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하룻만에 다시 하락했다.월말을 맞이하면서 네고가 지속적으로 출회된데다 아시아시장에서 글로벌 달러가 급락하자 약세로 선회했다.개장초 역외와 삼선전자 결제 기대 등으로 상승했으나 달러/엔이 장중 1엔이나 급락하면서 하락을 면치 못했다.수급상으로는 월말 네고 등 950원이 견고한 장벽이 됐고 외국인도 주식시장에서 순매수를 보이면서 상승 시도가 무산됐다.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945.60으로 전날보다 1.80원 하락하며 마감했다. 달러/원 선물 6월물은 945.00으로 1.70원 떨어졌다.달러/원 환율은 개장초 948.00으로 강보합 출발한 뒤 이를 저점으로 장중 역외 매수와 삼성전자 결제 기대감으로 949.60까지 고점을 높였다.그러나 월말 네고가 가로막은 상황에서 947~8원선에서 강보합 양상이 진행됐으나 점심 이후 달러/엔 약세가 빚어지며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944.20까지 저점을 내렸다가 945원대로 반등하며 마쳤다.이날 현물환 거래량은 오후에 하락하면서 늘어 모두 62억2,6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오는 1일 기준환율은 947.6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달러/엔 환율은 미국의 존 스노 재무장관 후임에 돈 에번스 전 상무장관이 거론되면서 달러 약세 우려감이 시장을 감쌌다.상무부의 경우 미국 산업계와 한 목소리를 내고 특히 의회를 통해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 등 통상압력을 내는 시각을 갖고 있다.외신에 따르면, 이날 타임즈의 제럴드 베이커 칼럼니스트는 "부시는 약달러를 좋아해"라는 인터넷판 컬럼을 통해 향후 달러의 향방은 차기 미 재무장관의 성향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커 칼럼니스트는 전날 미국의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 현충일)를 맞아 부시 대통령이 자신의 친구 에번스를 캠프 데이비드로 불러 같이 핫도그를 먹었다면서 차기 재무장관으로 그가 기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돈 에번스 전 상무장관은 과거 산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달러 강세에 대해 업계의 입장을 대변해 온 전력을 가지고 있다.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달러/엔 환율이 아시아시장에서 112.70선까지 반등했다가 112선이 무너지며 오후장에서는 111.70~80선까지 급락하는 양상을 보였다.일각에서는 시장에 별다른 재료가 없던 차에 그같은 컬럼이 전해지면서 투기포지션이 숏을 친 게 아니냐는 평을 내고 있다.시중은행 딜러는 "에번스가 재무장관에 기용된다고 하더라도 스테이블한 상황을 의도할 것"이라며 "국제 시장이 달러 숏에 우호적인 상황을 바라는 듯하다"고 말했다.그렇지만 달러/엔의 경우 아직은 111.50~60선대의 지지력이 훼손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장중 출렁일 가능성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특히 오는 31일 지난 10일에 열린 FOMC 회의록이 공개될 예정이어서 미국의 금리인상을 둘러싸고 정책당국의 속내가 드러난다는 점이 오히려 더 크다는 지적이다.시중은행 딜러는 "미국 달러는 아직까지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방선거일에 발표되는 FOMC 의사록이 좀더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낼지가 관심"이라고 말했다.한편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이 970억원 가량의 순매수를 기록, 이틀째 순매수를 지속함에 따라 지난 4월 25일 이래 외국인 순매도가 일단락됐음을 보여줬다.이에 따라 지난 5월 이래 빚어온 수급 구도에 일정 변화가 생겨날 것으로 보여 주목되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를 마치고 바로 오는 1일 5월 수출입동향이 발표될 예정이어서 시장이 휴일을 보낸 이후 국내외 변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게 됐다.외국계 은행 딜러는 "경기회복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5월 이후 무역수지나 경상수지 상황이 중요하다"며 "정부 및 정책당국의 말대로 흑자가 두자리수가 된다면 여태까지 수급 구도가 깨질 수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그는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가 아직은 불투명하기 때문에 섣불리 베팅하기는 힘들다"며 "외국인 주식 매수가 급증하기에는 여건이 아직 덜 성숙한 만큼 당분간 940원대 조정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