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차례로 지지선을 무너뜨리며 지난달 급등을 야기했던 시점으로 회귀하고 있다. 글로벌 달러 약세와 매물 부담이 결합, 하락 압력을 넣고 있다. 외환당국의 개입이 이에 맞서고 있지만 시장 분위기는 아래쪽으로 향해 있어 추가 지지선 찾기에 나선 형국이다. 월요일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4.90원 내린 1,186.10원에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달 19일 1,176.80원이후 가장 낮았다. 이날 장중 고점은 1,190.00원, 저점은 지난달 20일 장중 1,181.30원까지 내려선 이후 가장 낮은 1,186.0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4.00원을 기록했다. 9일 기준 환율은 1,187.50원으로 고시된다. 지난주까지 강하게 지지됐던 1,190원이 개장과 함께 무너진 뒤 줄곧 하락 압력에 시달리면서 20여일만에 1,180원대를 경험했다. 그래도 당국은 대규모의 역외선물환(NDF)만기정산분 등 매물 압박에 대처하면서 낙폭 확대를 제한했다. 무엇보다 한일 외환당국의 대응에 신경을 쏟아야 하는 시점이다. 달러/엔 환율이 전저점을 경신하고 계속 하락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양국 당국의 대응 강도에 따라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 하락 압력을 넣었던 NDF만기정산분은 화요일에는 거의 없기 때문에 추가 하락을 견인할만한 변수는 달러/엔. 외국인 주식순매수 등에 따른 매물 부담은 그리 크지 않다. 달러/엔 환율은 8일 뉴욕장에서 107.30엔에 마감, 전날 도쿄장에서 지지선으로 작용하던 107.50엔을 뚫고 내려섰다. 예상보다 부진했던 미 고용지표에 이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9일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당분간 저금리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파다해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졌다. 전반적으로 환율은 전날의 하락 분위기가 유지되는 가운데 지지선 확인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개입에 대한 경계감을 품은 채 1,185원, 1,183원으로 점진적인 추가 하락이 예상되며 위로는 1,190원이 저항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레벨 하향에 대한 시장의 기대, “지지선 확인”지난주 강하게 지지됐던 1,190원이 맥없이 무너진 터라 시장은 전반적인 박스권 하향의 기대감을 품고 있다. 지난달 중순이후 유지됐던 ‘1,190~1,210원’의 박스권은 일단 깨진 상태며 추가 하락 여부에 따라 박스권이 ‘1,170~1,190원’으로 이동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김성순 기업은행 딜러는 “시장 심리는 아래쪽으로 방향을 어느정도 잡아놓은 상태며 위로는 제한돼 1,200원 위는 당분간 어렵게 됐다”며 “화요일 환율은 1,182~1,189원에서 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며 당국 의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김진곤 ABN암로 딜러는 “아래로 좀 더 하락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며 “달러/엔 레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1,183원까지는 가능하며 위로는 1,188원이 막힐 것”으로 예상했다. ◆ 한일 외환당국의 대응 강도 ‘주목’외환당국은 전날 대규모 매물 부담에 대해 일부 흡수하면서 하락 속도를 조절했다. 달러매도에 기운 시장 심리를 제어하는데 공을 들였으며 다음 자세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가 관심사다. 시장 참가자들의 모습은 극히 조심스럽다. 당국이 다시 레벨 끌어올리기식의 고강도 개입에 나설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달러매도 시도는 눈치보기에 시달리게 된다. 무엇보다 전날에 비해 매물 부담이 한결 덜어진 상태임을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거래 범위를 넓게 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고상준 한미은행 딜러는 “한차례 더 밀릴 가능성이 있지만 역외세력도 여기에 베팅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화요일에 픽싱 매물이 없어 당국이 들어올리자고 마음먹으면 언제든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거래범위를 넓게 봐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사실상 차트는 별 의미가 없으며 1,190원과 1,189원이 맥없이 무너져 1,180원대 거래가 주를 이룰 것”이라며 “1,180~1,190원에서 달러/엔과 당국 개입 강도 등을 보며 거래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당국은 일단 달러/엔 환율의 레벨을 주시하면서 시장 포지션 정도 등을 체크하면서 개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NDF개입에 따른 후유증이 시장에 여진을 남기고 있어 개입 여력이 넉넉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있으나 수출에 기댄 경제회복을 바라는 당국으로선 뒤로 물러설 곳이 없다. 당국의 개입이 일시적으로 강화될 소지도 다분한 셈. 김성순 딜러는 “이제 당국은 1,180원을 방어하려고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이 함께 나온다면 1,190원대 복귀 가능성도 일단 열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달러/엔의 하락이 커졌기 때문에 당국의 개입선도 후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점도 고려해야 한다. ◆ 달러 약세 완연, “달러/엔 107.50엔 붕괴” 전날 일 재무성과 일본은행(BOJ)의 거듭된 구두 개입과 닛케이지수 급락에도 불구, 달러/엔은 하락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금리차와 구조적인 미 쌍둥이적자(재정수지+경상수지) 문제는 글로벌 달러 약세의 장기화에 힘을 싣고 있기 때문에 달러표시자산의 매력은 크게 떨어진 상태다. 9일 예정된 FOMC회의에서 경기 판단이 낙관적으로 나올 경우, 달러가 반등할 것이란 견해가 있지만 ‘상당기간’ 저금리 기조의 유지를 계속 천명하면 달러 약세를 추세적으로 돌리기엔 한계가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나 달러 정책의 전환이 드러나기 전까지 달러의 방향을 되돌리기엔 힘이 약하다. 무엇보다 유로화의 경우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는 행진을 펼치고 있으며 엔화의 경우에도 일본 외환당국의 버티기가 버거운 상태임을 입증하고 있다. 8일 뉴욕장에서 유로/달러는 사상 최고를 거듭 경신하면서 한때 1.2239달러까지 치솟은 뒤 1.2216달러에 마감, 직전일 종가인 1.2162달러보다 상승했다. 달러/엔 환율도 장중 107.08엔까지 밀린 뒤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우려로 약간 반등, 107.30엔에 마감, 직전일 종가인 107.65엔보다 하락했다. [뉴스핌 Newspim] 이김준수 기자 jslyd01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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