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상장자문위원회가 13일 생보사 상장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 보험업계에 유리한 상장방안의 골격을 드러내면서 생보사들의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비록 이날 공청회에는 참연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의 참여가 이뤄지지 않아 의미가 퇴색했지만 19년간 지지부진했던 상장의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더욱이 생명보험사의 성격을 주식회사로 명확히 규정하고 계약자 배당 준비금과 내부유보액의 성격을 확고히 해 생보사 상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앞으로 상장자문위원회는 각계의 의견을 더 수렴해 상장 기본방안을 만들고 이를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 제출, 증권선물거래소가 상장규정 개정(안)을 만들 방침이다.그러나 상장이 이뤄지기까지 정부의 최종승인과 더불어 국회와 소비자들의 반발을 넘어야 하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생보사, 상장 준비 잰걸음생보사 상장방안의 골격이 드러나면서 상장을 위한 생보사들의 발걸음이 빨라질 전망이다. 특히 중견 생보사들이 늦어도 2008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준비에 들어갔다. 대형 생보사들은 아직 유보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내부유보액 처리 방법이 해결될 경우 신속한 상장을 추진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생명보험 업계는 일단 상장자문위의 공청회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생보협회는 13일 이번 보고서가 합리적인 안이라는 공식입장을 발표하고 제시된 방향으로 빠른시간안에 상장방안이 확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생보사들은 과거와 같이 생보사 상장의 끝없는 논란끝에 흐지부지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견 생보사들의 상장 준비가 가시화 될 것이며 대형보험사들도 상장에 대한 계획을 마련, 준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예전과 같이 정치적이거나 여론에 밀려 흐지부지 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생보사 "두 고개 남았다"이번 공청회로 생보사 입장이 반영된 상장 방안이 마련될 전망이지만 실제 상장이 이뤄지기까지 넘어야할 산도 만만치는 않다. 생보사 상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최종승인은 차치하더라도 국회와 소비자들의 반발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회는 당초 보험사의 상장을 적극 추진하고 후원 하는 입장으로 알려졌으나 여론의 향뱡에 의해 쉽사리 결정을 못내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회는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세질 경우 상장방안에 대해 유보할 수 있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생보사 관계자는 "정부가 생보사의 상장을 적극추진하는 입장이지만 여론에 밀려 국회에 의해 막힐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보험업계의 입장이 너무 많이반영된 것 같아 그것도 사실 부담되지 않을 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시민단체의 반발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3일 생명보험사 상장자문위원회가 공개한 생보사 상장 초안과 관련, "자문위 안은 철저히 삼성생명의 이익을 대변하는 안"이라고 비판했다. 두 단체는 생보사 상장에 대해 "시민단체는 상장차익의 몇%를 특정해 주식으로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생보사 상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은 '과거 생명보험사의 성장과정에 계약자들의 기여가 있었으며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것을 주주들이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공청회에서 구분계리 문제가 언급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구분계리는 상장방안 논의의 핵심 전제조건인데도 구분계리 태스크포스에 이 문제를 떠넘기는 것은 신규 계약자에게 비싼 상품을 팔아 과거의 문제를 미봉하는 생보사들의 불법행위를 방치하는 것"이라며 "이것 자체가 자문위가 업계 편향적인 접근시각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라고 비난했다. ◆생보사는 '주식회사'한편, 이날 공청회에서 주제발표를 한 나동민 상장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생보사 상장논란의 핵심인 생보사 성격을 주식회사로 결론지었다. 또 상장차익에 대한 계약자 배당의 적정성을 검토, 계약자의 배당 몫을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삼성 교보 등 이미 자산재평가를 실시한 내부유보액은 계약자의 몫이라고 제시했다. 나동민 위원장은 "자산할당(AS)모델 등 국제적으로 공인된 방법으로 배당의 적정성 등 주요 쟁점사항을 분석했다"며 "과거 국내 생보사의 계약자 배당은 이익규모와 관계없이 정부의 배당지침에 따라 실시했기 대문에 배당이 부족하지는 않은 것으로 결론났다"고 밝혔다. 생명보험회사가 가지고 있는 부동산 등 자산에 대한 재평가도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지난 90년대에는 부동산에 대한 재평가가 가능했지만 지난 2000년 12월 자산 재평가제도가 폐지돼 부동산 재평가이익을 계약자에게 배분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생보사 자문위원회의 설명이다.특히 부동산을 시가로 평가하고 취득가액의 변경없이 계약자 몫을 배분할 경우 부동산을 처분할 때 계약자 몫을 다시 배분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 부동산 재평가는 어렵게 됐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대다수의 토론자들은 이같은 자문위의 상장방안에 대해 대체로 공감을 나타냈다. 다만 일부 토론자는 분석방법의 정확성과 보고서 논리구조의 문제를 지적하며 상장방안의 보완을 요구했다. 나 위원장은 "자산 구분계리 문제 등 일부 보완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 자문위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상장안에 담도록 하겠다"며 "논리구조의 문제와 같은 부분은 다양한 방법을 거쳐 이뤄졌고 사전에 결론을 내고 작성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동희 기자 rha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