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혁신의 근본은 우리 모두가 혁신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내부인의 잣대로 조직을 운영해 온 것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이창기 한은 경영관리팀장이 12일 '한은소식'에 올린 기고글에서 이같이 주장, 눈길을 끌고 있다. 더욱이 최근 '경비원 고액 연봉 논란' '해외 골프장 보유 파문' 등 잇단 혹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은 간부의 '자기고백성 기고문'이라는 점에서 금융가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 한은은 수개월에 걸쳐 내부경영혁신방안을 마련, 시행하려는 단계에 있으며 감사원 등으로부터 상위직급을 줄이고 중복 설치된 지방조직도 정비하라는 요청을 받고 있는 상태다. 이 팀장은 "한은 직원들은 우리 경제의 주된 축인 통화신용정책을 수행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수준높은 대우를 받는 것이 하등 이상할 것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한은이 '신이 부러워하는 조직' 등으로 표현되는 것을 보면 외부 사람들에게 우리들만의 잔치로 비춰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열였다. 이어 "이같은 외부 사람들의 말이 우리들에게 긍지와 부러움의 대상으로 느껴지기 보다는 질시와 비아냥거리는 소리로 들리는 것은 우리들 자신이 외부의 바람만큼 제대로 행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구심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최근 마련된 경영혁신방안은 우리 조직이 군더더기가 끼어있다는 것을 우리 스스로 인정하고 이를 고쳐야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반증"이라며 "외부감사기관의 지적은 이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못된 일가 항렬만 높다'는 옛말을 인용하며 우리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면 나 자신의 내적 실력을 높여 경쟁력을 키우고 어디에 내어 놓아도 질적 경쟁에서 뒤지지 않아야 스스로도 떳떳하게 행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내부 직제를 바꾸고 급여를 인상하는 방법으로 자기의 포장가치를 높이는 것은 일시적으로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궁극적으로는 부메랑이 되어 자신을 위협하는 흉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끝으로 "박직하고 질박한 조직은 이를 이용하고 평가하는 고객이 그렇게 인정해야 되는 것이지 화려하게 포장된 군더더기 내부논리로 나 자신을 아무리 합리화 한다고 해서 가려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말 한은에 근무하는 운전기사와 경비원 연봉이 최고 9100만원에 이른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에 이어 최근에는 뉴욕, 도쿄, 홍콩 등을 포함 모두 10개 구좌에 걸쳐 시가 38억6000만원 상당의 골프장 회원권을 보유 중인 것으로 드러나자 한은을 질책하는 전화가 하루에도 몇통화씩 걸려오고 있다. 특히 한은 홈페이지에는 '국민혈세 펑펑' '직업 차별하냐' '방만한 경영하는 한은은 각성하라' '세상에 이런 일이' '한은직원, 공무원화해라' 등 네티즌들로부터 비난의 글이 빗발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