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KDI가 8일 올해 한국경제 3.2% 성장을 전망했다.
- 반도체 호황이 수출과 설비투자를 끌어올렸다.
- 하지만 고용·임금·소비 확산은 더뎠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반도체 취업유발 효과 전체 수출의 3분의 1 수준
상반기 실질임금 0.3%↑...가계소득·소비 파급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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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오종원 기자 = 수출 8.7%, 설비투자 7.9%, 경제성장률 3.2%.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올해 한국 경제의 전망치는 화려하다. 하지만 연평균 취업자 수는 지난해보다 11만명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 호황이 성장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고용과 임금, 소비로 온기가 퍼지는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성장률의 높이가 아니라 성장의 구성이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로 반도체 수출과 설비투자가 급증했지만 반도체는 생산액에 비해 일자리를 적게 만드는 자본집약 산업이다. AI 호황이 수출과 기업 실적을 끌어올려도 가계가 체감하는 일자리와 소득 증가로 곧바로 연결되기 어려운 구조다.

◆ 반도체가 끌어올린 3.2% 성장...고용전망은 6만명 하향
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수정 경제전망과 9월 경제동향을 분석한 결과 KDI는 올해 한국 경제가 3.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AI 투자 확대에 힘입어 수출과 설비투자가 각각 8.7%, 7.9% 증가하며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실적에서도 AI 투자 효과는 뚜렷하다. 7월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9% 늘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제조용 장비는 66.0% 증가했다. 8월 통관 수출은 68.7% 늘었고 일평균 반도체 수출액은 가격 급등에 힘입어 216.1% 뛰었다.
생산 증가세도 반도체 주변 산업으로 일부 확산했다. 7월 기계장비 생산은 9.6%, 금속가공은 6.9%, 전기장비는 4.0% 증가했다. KDI는 이들 업종을 AI 인프라 투자와 연관성이 높은 부문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고용 성적표는 성장 지표와 온도 차가 크다. KDI가 예상한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은 11만명으로 종전 전망보다 6만명 낮아졌다. 지난해 취업자가 19만3000명 증가한 것과 비교해도 증가 폭이 크게 줄어든다.

월별 지표도 비슷하다. 지난 7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10만8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제조업 취업자는 6만8000명 감소했고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에서도 4만4000명 줄었다. 20대 고용률은 59.1%로 낮은 수준에서 정체됐다.
KDI는 고용유발 효과가 낮은 반도체 관련 부문에 성장이 집중되면서 높은 성장세가 고용 여건의 뚜렷한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건설업 부진과 비반도체 제조업의 낮은 성장세로 관련 일자리가 감소한 데다 서비스업의 고용 증가 폭도 축소됐다는 분석이다.
◆ 수출 100만달러에 취업자 2.6명...전체 평균의 3분의 1
경제성장과 고용 사이의 연결고리가 약해진 배경에는 산업구조 변화가 있다. 반도체는 대규모 공장과 첨단장비에 대한 투자가 생산량을 좌우한다. 생산과 수출이 늘더라도 고용이 같은 비율로 증가하지 않는다.
한국은행이 소개한 업종별 취업유발계수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 100만달러당 유발되는 취업자는 2.6명이다. 전체 수출 평균인 7.6명의 약 3분의 1에 불과하다. 금속가공은 10.5명, 자동차와 선박은 각각 10.1명으로 반도체의 네 배 수준이었다.
과거에는 수출 증가가 협력업체 생산과 설비투자, 신규 채용, 임금 상승을 거쳐 소비로 이어지는 경로가 비교적 뚜렷했다. 반면 반도체 중심의 수출 구조에서는 생산 증가분 가운데 자본과 기술에 돌아가는 몫이 크다. 수출액이 급증해도 고용과 가계소득에 미치는 효과는 상대적으로 작을 수밖에 없다.
수출과 내수 업종 사이의 격차도 체감경기를 떨어뜨린다. 수출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는 동안 고용 인원이 많은 건설업과 도소매·숙박음식업 등의 회복은 더디다. 수출 호조가 경제 전체로 확산하기보다 일부 산업에 머물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 실질임금에서 막힌 온기...소비 회복도 '완만'
반도체 호황은 국민경제 전체의 소득을 크게 늘렸지만 가계의 구매력 개선으로는 충분히 이어지지 않았다.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보다 3.7% 증가한 반면 국내총소득(GDI)은 반도체 수출가격 상승과 교역조건 개선에 힘입어 15.6% 급증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전체 근로자의 실질임금 상승률은 0.3%에 그쳤다. 국민경제 차원의 소득 증가와 개별 근로자가 체감하는 소득 사이에 간극이 나타난 것이다.
소비 지표도 이를 보여준다. 7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0.8% 감소했다. 월별 변동을 줄인 6~7월 평균 증가율도 1.5%로 올해 1분기 평균인 3.2%를 밑돌았다. 도소매업 생산 증가율은 6월 4.1%에서 7월 0.1%로 축소됐고 숙박·음식점업은 1.0% 감소했다.
KDI는 경기 개선이 가계 전반의 소득으로 충분히 파급되지 못하면서 소비 개선세가 완만한 모습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도 2.3%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보다 0.9%포인트 낮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소득 증가가 고소득층에 상대적으로 집중될 가능성도 소비 파급력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소득 상위 20% 가구의 한계소비성향은 0.12로 전체 평균인 0.18보다 낮았다. 한계소비성향은 소득이 1원 늘었을 때 소비가 얼마나 증가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같은 규모로 소득이 늘어도 고소득층에 집중되면 전체 소비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작다는 의미다.

◆ AI 호황 이후가 더 중요...성장의 폭 넓혀야
AI 호황이 고용과 소비에 아무런 효과를 주지 않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이 임금과 투자, 세수 증가를 거쳐 내수로 확산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KDI도 내수 개선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내년 취업자 증가 폭이 20만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관건은 반도체에서 시작된 성장을 얼마나 넓게 확산하느냐다. 반도체 장비·소재 기업과 지역 협력업체의 참여를 늘리고 AI 투자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생산성 향상이 신규 사업과 일자리로 이어져야 한다. 산업 전환 과정에서 줄어드는 일자리와 새롭게 요구되는 기술 사이의 불일치를 줄이기 위한 재교육도 필요하다.
반도체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경기 변동 위험도 커졌다. KDI는 AI 투자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투자 수요가 위축되거나 다른 생산국과의 경쟁이 심화하면 국내 성장세가 빠르게 둔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3.2% 성장 전망은 한국 경제가 AI 호황의 주요 수혜국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동시에 취업자 증가 폭 11만명은 성장의 과실이 고용과 가계에 전달되는 통로가 좁아졌다는 신호다. AI 호황의 성패는 수출액이나 성장률만이 아니라 그 성장이 얼마나 많은 일자리와 소득으로 바뀌느냐에 달려 있다.
■ 한 줄 요약
AI 투자로 촉발된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올해 3.2% 성장이 예상되지만 낮은 취업유발 효과로 취업자 증가 폭은 11만명에 그칠 전망이다.
jongwon345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