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개방화 진전으로 독자적인 통화.외환정책을 통해 환율안정을 도모하는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역내 환율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환위험 관리능력 배양과 결제통화의 다변화 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한국은행 내부에서 제기됐다. 특히 이같은 주장은 한은이 14~15일 이틀간 서울 조선호텔에서 세계은행과 공동으로 개최 예정인 '외환보유액 운용 국제포럼' 직전에 내놓은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14일 한은이 발표한 '환율변동이 기업채산성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최근의 환율과 기업의 채산성간 관계 약화는 일시적이라기보다는 추세적인 변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증분석 결과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전 기간만을 대상으로 했을 때보다 외환위기 이후 기간을 포함할 경우 환율의 계수값 절대치가 하락하고 유의수준도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원화절상시 수출비중이 높은 업종의 채산성 악화가 상대적으로 컸으며 수출업종과 내수업종 모두 외환위기 이후 환율의 파급영향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환율과 기업채산성간의 관계가 약화된 것은 국산제품의 품질경쟁력 향상, 해외수요의 영향 증대 등으로 수출물량의 가격탄력성이 지속 하락함에 따라 원화 절상시 수출부문 매출액의 감소폭이 축소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 수출결제통화의 다변화 진전으로 달러화 결제비중이 하락한 가운데 엔화 및 유로화 등에 대한 원화의 절상폭이 대체로 달러화에 대한 절상폭에 비해 작거나 반대 방향으로 나타나면서 원/달러 환율 변동의 영향을 일부 상쇄했다. 아울러 소재.부품의 수입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원화 절상시 제조원가 절감효과가 확대됐으며 기업들의 원가절감 노력으로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상당폭 하락하는 등 비용구조가 개선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승원 한은 국제무역팀 과장은 "이같은 분석결과와 최근 기업들의 비용절감 노력 등에 따른 손익분기환율의 지속적 하락 등을 감안할 때 향후 채산성 악화로 인해 전체 수출이 급격히 둔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쟁력과 수익성이 취약한 중소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적정 수준의 채산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원화 절상이 중장기적으로 설비투자를 위축시키고 수출증가세를 제약하지 않도록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됐다. 김 과장은 "수출 증가와 기업채산성 확보를 위해 환율을 특정 수준으로 지지하는 것은 최근과 같이 자본이동이 자유롭고 경제통합이 진전된 상황에서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환율 변동을 주어진 여건으로 받아들이고 산업경쟁력을 높이는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기업측면에서는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세계경제의 개방화 진전으로 독자적인 통화.외환정책을 통해 환율안정을 도모하는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역내 환율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환위험 관리능력 배양과 결제통화의 다변화 등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종수 기자 js33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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