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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⑫미국 의회언어의 질과 민주주의의 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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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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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락 오바마가 금융위기 이후 회복과 책임을 강조했지만, 의회는 정부 권한과 한계를 둘러싼 갈등 언어로 대응했다.
  • 같은 America·responsibility·freedom이 양당에서 서로 다른 현실과 가치로 쓰이며 공통 정치언어가 붕괴됐다.
  • 세계질서 유지를 위한 미국의 부담이 누적되며 국내 분열과 정당성 위기가 심화됐고, 그 귀결로 America First가 등장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세계패권의 절정과 민주주의 언어의 균열(1993–2016)

금융위기 이후 의회의 언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국 경제만 흔든 것이 아니었다. 탈냉전 이후 미국 정치를 지탱해 온 언어에도 균열을 만들었다. 자유시장에 대한 신뢰는 흔들렸고, 정부의 역할을 둘러싼 논쟁은 더욱 첨예해졌다. 경제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곧 미국 정부는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가라는 민주주의의 질문으로 바뀌었다.

버락 오바마는 국가적 위기를 공동의 회복이라는 언어로 설명하려 했다. 대통령 연설에서 반복되는 핵심어는 recovery, responsibility, reform, investment, middle class였다. 경제를 살리는 일은 단순한 경기부양이 아니라 중산층을 다시 세우고 미래에 투자하는 국가적 과제라는 메시지였다.

2010년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 Address)에서 그는 국민에게 이렇게 말했다.

"We don't quit. I don't quit."

"우리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나 역시 포기하지 않습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 뉴스핌]

짧은 문장이었지만 그 안에는 금융위기를 극복하려는 대통령의 정치철학이 담겨 있다. 위기는 국가가 함께 이겨내야 할 시련이며, 정부는 그 회복을 이끄는 공동체의 도구라는 믿음이었다.

그러나 의회의 언어는 대통령이 그리는 회복의 서사와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Congressional Record』 제111대 의회 제2회기에서 「Patient Protection and Affordable Care Act(환자보호 및 부담적정보험법)」과 「Dodd–Frank Wall Street Reform and Consumer Protection Act(도드-프랭크 월가개혁 및 소비자보호법)」을 둘러싼 토론을 살펴보면 반복되는 핵심어는 government, taxpayer, freedom, debt, Constitution, bureaucracy였다. 대통령이 경제위기의 회복을 말할 때, 의회는 정부의 권한과 한계를 말하고 있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금융위기를 시장의 실패로 설명하고자 했다. 규제가 약화된 금융시장이 탐욕과 투기를 키웠고,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제도 개혁이 경제를 다시 안정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같은 위기를 정부 확대의 위험으로 해석했다. 대규모 재정지출과 연방정부의 권한 증가는 개인의 자유를 제약하고 국가부채를 늘리며, 결국 미국 헌법이 보장하는 제한정부의 원칙을 훼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흥미로운 점은 양당 모두 끊임없이 'America'를 이야기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미국은 더 이상 같은 나라가 아니었다. 민주당이 말하는 미국은 위기 앞에서 함께 책임을 나누는 공동체였고, 공화당이 말하는 미국은 정부 권력으로부터 자유를 지켜야 하는 헌정공화국이었다. 같은 단어가 서로 다른 정치적 현실을 가리키기 시작한 것이다.

이 변화는 단어의 차이가 아니라 민주주의 언어의 변화였다. 클린턴 시대 의회가 세계경제 속 미국의 역할을 논쟁했다면, 금융위기 이후 의회는 연방정부의 정당성을 논쟁하기 시작했다. 토론의 중심은 세계화에서 국가로, 국가에서 정부로, 정부에서 개인의 자유로 이동했다. 미국이 세계를 어떻게 이끌 것인가는 점차 의회의 관심에서 멀어졌고, 대신 정부를 얼마나 제한해야 하는가가 정치의 중심 의제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민주주의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과거에는 같은 현실을 놓고 서로 다른 해법을 경쟁했다면, 이제는 현실을 설명하는 언어 자체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대통령은 recovery를 말했고, 의회는 debt를 말했다.

대통령은 investment를 말했고, 의회는 taxpayer를 말했다. 대통령은 responsibility를 말했고, 의회는 freedom을 말했다. 민주주의의 위기는 합의가 사라진 데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공통의 정치언어가 점차 사라지기 시작한 데서 시작되었다.

미국 의회 의사당 전경. [사진=로이터 뉴스핌]

티파티 운동과 세계를 잃어가는 의회의 언어

금융위기 이후 미국 정치의 균열은 더욱 깊어졌다. 대통령은 세계 속 미국의 회복을 이야기했지만, 의회는 미국 내부의 자유와 정부의 한계를 둘러싼 논쟁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2011년 「Budget Control Act of 2011(2011년 예산통제법)」 제정을 둘러싼 부채한도(debt ceiling) 협상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미국 역사상 부채한도 협상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2011년의 논쟁은 단순한 재정정책을 넘어 민주주의 언어 자체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연방정부가 국가부도를 막기 위해 부채한도를 상향해야 하는가를 둘러싸고 의회는 장기간 대립했고, 세계 금융시장마저 미국 의회의 결정을 지켜보아야 했다.

『Congressional Record』 제112대 의회 제1회기 토론을 살펴보면 공화당 의원들은 constitutional government, liberty, taxpayer, Washington spending, future generations를 반복적으로 사용하였다. 연방정부의 지출을 줄이고 헌법이 규정한 제한정부를 회복하는 것이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이라는 논리였다.

특히 티파티(Tea Party, 작은 정부와 재정건전성을 내세운 보수 시민운동)의 영향을 받은 의원들은 워싱턴의 관료주의와 연방정부의 팽창을 미국 자유에 대한 가장 큰 위협으로 규정하였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default, economic recovery, compromise, shared responsibility를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하였다. 국가부도는 미국 경제뿐 아니라 세계경제 전체를 위협하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초당적 타협과 공동의 책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흥미로운 점은 양당 모두 '책임(responsibility)'을 반복해서 사용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같은 단어가 가리키는 의미는 완전히 달랐다.

공화당에게 책임은 정부를 축소하고 국민의 자유를 지키는 것이었고, 민주당에게 책임은 국가가 경제를 안정시키고 공동체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이제 같은 단어조차 더 이상 같은 정치언어가 아니었다. 민주주의의 갈등은 정책의 차이를 넘어 언어의 의미 자체를 둘러싼 논쟁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시카고 로이터=뉴스핌] 20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둘째 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의회 안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었다. 같은 시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지도력을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군사력이 아니라 국제협력과 동맹을 통해 미국의 역할을 다시 세우려 했다. 2015년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 Address)에서 그는 미국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America must always lead on the world stage."

"미국은 언제나 세계무대에서 지도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이 문장은 클린턴이나 부시의 언어와 완전히 단절된 것은 아니었다. 표현은 달라졌지만 미국이 세계질서를 이끄는 국가라는 전제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었다. 다만 그 지도력을 행사하는 방식이 군사력에서 협력과 신뢰로 이동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오바마 시대 의회의 변화는 대통령과 다른 정책을 주장했다는 데 있지 않았다. 민주주의에서 정부와 의회가 서로 다른 해법을 제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정책을 둘러싼 경쟁이 점차 상대를 설득하는 토론보다 상대를 부정하는 언어로 변해 갔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드러낸다.

클린턴 시대 의회가 자유무역의 장단점을 논쟁하고, 부시 시대 의회가 전쟁의 필요성과 한계를 토론했다면, 오바마 시대에는 정부의 규모와 조세, 국가부채, 의료보험을 둘러싼 논쟁이 상대의 정당성 자체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2009년 대통령의 합동회의 연설 도중 공화당 하원의원 조 윌슨(Joe Wilson)이 "You lie!"라고 외친 사건은 이러한 변화가 공개적으로 드러난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이후 의사진행 방해와 극단적 대립은 반복되었고, 정치적 갈등은 의회 밖 국민의 분열과 맞물려 더욱 심화되었다.

그 결과 미국 의회정치는 중요한 국가적 과제에 대해 합의를 만들어 내는 능력을 점차 잃어갔다. 국가부채, 이민, 총기 규제, 의료보험과 같은 문제는 끊임없이 반복되었지만, 갈등은 커질수록 해결은 어려워졌다. 세계는 여전히 미국을 자유세계의 지도국가로 바라보고 있었지만, 미국 내부에서는 그 지도력을 뒷받침할 공통의 정치언어가 약화되고 있었다.

문제는 대통령과 의회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냈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언어가 국민을 설득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상대를 부정하고 타협을 거부하는 언어로 변하면서 민주주의의 작동 방식 자체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미국 워싱턴 D.C.의 연방 의사당 위로 해가 지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패권국가의 역설

냉전 이후 미국은 유일한 초강대국이었다. 클린턴은 자유무역과 세계경제를 통해 미국의 책임을 설명했고, 조지 W. 부시는 자유와 안보를 통해 세계질서를 지키려 했다. 오바마는 협력과 신뢰를 통해 미국의 리더십을 회복하고자 했다. 세 대통령의 언어는 서로 달랐지만 하나의 공통된 전제를 공유하고 있었다. 미국은 국제질서를 유지할 책임과 의무를 가진 국가라는 믿음이었다.

그러나 바로 그 세계적 책임은 미국 내부에 점점 더 큰 비용과 부담을 축적하고 있었다. 미국이 주도한 자유무역 질서는 세계경제를 확대하고 중국의 급속한 성장을 이끌었지만, 미국 인구조사국(U.S. Census Bureau)에 따르면 중국의 WTO 가입 이후 미국의 대중 상품무역적자는 2001년 약 830억 달러에서 2015년 약 3,670억 달러로 급증했다.

또한 2016년 발표된 데이비드 오토어(David Autor), 데이비드 돈(David Dorn), 고든 핸슨(Gordon Hanson)의 '차이나 쇼크(China Shock)' 연구는 중국산 수입 증가가 미국 제조업 고용과 지역경제에 장기적인 충격을 가져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제조업 공동화와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 심화는 중산층의 불안과 보호무역 요구를 키웠으며, 많은 미국인은 세계화의 최대 수혜국이 아니라 그 비용을 부담하는 당사자로 현실을 체감하기 시작했다.

또한 브라운대학교 『Costs of War Project』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이 수조 달러 규모의 전비와 장기적인 재향군인 지원 비용을 초래했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감세정책,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경기부양 정책, 사회보장 및 의료지출 확대가 겹치면서 미국 재무부(U.S. Treasury) 통계 기준 연방정부의 국가부채는 2001년 약 5조 8천억 달러에서 2016년 약 19조 6천억 달러로 증가하였다.

미국, 중국 국기 일러스트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불법 이민과 국경 문제는 국가 정체성 논쟁으로 이어졌고, 총기 폭력과 인종 갈등, 의료보험과 연방정부의 역할을 둘러싼 대립도 더욱 심화되었다. 세계적 책임은 확대되었지만 그에 따른 경제적·재정적·사회적 비용도 함께 누적되었고, 그 부담을 누가 감당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은 점점 더 해결하기 어려워졌다.

세계질서를 유지하는 비용은 계속 증가했지만, 그 비용을 왜 미국 국민이 계속 부담해야 하는가를 설명하는 일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었다.

그 변화는 『Congressional Record』에도 그대로 기록되어 있다. 제111대부터 제114대 의회에 이르기까지 토론의 중심은 세계에서 국내로, 정책에서 정체성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이는 민주주의의 자연스러운 정책 경쟁 때문만은 아니었다.

정책을 둘러싼 경쟁은 점차 상대를 설득하기보다 정당성을 부정하는 언어로 바뀌었고, 타협은 줄어들었으며, 국가적 과제는 반복되었지만 해결은 더욱 어려워졌다. 같은 'responsibility', 'freedom', 'Constitution'이라는 단어도 더 이상 같은 의미를 담지 못했다. 대통령이 '우리(we)'를 말할수록 의회는 '그들(they)'을 말했고, 공통의 정치언어는 점차 사라져 갔다.

이것은 곧 패권국가의 역설을 의미한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였지만, 그 힘을 국내에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점점 합의하지 못하는 나라가 되어 가고 있었다. 이러한 모습은 위르겐 하버마스(Jürgen Habermas)가 말한 '정당성의 위기'를 떠올리게 한다.

국가는 여전히 강력했지만, 그 권력을 행사하는 이유와 방향에 대한 시민적 합의는 점차 약화되고 있었다. 세계는 여전히 미국의 리더십을 기대했지만, 미국 사회는 누구를 위한 국가이며 무엇을 먼저 해결해야 하는가를 두고 공통의 언어를 잃어가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2016년의 "America First"는 이러한 변화의 출발점이 아니었다. 그것은 20여 년 동안 세계적 책임과 국내의 부담이 충돌하고, 그 갈등을 조정할 정치언어가 점차 힘을 잃어가면서 나타난 역사적 귀결이었다. 다음 장은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한다. 세계의 패권국가는 왜 자국민에게 "먼저 미국"을 약속해야 하는 나라가 되었는가.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사진=뉴스핌 DB]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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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백 약발' 하루 만에 주춤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국채 수익률이 20일(현지시간) 전날의 급락분 일부를 되돌리며 다시 상승했고, 미 달러화도 장 초반 약세에서 벗어나 소폭 반등했다. 미 재무부가 장기 국채시장 안정을 위해 바이백(환매) 규모를 최소 두 배로 확대하고 추가 확대 가능성까지 시사했지만, 시장에서는 미국의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높일 수 있다는 경계감이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미국의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 40조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재무부가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할 경우 재정 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국채 대신 달러화 약세로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날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5bp(1bp=0.01%포인트) 상승한 4.698%를 기록했다. 30년물 수익률은 4.4bp 오른 5.238%,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0.9bp 상승한 4.188%를 나타냈다.  미 달러화.[사진=로이터 뉴스핌] 앞서 미 재무부는 전날 10~30년 만기 장기 국채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소 40억달러로 두 배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에 대한 우려로 장기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자 시장 안정에 나선 것이다. 발표 직후 10년물과 20년물,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큰 폭으로 하락했고 글로벌 국채 매도세도 진정됐다. 그러나 하루 만에 국채 수익률이 다시 상승하면서 재무부 조치의 효과가 지속될지를 둘러싼 의문이 커졌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국채 바이백 규모가 당초 발표한 40억달러보다 더 커질 수 있다며 추가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국채 수익률이 기초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미국 금리·모기지 거래 책임자인 마이클 로리지오는 베선트 장관의 발언보다는 국제유가 상승이 이날 국채 수익률 반등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면 연준이 더욱 매파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지원하는 국가를 상대로 "경제 전쟁(economic warfare)"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시작한 이란과의 전쟁으로 원유 공급망이 충격을 받은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를 다시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물가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높아졌다. 미국 5년물 물가연동국채(TIPS)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날 2.289%에서 2.338%로 상승했다. 10년물 TIPS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345%를 기록해 시장이 향후 10년간 미국의 물가상승률을 연평균 약 2.3%로 예상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날 실시된 90억달러 규모의 30년 만기 TIPS 입찰에서는 응찰률이 2.8배를 기록해 최근 추세와 비슷한 수준의 수요가 확인됐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건을 소폭 웃돌며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외환시장에서도 재무부의 바이백 정책을 둘러싼 평가가 이어졌다. 전날 바이백 확대 발표 직후 급락했던 달러화는 이날 장 초반 하락분을 만회하고 소폭 상승했다. 엔화와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06% 상승한 98.89를 기록했다. 유로화는 0.01% 하락한 1.1676달러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장중 한때 1.171달러까지 올라 5월 1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화는 달러 대비 0.6% 하락한 달러당 159.12엔을 나타냈다. 달러/원 환율은 한국 시간 21일 오전 7시 기준 전장 대비 6.92% 하락한 1394.80원에 거래됐다. 시장에서는 재무부가 장기 국채 수익률 상승을 억제할 경우 미국의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가 달러화 약세로 옮겨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금리가 재정적자 확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면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시장의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시장에서 이른바 '통화가치 희석 거래(debasement trade)'로 불린다. 정부 부채 확대와 통화가치 하락에 대비해 투자자들이 금이나 비트코인 등 대체 가치저장 수단으로 이동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CIBC 캐피털마켓의 세라 잉 외환전략 책임자는 "이는 베선트 장관이 시장을 시험하고 시장이 이에 맞서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발표가 더 나올 수 있지만 적어도 현재로서는 시장이 이를 그다지 신뢰하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향후 금리 경로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날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 내부의 우려가 한층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정책위원들이 금리 인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었으며 '많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인 2%를 향해 둔화하지 않을 경우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금리선물 시장은 현재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약 35% 반영하고 있으며, 12월까지 한 차례 이상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67%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달 말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예정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연설에서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추가 단서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5% 상승한 7만2524.54달러까지 오르며 6월 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정적자 확대와 통화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체 가치저장 수단에 대한 수요가 다시 부각됐다. koinwon@newspim.com 2026-08-21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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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주 상폐' 중견기업들 비상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동전주 퇴출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중견기업 오너들이 주가와 시가총액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주주환원 확대는 물론 유상증자와 주식병합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주가 부양과 상장 유지에 나서는 모습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식병합 등 단순한 주당 가격 인상만으로는 상장폐지 위험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결국 실적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와 시가총액 확대가 뒤따르지 않으면 상장 유지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상폐 위기 몰린 중견기업, 주식병합·자사주 매입으로 전방위 방어 21일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의 상장 유지 요건 강화로 퇴출 위기에 몰린 중견기업들이 주식병합과 주주환원 등 주가 방어책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인 가격 인상이라는 임시방편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한 만큼, 실적 개선과 시가총액 증대가 수반되지 않으면 상장폐지를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인포그래픽=이석훈 기자] 퇴출 위기에 몰린 기업들이 가장 빠르게 꺼내 든 카드는 주식병합이다. 여러 주식을 하나로 합치면 기업가치나 시가총액 변동 없이 주당 가격을 병합 비율만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에 관리종목 지정 대상이 된 36개 종목 가운데 15개는 주식병합을 예고했다. 한화투자증권에 의하면 상장폐지 개혁안이 발표된 지난 2월 12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추진된 액면병합은 276건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3배 급증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액면가 500원, 주가 300원인 기업이 액면가를 2000원으로 병합하면 주가가 1200원이 되면서 동전주 요건을 피할 수 있다"며 "정부가 상장폐지 개혁 방안에 동전주 요건을 신설하면서, 이를 피하고자 많은 기업들이 주식병합을 단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유지 시가총액 기준에 대응하기 위한 증자도 주요 수단으로 꼽힌다. 당초 2027년 200억원, 2028년 300억원으로 상향 예정이던 코스닥 시총 기준은 제도 개편에 따라 2026년 7월 200억원, 2027년 1월 300억원으로 가용 시점이 조기 적용됐다. 플레이그램처럼 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달한 자금이 실제 사업 성과와 현금창출력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상장 유지의 관건이다. 주주환원 확대 역시 오너들이 선택하는 주요 방어 수단이다. 티쓰리는 오너 일가 주도로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를 목표로 제시하며 자본 효율성 제고를 공식화했다.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는 주주 가치를 높여 시장의 저평가 인식을 해소하는 데 유용한 카드가 된다. 특히 지배주주가 승계 과정까지 고려해 특정 시기에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집중할 경우, 주가 방어와 지배구조 안정화를 동시에 노린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상장폐지 기준이 강화되면서 퇴출 위기에 몰린 기업들이 주식병합이나 증자, 자사주 매입 등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동원해 주가와 시가총액 방어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 "주식병합만으론 상폐 못 면해"…체질 개선·실질 대책 시급 문제는 이러한 조치가 실질적인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때다. 주식병합은 기업가치를 바꾸지 못하고, 증자는 지분 희석과 재무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 역시 이익과 현금흐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일회성 부양책에 그친다는 한계가 뚜렷하다. 이에 업계에서는 단기적인 주가 부양보다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 채 장부상 자본만 늘리는 조치는 임시방편에 불과한 만큼, 비용 절감과 사업 재편 등 실질적인 체질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제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병합을 실시하더라도 시가총액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상장폐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더구나 정부가 일시적 주가 부양을 통해 상폐를 회피할 수 없도록 세부 적용 기준과 시장 감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도 "주식 병합만으로는 상폐를 면하기 어렵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대주주의 출자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을 통해 주식 가치를 올려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tpoemseok@newspim.com 2026-08-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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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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