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엿새만에 반등했다.달러/엔이 개입경계감 및 대만사태의 영향으로 107엔 중반선까지 반등하고 아시아 증시와 통화 약세가 전개되자 환율이 상승했다.대만 정국혼란 사태의 영향력이 언제까지,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 확대될 것인지 여부도 주목해야 할 것이나, 현재로서는 일시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외국인들의 주식 매수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HSBC의 이주호 이사는 "대만의 정정 불안으로 역외매수가 유입되고 저점 매수세도 힘을 받고 있다"며 "달러/엔 급락세가 다소 멈추는 과정에 반등 기제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그러나 수출업체 매물이 지속 출회되고 시중포지션도 무거워 급등할 상황은 아니다"며 "달러/원 환율은 당분간 1,160원을 중심으로 상하 2∼3원의 등락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물론 달러/엔 105엔과 달러/원 1,150원에 대한 바닥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반등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 재정경제부 최중경 국제금융국장과 윤여권 외화자금과장이 외환수급이 안정돼 외환시장안정용 국고채 발행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은 개입 완화 측면과 함께 시장 개입 여력의 확충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그러나 달러/엔이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정책 변화 여부에 달려있으나 달러/엔의 하락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삼성선물의 정미영 과장은 "국제외환시장의 흐름이 유로 강세에서 엔화 강세로 달러 약세의 축이 이동하고 있다"며 "일본 당국의 속도조절 개입은 있겠으나 일본 경기 회복과 외국인 주식 순매수 분위기 속에서 105대를 향한 강세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한국금융연구원의 강삼모 연구위원은 "탄핵 사태로 인한 불안이 일시적인 영향을 줬지만 전체적으로 완만한 절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1,150원이 심리적 저지선이 되고 있으나 향후 하락폭은 시장개입의 강도와 달러/엔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 달러/원 1,160원대 마감, 대만사태 외인 선물 헤지매도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1.60원 오른 1,160.00원으로 마감했다. 달러/원 4월 선물은 1.80원 상승한 1,163.00원을 기록했다. 달러/원 장중고점은 1,161.40원, 장중저점은 1,156.1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5.30원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주말 뉴욕시장에서 달러/엔이 추가 하락한 영향으로 1.40원 내린 1,157.00원으로 거래를 개시, 초반 1,156.10원까지 급락했다가 달러/엔 반등 소식과 함께 상승 반전했다.대만 정국불안 여파가 도쿄 외환시장까지 미치면서 달러/엔이 뉴욕 주말종가 대비 1엔 가까이 오르는 강세를 나타내자 달러/원도 1,161.40원까지 반등했으나, 개입 네고 물량이 출회된 관계로 상승세가 억제되면서 오전 중 다시 1,158원 선으로 하락했다.오후 들어 계속 1,158원∼1,160원 사이의 등락을 거듭하던 환율은 달러/엔이 계속 107엔 대 강세를 유지한 영향으로 막판에 1,160원까지 반등한 채 마감했다.국내증시는 외국인 선물 대량매도로 급락, 환율 상승요인을 제공했으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나흘째 현물시장 순매수세를 지속한 점은 주식자금 공급요인으로 작용했다. 재경부의 외환시장 수급안정 발언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에서 23억8,9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에서 10억7,450만달러 등 모두 34억6,400만달러를 기록했다. 화요일(23일) 기준 환율은 1,159.50원에 고시된다.한편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나흘째 현물시장 순매수세를 지속했으나, 전체적으로 450억원 수준에 머문 반면, 선물시장에서는 6,000계약 가까이 순매도하면서 아시아 정치악재에 대한 리스크 헤지에 나서는 특징을 나타냈다.이 덕분에 프로그램매매가 3,000억원 이상 매도우위를 기록했고 주요 지수관련 대형주가 2% 이상 하락하는 등 종합주가지수는 2.22% 내린 863선으로 마감했다. 이날 종합주가, 코스닥지수 그리고 코스피선물 6월물 등은 모두 20일선은 물론이고 5일선까지 하향 돌파되는 등 일부 전문가들은 해외증시가 약세를 이어갈 경우 국내 주가지수 조정 장기화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달러/엔 107엔 중반으로 반등, 달러/엔 106대 지지 관심달러/엔이 도쿄시장에서 107엔 선으로 급반등했다.환율이 급락하면서 105엔 선이 시야에 들어오자, 일본 외환당국의 적절한 시점에 개입 발언으로 개입경계감이 확산되는 분위기인데다, 대만 선거 불복종 등 정국혼란으로 아시아 증시 및 통화 전반에 대한 매도세가 확산된 것도 달러/엔 반등에 영향을 미쳤다.전문가들은 일본 회계연도 말을 앞두고 외환당국이 시장에서 쉽게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 105엔 선은 강력하게 저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장중 107.40엔이 상향돌파되면서 손절매수가 유입된 것도 환율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그러나 개입정책이 후퇴하고 있다는 최근 양상을 감안할 때 달러/엔 하락추세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일부 투자자들은 107.50엔 위에서부터 신규 달러 숏 포지션을 구축하기도 했다고 시장 참가자들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도쿄시장에서 107.65까지 상승했던 달러/엔 환율은 런던시장으로 이동하면서 107선이 무너지며 달러/엔 매도 압력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따라서 런던 및 뉴욕시장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환율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이번 주는 주중반까지 주요 거시지표 발표가 없기 때문에 주로 정책당국 관련자들의 발언이 주목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취재본부] 김사헌·이기석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