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채권 딜러들은 물곤 연기금 투자기관들이 학수고대하던 '물건'이 이번 주 시장에 나온다.미국 재무부는 이번 주 목요일 140억달러 규모의 30년물 장기 국채의 입찰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1년 발행이 중단되었던 30년물 국채는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 전망 속에 발행되지만, 기관들의 발행 요구가 워낙 거세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이 물량의 공급이 시장의 수급에는 별다른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美 월스트리트저널(WJS)은 5일 제출한 주간 전망 기사에서, 채권시장 딜러들이 새로 발행되는 30년물을 정관사 '더 본드(The Bond)'라고 부를 정도로 환영의사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것이 정말인지 여부가 조만간 가려지게 되었다고 지적했다.채권분석가들은 현재의 시장 분위기가 '진실'이라면 낙찰 수익률이 기존 시장에서 거래되는 '5년 묵은' 30년물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따라서 신문은 만약 이런 기대가 실현되지 않는다면 이번 장기물 발행이 성공했다는 소리를 듣기는 힘들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잃어버렸던 사랑을 되찾은 기분"영어에서의 'The'는 누구든 지칭하면 알아듣는 유일무이한 존재나 최고 혹은 초일류급의 존재에 붙이는 한정사로, "더 본드"란 말은 다소 과장하자면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진짜 원했던 채권이시다"라는 정도의 의미가 담긴 표현일 것이다.심지어 존 세라(John Cerra) TIAA-CREF 소속 포트폴리오 매니저의 경우 "마치 잃어버렸던 사랑을 되찾은 기분 같다"고 말했을 정도다.이처럼 채권투자기관들이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먼저 30년물 국채는 10년물에 비해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금리변동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이상적인 거래수단이라는 장점이 있다.하지만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은 바로 연기금 펀드매니저들의 요구에 있다. 이들 기관들은 미래에 근로자들이 은퇴했을 때 급부를 제대로 지급할 수 있도록 보장할 수 있는 장기물에 투자할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 사람들이 수명이 더욱 길어지고 있고 또 삶에 대한 기대 역시 상승했기 때문에 이 같은 연기금 쪽의 요구에는 더욱 무게가 실린다.기업의 연금 규모만 해도 지난 10년간 무려 2조달러까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기업들이 확정기여형 연금에서는 발을 빼고 있지만, 새로운 관련법규 및 회계기준에 따르면 기업들의 기금이 워낙 부족하기 때문에 기존 연금으로 더욱 많은 자금이 유입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이 때문에 장기물 국채에 대한 수요가 더욱 확대되고, 미국 정부로서는 납세자들의 돈으로 좀 더 저렴하게 국채를 발행할 수 있게 된다는 논리가 형성된다.◆ 기존 30년물 수익률 4.635%보다 10bp 밑에서 낙찰될 듯결국 오는 9일(美 현지시간) 재무부가 내놓는 140억달러 규모의 30년물 신규발행 물량은 월가의 환영이 입에 발린 것인지 여부를 검증하게 될 것이다. 연말까지 재무부는 총 300억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를 발행한다.분석가들은 만약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실제 입찰 결과에 반영된다면, 30년물 국채 발행수익률은 지난 주말 기록한 현행 30년물 수익률인 6.635%보다 최소한 10bp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WSJ는 만약 이 같이 낮은 수준의 발행수익률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이번 30년물 발행은 그다지 성공적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진실은 입찰 결과를 보면 알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제럴드 루카스(Gerald Lucas)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수석 국공채투자전략가의 언급을 인용했다.참고로 지금 시장에 거래되고 있는 30년물 국채는 발행된지 몇 년 지났기 때문에 정확하게는 만기까지 남은 기간으로 보면 25년물이라고 해야 맞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2001년 10월, 그러니까 재정수지가 흑자를 기록할 무렵 30년물 채권발행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