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연말로 금리인상 주기가 끝나지는 않을 것이란 인상을 주고 있는 반면, 금융시장은 내년에는 금리인상이 없을 것으로 보는 등 의견충돌이 일어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고 美 블룸버그 통신(Bloomberg News)이 지적했다.(이 기사는 7일 장 마감 후 뉴스핌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먼저 통신은 쟝 클로드 트리셰(Jean-Claude Trichet) ECB총재가 지난 번 정책이사회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물가압력에 대해 "강력한 경각심"을 유지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이나, 대표적인 인플레 강경파인 악셀 베버(Axel Weber) 이사가 거듭 인플레 파이팅을 강조한 것은 내년에도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러나 현재 금융시장 및 민간전문가들은 ECB가 연말까지 두 차례 추가 25bp 금리인상을 단행하여 기준금리를 3.50%까지 끌어올린 후 내년에는 금리를 이 수준에서 동결할 것으로 전망하는 중이어서 정책결정자들의 태도와 대립된다고 블룸버그는 강조했다.통신은 자크 카이유(Jaque Cailoux) RBS그룹 소속 유럽담당 이코노미스트의 의견을 빌어 "중앙은행과 시장 간의 긴장이 강화되고 있다"며, "현재 ECB 정책담당자들의 생각을 살펴보면 명백히 시장의 기대에 동의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특히 현 분데스방크(Bundesbank) 총재인 베버 이사는 5일 연설을 통해 투자자들이 현재 전망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자신들은 내년에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결정을 내린 바 없다고 지적했다.지난 번 회의에서 ECB 스탭들은 내년 성장률 및 물가 전망치를 각각 상향수정했으며, 트리셰 총재는 이 같은 중기 물가전망에 대해 경각심을 강조한 바 있다.중앙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는 2% 이내인 반면,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4%로 8년째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는 실정이다.트리셰 총재는 지난 해 12월 이래 계속해서 금리인상 이전에 "경각심"이란 단어를 사용해왔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번에도 10월 금리인상을 확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블룸버그는 현재와 같은 대립구도는 경제전문가들이 6년만에 최고 성과를 낸 올해 유럽경제가 내년에는 어떤 결과를 보여줄 것인지를 놓고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트리셰 등 ECB관계자들은 유럽이 미국의 경기둔화 영향을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일부 민간이코노미스트들은 유럽이 미국경제와 디커플링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본다.무엇보다 독일 소비자들이 세율이 인상되는 내년까지 강한 소비지출을 이어가기 힘들 것이고 그 동안 금리인상 효과나 유가부담 그리고 유로화 강세 등이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에 유럽경제가 그렇게 강할 수는 없다는 의견을 제출하고 있는 것이다.실제로 지난 수요일 종가기준으로 유리보(Euribor) 3개월선물 중에서 내년12월물의 경우 수익률이 3.78%를 기록했는데, 이 금리가 통상 기준금리보다 평균 16bp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고 보면, 시장은 내년 금리동결을 기대하는 것이 분명하다.하지만 이번 주 유럽위원회(EC)는 ECB와 마찬가지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상향수정하고, 내년 성장률이 자신들의 기존 생각보다 강할 수 있다는 예상을 덧붙였다. 게다가 지난 8월 유로존 실업률은 7.8%로 하락해 5년래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18개월 연속 ECB의 안정 목표치를 상회했다.사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ECB 정책결정자들의 의견을 존중해 금리전망을 상향수정하고 있는 실정이다.ABN암로의 경우 지난 주 ECB가 기준금리를 내년에 4%까지 인상할 것이라는 새로운 전망을 제출, JP모간체이스 및 드레스트너 클라인보르트(DKW) 등과 같은 대열에 섰다. 다만 이들은 시장의 컨센서스와는 다른 소수입장이다.한편 블룸버그는 트리셰 ECB총재의 추가긴축 입장이 정치적 반대에 직면한 것도 사실이라며, 특히 페어 스타인브뤽 독일 재무장관의 경우 "경기장에서 실수하면 레드카드를 받을 수 있다"며 지나친 긴축정책은 부적절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고 소개했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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