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이레만에 드디어 반등했다.환율은 엿새째 수급 불균형과 한은 외환보유액 다변화 파동 등으로 급락하며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으나 정책당국이 나서서 개입 의지를 피력하면서 반등했다.또 정책당국의 채권 및 외환시장 안정 의지 피력하자 급락했던 주가도 급반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진정세를 보였다.종합지수는 990선대로, 코스닥지수가 500선대에 육박하는 등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채권시장 역시 장초반에는 매수세가 제한됐으나 지지력을 보이면서 숏커버가 촉발되면서 원화금리가 내림세로 돌았고, 국채선물은 급반등했다.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정책당국의 실제 개입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구두개입이 연속되는 가운데 경계 매수세가 유입됐다"며 "일단 속도조절 속에서 1,000원 지지 심리가 커지면서 반등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달러/원 환율 7일만에 상승, 현선물환 거래량 급증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006.50으로 전날보다 2.70원 상승, 지난 15일 이래 7일만에 상승했다. 환율은 지난 15일부터 전날까지 22.90원이나 떨어진 바 있다. 달러/원 선물 3월물은 1,006.80으로 2.30원 올랐다.달러/원 환율은 전날 금융정책협의회 소식 등으로 1,005.50에 상승 출발했으나 이를 고점으로 1,003선대로 밀린 뒤 장중 1,001.20원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그러나 일부 개입성 매수세와 레벨 경계감, 그리고 결제수요 등이 유입되면서 반등했고 부총리 등의 구두개입 등에 따라 개장초 고점인 1,005.50의 저항을 돌파하자 이례적으로 1,008.20까지 고점을 높였다.그렇지만 대체로 은행권 롱플레이가 먹혀들었고 시장 안정감 속에서 1,007선에 도전하다 장후반 일부 롱처분 물량 속에서 상승폭을 줄이며 1,006.50원에 마쳤다.이날 현물환과 선물환 거래량은 장중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급증세를 보였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에서 37억8,3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에서 15억6,350만달러 등 모두 53억4,700만달러가 체결됐다. 달러/원 선물 3월물 거래량은 2만2,233계약으로 급증세를 보였다. 25일 기준환율은 1,004.2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정책당국의 시장안정 의지로 금융시장 진정, 한은은 환율상승 위한 인위적 개입은 자제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위원회 등 정책당국은 전날 금융정책협의회를 열어 외환시장 안정용 국고채를 수시 발행하는 등 환율 급락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이날은 이헌재 부총리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외환시장이 일시적 패닉 현상을 보였으나 곧 안정되고 안정을 시킬 것"이라고 말한 것도 환율 반등세를 이어가는 데 한 몫을 했다.또한 주식시장에서 종합지수가 990선에 다시 급등하면서 외국인 순매도가 급감, 향후 추가 매수가 유입될 경우 다시 수급 불균형이 여전히 환율에 하락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은행 박승 총재는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외환보유액 운용과 관련해 현재 보유 달러를 다른 통화로 매각할 뜻이 없으며 추가로 늘어나는 보유액을 일부 다양화하겠다고 밝히면서 환율쇼크가 과잉됐다며 외신에 유감을 표명했다.그렇지만 박승 총재는 외환시장에 개입할 경우 환율이 급등해 국제금융시장에 다시 쇼크를 줄 수 있다며 외환시장에 한국은행이 개입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이는 물론 환율이 급락할 경우라면 개입을 할 수도 있으나 현재 시점에서 시장개입을 통해 환율을 인위적으로 올리지 않을 것임을 시사, 한은의 기존 친시장적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 호조 등 수급 불균형 여전, 경기 회복 및 외환보유액 관리 문제로 개입 여부 논란 이어질 듯 한편 수출 호조, 내수 회복 조짐 속에서 환율 방어를 둘러싸고 경기 논쟁과 외환보유액 관리비용 논란이 다시 촉발될 조짐이다. 이는 경기 바닥 또는 회복기로 진입하는 국면에서 환율, 금리, 주가 등 거시 가격 변수의 상대적 균형이 바뀌는 것과 맞물려 주목된다.한국개발연구원(KDI)의 조동철 선임연구원은 '2005년 경제학공동학술대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환율 상승은 수출은 부양하지만 내수부문이 희생된다"며 "환율이 급락한 직후인 지난해 11월부터 내수침체가 완화되는 조짐이 감지됐다"고 지적했다.지난해 10월 중순 이래 1,150원에서 100원 이상 급락하면서 수출 감소 우려가 있었으나 예상과는 달리 수출은 호조세를 보이고, 오히려 죽었던 내수가 살아나는 등 환율 하락이 내수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는 적극적인 주장이다.이날 이헌재 부총리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올해 수출이 10% 가량 신장될 것이라며 가격경쟁보다는 제품의 질이나 브랜드로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이전처럼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 급감 우려에서 다소 자유로워졌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이에 앞서 최근 이헌재 부총리는 2월중 설날이 있었음에도 수출은 210억달러 가량 호조를 보일 것으로 밝힌 바 있으며 최근 대우조선이 10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해양프랜트를 수주하는 등 수출 대기업들의 활약상은 눈부시게 진행되고 있다.외환시장 참여자들도 환율이 단번에 1,000원 밑으로 급락하면서 일부 쇼크가 온 것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으나 환율 하락이 자국의 통화가치가 건전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리는 시각이 늘어나고 있다.단기적으로야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환율 급락이 주가 하락이나 채권금리 상승 등으로 옮아갈까 걱정이긴 하지만, 한국경제가 비로서 7년여의 혹독한 IMF 구조조정기를 거쳐 나름대로 성장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갖을 수 있는 부분이어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또 조동철 연구원은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대규모 외환보유액을 유지하면 국내외 금리격차에 따른 유지비용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평균적으로 국내외 금리격차가 1%포인트 확대될 때마다 2천억달러 이상의 외환보유액 유지비용은 20억달러씩 증가한다"고 지적,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국은행이 보유한 외환보유액이 세계 4위 수준이고 외환보유액 구성 변화 발언이 세계금융시장을 강타할 만큼 비중이 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외환보유액 적정 규모 논란과 함께 외환보유액 확대 원인인 시장 개입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여전히 한국경제에 과제로 부상했다는 점에서 곱씹어볼 대목이다.[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