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던 대로 미국 연준이 11월에도 금리를 인상했다. 이로써 12차례 연속해서 금리가 300bp 인상되었고, 연방기금금리는 4%, 실질금리 2% 시대가 열렸다.이번 정책 성명성에서도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적'이란 평가가 유지되었으며, 앞으로도 신중한 속도로 이러한 완화기조를 제거해 나갈 것이란 입장이 확실히 고수되었다. 이에 따라 시장참가자들은 앞으로 연준이 최소한 두 차례 이상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고수될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이 수준에서 얼마나 더 긴축 추세가 이어질 것인지는 의문인 상태다.아래는 월가 전문가들의 이번 11월 FOMC에 대한 코멘트. 전문가들은 이미 내년 1월말 회의까지 금리인상 추세의 지속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특히 이번 성명서에서 "누적적인" 에너지 및 기타 물가 상승에 대해 언급한 것은 여준이 아직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란 평가가 눈에 띈다.◆ 존 노리스(John B. Norris) 모건 애샛 매니지먼트(Morgan Asset Management)상원에서 확정될 경우 버낸키 차기연준 의장은 임기 개시 직후 "위기의 줄타기"에 나서야 한다(will face a decided tightrope act starting immediately). 그가 과연 그린스펀 의장의 뒤를 이어 인플레 파이팅을 보여줄 것인지, 아니면 소비경제에 대한 우려와 함게 첫 번째 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중단할 것인지 주목된다. 만약 코어 인플레이션 지표가 계속 완만하게 나오고 또한 연말 연시 소비경제가 평범한 수준에 그친다면 버낸키는 상황을 재평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2006년 1분기에는 다시 "수익률곡선 역전" 양상이 나타날 위험이 크다.◆ 데이빗 그린로(David Greenlaw), 모건스탠리연준 정책결정자들은 이번에는 새로운 신호를 내보낼 의사가 없었음이 분명한 것 같다. 이미 금융시장이 이번 회의 결과를 모두 반영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FOMC는 결코 이러한 시장의 정서(sentiment)를 자극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의심할 여지 없이 이번 회의에서도 연방금리가 중립수준을 향해 가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단기 금리인상 전망에 대해 어떤 식으로 공개할 것인지를 놓고 논의가 벌어졌을 것이다. 우리는 연준의 성명서 내용이 조만간 크게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이러한 변화가 시장에 잘못 이해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연준이 이번에 성명서 기조의 변화를 드러낼 수 없다고 본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존 라이딩(John Ryding) 외, 베어스턴스이번 성명서는 목요일 있을 그린스펀의 합동경제위원회에서의 증언이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별다른 중요한 새로운 메시지를 담지 않을 것임을 예상하게 한다. 우리는 12월13일 FOMC에서와 1월 31일 FOMC에서 각각 25bp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을 고수하며, 버낸키 차이의장이 내년 봄에 금리인상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본다.◆ 이안 셰퍼슨(Ian Shepherdson)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High Frequency Economics)이번 성명서에서는 지난 9월20일과 비교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언급에서 작은 차이가 있었다. 연준은 "누적적인 에너지 및 여타비용의 상승이 잠재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표현을 썼는데, 여기서 "누적적인(cumulative)"이란 단어가 새롭다. 이는 연준이 지난 두 달간 에너지 물가의 조정이 인플레이션 공포를 씻어주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을 반영한 듯 하다.◆ 윌리엄 폴리(William Polley), 웨스턴 일리노이주립대"누적적인 상승"이란 표현은 마치 우리가 경험한 상황이 이제까지 일회적인 이벤트가 아니었다는 점과, 또한 이런 요소가 무시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듯 하다. 내가 보이게 이런 단어는 올바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매우 조심스럽게 선정된 것 같다. 이는 마치 연준 정책결정자들이 지금은 올렸던 방어태세를 풀어버릴 때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결국 이러한 정책의 변화는 경제전반의 변화와 함께 느리게 이루어질 것이다. 만약 지금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면, 조만간 헤드라인 CPI에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난방시즌이 기다리고 있는 시점에서 연준의 금리인상은 중단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브라이언 비선(Brian Bethune) 글로벌 인사이트(Global Insight)최근 거시지표는 허리케인 영향으로 인해 9월에 주춤했던 제조업 생산이 다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휘발유 가격 급등 및 설비사용료 강세로 인해 충격을 받고서 입을 다물었던 소비자들은 9월과 10월에 다시 소비를 늘렸다. 물론 이는 4/4분기 소비지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며, 따라서 연준은 금리인상에 매우 점진적인 접근태도를 견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조슈아 샤피로(Joshua Shapiro) MFR Inc.FOMC의 메시지는 긴축 사이클이 계속 진행될 것이라는 핵심 시나리오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앞으로 연준 관계자들이 지금과 같은 긴축 추세가 변경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지만, 이런 변화는 대중 연설 등을 통해서 시장을 준비시키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따라서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FOMC에서도 계속 25bp 금리인상을 예상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