재 1407. 결국 2%가량 상승한 것으로 금리수준도 안된다. 현재로선 전고점인 1450~1460선에서 올해가 마무리 될 것이다. 내년엔 경기가 연착륙하고 방향성이 좋아지면 긍정적일 것이다.
오 연구위원 = 1400선 회복의 의미는 연말장세에 대한 기대가 끈끈하다는 점, 주도주가 전기전자업종이란 점에서 안착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연말장세는 한마디로 화려하지는 않겠지만 뜨뜻미지근한 상승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기관장세가 연기금, 퇴직연금 주도로 바뀔까.
강 부사장 = 퇴직연금은 아직 2~3년은 지나야 주도세력으로 부각될 것이다. 다만 국민연금은 내년에 주식시장에 투자비중을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주도세력으로 주목된다.
외국계 매니저 = 특별한 유인이 없어 아직은 시기상조다. 제도변화와 맞물려야하는데 아직은 그렇지가 못하다.
오 연구위원 = 조금 길게 본다면 적립식펀드와 변액보험에서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으로의 수급 주도권 변화가 예상된다. 여기에 헤지펀드의 기업사냥, SRI펀드의 지배구조 공격, 연기금의 관계투자 활성화 등 일련의 펀드 자본주의가 또 다른 수요층을 형성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