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의 하방 경직성이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지지선 공방이 치열하다. 일정 레벨에 도달하면 여지없이 파고드는 외환당국의 손길이 시장 심리를 경직시키고 있다. 최근 형성된 박스권의 하단인 1,190원은 당국 의지가 강력하게 발현되는 레벨이다.그런 한편으로 글로벌 달러 약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공급우위의 수급상황이 당국의 개입 경계감과 맞서고 있다. 쉽게 어느 한쪽으로 크게 기울만한 상황이 아니다. 수요일 환율은 전날과 같은 1,195.30원에 마감했다. 이날 장중 고점은 1,199.50원, 저점은 지난달 20일 1,181.30원까지 내려선 이후 가장 낮은 1,190.80원을 기록했다. 하루 변동폭은 8.70원. 4일 기준 환율은 1,194.10원으로 고시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1,190원 언저리에서 경계감이 상당히 짙게 깔려있다고 보고 있다. 전날 1,190원선이 위협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 내려앉자 당국의 고강도 개입이 어김없이 단행돼 환율을 끌어올렸다. 당국의 의중이 어디에 가 있는 지 충분히 알 수 있는 대목. 일부에서는 1,190원을 내주고 1,188원이 확실히 깨질 경우, 다시 1,170원대까지 밀릴 수 있다는 일련의 위기감이 당국을 지배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목요일에는 우선 1,195원에 대한 지지력 테스트가 먼저 선행될 것으로 보인다. 밤새 달러화 약세가 추가 진전된 영향으로 하락 출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 선을 확실히 뚫을 경우 전날 시도했던 1,190원까지의 하락 흐름이 나타날 수도 있다. 반면 외환당국이 호락호락 1,190원을 내 줄 리 만무하고 시장 참가자들도 ‘1,190원 아래로 힘들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있다. 수급상황 등은 하락에 우호적이지만 당국이 이에 맞서 있기 때문에 달러/엔 환율의 움직임이 중요한 이정표다. 일부에서는 1,190원 밑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대체적인 시장 견해는 목요일에 1,190~1,200원의 범위에 무난하게 걸쳐 있다. 1,195원을 경계로 위아래 시소하는 장세가 예상되는 것. 1,200원은 공급우위의 수급상황이나 글로벌 달러 약세가 막아서고 1,190원 아래는 당국이 강력한 뒷받침을 받는 레벨이다. ◆ 외환당국 의지 재확인, “1,190원 아래는 안돼!”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외환당국의 움직임이 환율 등락의 가장 큰 관건임에도 당최 예측이 불가능한 사안이다. 언제 어떤 규모로 나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예상 가능한 일정 레벨 등에 근접했을 때 조심할 수밖에 없다. 특히 당국이 레벨 끌어당기기 개입에 나설 경우 매도에 나설 수 있는 고점 판단이 중요하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래저래 당국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 특정 하락 레벨 접근 시 달러매도는 극히 조심성을 더 띄게 된다. 환율이 1,195원부터 아래로 내려갈수록 개입 경계감은 짙어질 수밖에 없는 것. 당국은 속도조절에 일단 주력하면서 시중 매물 소화가 이뤄진 시점에서 개입을 강화하는 게릴라 전법을 계속 작동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개입에 대한 당국 의중은 “1,190원대 지지, 1,200원대 회복”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정선 신한은행 딜러는 “당국이 개입하기에 좋았다. 그동안 밀렸던 것에 대해 만회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됐었다”며 “당분간 너무 많이 밀린다 싶으면 나오는 방식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200원대로 올라설지 여부는 일단 1,195원이 지켜지는지를 봐야 한다”며 “지켜지면 1,195~1,200원, 그렇지 않으면 1,190~1,195원에서 주거래될 것이지만 넓게는 1,190~1,210원의 박스권이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 매물 부담 지속, “하락 여건” 수급상으로 공급우위가 아직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진단된다. 특히 반등시마다 나오는 매도세를 감안하면 위로 오르는 것도 제한받을 수밖에 없다. 수급만 놓고 보자면 환율이 1,190원을 충분히 밀고 내릴 수 있는 환경. 목요일에도 역외선물환(NDF)만기정산분 등을 비롯, 외국인 주식순매수분, 업체 네고물량 등 하락 압력을 넣는 요인들이 있다. 매물은 쌓이게 마련이고 당국은 이를 소화하는데 여념이 없을 전망. 박운규 농협 딜러는 “목요일 NDF만기정산분이 3억달러에 달하고 업체들도 최근 매도 헤지에 자주 나서 당국이 속도조절을 한다 해도 환율은 완만하게 하락할 것”이라며 “주로 1,192~1,197원에서 주거래될 것 같고 1,191원에 가면 거래를 꺼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곤 ABN암로 딜러는 “업체 네고 등의 매물부담이나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으로 양방향 모두 가능성이 있다”며 “넓게 1,188~1,198원에서 보고 있으며 1,190원에서는 일단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경련의 기업 경기지수(BSI)가 4개월만에 하락하는 등 내수부진에 대한 우려가 계속 남아있음을 감안하면 당국은 매물 흡수를 통해 환율 관리에 계속 치중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 글로벌 달러 약세 지속달러화 약세 분위기는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 고질적인 쌍둥이 적자(재정적자, 경상적자)에 대한우려와 지정학적 위험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화는 미 경제지표의 개선에 대해 무심했다. 미 3/4분기 생산성(확정치)가 추정치와 예상치를 웃돌며 20년 최고 수준을 가리켰음에도 달러는 유로화에 대해 다시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고 엔화에 대해서도 약세였다. 달러/엔 환율은 108.18엔에 마감, 직전일 뉴욕 종가인 108.56엔보다 하락했다. 아직 108~110엔의 박스권에 갇힌 모양새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달러/엔의 전저점(107.51엔) 붕괴여부가 관건으로 지목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김준수 기자 jslyd01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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