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해외투자자드릉 중국을 동일한 발전단계에 있는 여타 경제와 비교하여 상품가격이나 여타 자산가치가 상승할 것이란 결론을 쉽게 내리지만, 이런 사고방식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예를 들어 부동산 투기세력들은 상하이 부동산과 런던을 비교하면서 이들 두 두시 간의 부동산 가치의 격차를 이유로 상하이 부동산이 엄청나게 상승할 잠재력을 가졌다는 식의 결론을 내린다. 또 위앤화 재평가에 목을 매는 환율 투기세력들은 중국의 생산성을 들어 30년전 일본 엔화 가치 급등의 전례를 뒤따를 것이란 기대를 표명하기도 한다.이러한 사고방식을 비판하는 관점에서 앤시 시에( Andy Xie) 모건스탠리 아시아담당 이코노미스트는 2일자 보고서("China: The Phantom Arbitrage")를 통해 국제금융시장의 컨센서스로 보면 중국의 물가가 경제성장과 더불이 국제적인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거꾸로 국제 물가수준이 글로벌 기업들의 차익거래를 통해 중국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OECD 전체보다 큰 中 노동시장, 초과공급 지속전망시에는 남한과 같은 소규모 경제가 발전할 경우에는 임금, 부동산 혹은 각종 서비스 가격 등 물가수준이 선진국 수준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 문제가 없다고 한다. 한국인구는 고작해야 5천만 명으로 이들이 세계경제에 진입해도 그 노동 공급효과를 글로벌 수요가 받아낼 수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임금이 글로벌 수준으로 상승하면 부동산 등 자산가치 역시 상승하여 인플레가 유발된다는 것이다.그러나 중국의 물가추세는 이와는 전혀다르며, 노동력 인구는 심지어 OECD 전체보다도 큰 규모다. 이들은 세계 그 어느 곳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생산할 수 있으며, 모든 생산이 중국으로 집중된다고 해도 임금은 별반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년동안 중국의 수출액은 5배난 증가해 지난 해 GDP의 35%에 달했으나 동부연안 수출업체의 임금은 10년 동안 별반 변화가 없었다고 한다.문제는 중국의 비고용 노동력의 규모와 성장세가 가격결정력을 제한한다는 데 있다. 중국은 2003년말 기준으로 13억 인구에 노동력 인구만 7억6,000만명이다. 이중 2억5,600만명이 도시근로자들이고 1억5,300만명이 농촌의 비농업부문에 종사하며 나머지 3억2,500만명은 농업활동을 영위하고 있다. 시에는 아주 보수적으로 계산하더라도 노동력 초과공급 규모가 1억5,000만명에 이르는데, 지난 해 경기과열 양상을 보였는데도 불구하고 신규일자리 증가규모는 900만개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보면 노동력 초과공급 사태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더구나 이러한 공식통계는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하는 점이 있다. 제일 먼저 중국 인구 혹은 노동력 인구가 상당히 저평가되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지난 20년간 산아제한 정책 등으로 인해 농촌지역에서는 인구가 제대로 집계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도 문제다.둘째, 2003년 현재 중국의 자영업자 규모는 5천만명에 달하는데, 이들 인구는 소득이 최저생계비 수준으로 가능하다면 급여생활자가 되고 싶어한다. 시에가 보기에 급여노동자 수는 약 1억5,000만~1억6,0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들 근로자들만이 OECD 혹은 이전 아시아 호랑이로 분류되던 지역 선진국 경제의 노동자들과 같은 조건에서 비교할 수 있는 노동자들이라고 시에는 설명하고 있다. 셋째, 매년 약 2,000만명의 인구가 18세 노동인구로 유입되고 있다. 중국 노동자들이 매년 얼마만한 규모로 은퇴하는지 알 수 없지만 별다른 연기금 혜택이 없는 가운데 자발적인 은퇴인구는 매년 1,000만명 이하일 것으로 추산된다. 결국 중국은 현재의 일자리 창출규모로는 노동력 초과공급을 해소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식통계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 이후 농업부문의 고용수준은 변화가 없었다고 한다.최근까지 일부 동부연안 지역에서는 이주노동자 규모가 부족하고 일부 지역은 실질임금 수준이 급등하고 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지만, 이러한 이주 노동자의 부족은 ▲ 가혹한 근로조건(매일 10시간 근로에 월 70~100달러 임금) ▲ 생활비 상승 불구 임금정체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일부 숙련 노동자나 관리직 인력의 경우 몸값이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2003년 현재 매년 고학력자가 380만명씩 증가하고 있으나 이들 중 약 40%는 대학학력이 요구되는 일자리에 취직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숙련노동자 및 고급인력의 공급과잉이 뚜렷해지고 있는데, 이런 추세의 긍정적인 점은 값싸고 질좋은 노동력을 찾아 다국적기업들이 점차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많이 옮기는 점 뿐이다.중국 노동자들이 노동생산의 증가와 경제성장에 따른 부를 임금의 상승으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부는 주로 유통채널 및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다국적기업들이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임금수준 정체 불구 자산시장 강세는 '버블'여기서 시에는 이렇게 노동생산성 증대에 따른 이득을 중국의 근로자들이 취하지 못한다는 것은 중국 부동산 및 상품시장에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부동산 가치는 노동자들의 수입이 장기적으로 얼마나 상승하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투기세력들은 중국의 급격한 경제성장이 임금의 상승을 유발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생각은 거의 환상에 가깝다고 그는 지적한다.또 그는 상품가격의 상승 전망도 이와 마찬가지 환상에 기초하고 있는데, 사실 이 가격은 중국경제의 전체적인 규모 보다는 임금수준이 얼마나 되느냐에 달려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그가 보기에 이제까지 상품가격의 급등은 주로 부동산 가격의 상승에 의해 보전되었다는 것이다.결론적으로 시에는 글로벌 금융시장은 중국의 물가가 OECD수준으로 상승할 것이란 잘못된 판단을 내림으로써 中 자산시장에 대해 투기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그는 오히려 OECD의 물가수준이 중국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올바를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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