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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⑧미국 의회언어의 질과 민주주의의 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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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루먼은 1947일 그리스·터키 원조를 요청했다
  • 의회는 원조 범위와 민주성, 군사한계를 따졌다
  • 1948일 마셜 플랜을 수정해 유럽 자립을 도왔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민주주의의 무기고에서 교육·문화·국방·과학기술 초강대국으로(1933–1992)

승전국에서 자유세계의 지도국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정치언어는 승리와 동원의 언어에서 경제재건, 공산주의 봉쇄, 집단안보의 언어로 이동했다. 유럽의 경제적 붕괴가 정치적 급진화와 공산주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미국은 마셜 플랜을 추진했고, 1949년 북대서양조약기구를 창설했다.

1947년 3월 12일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의회 합동연설에서 그리스와 터키에 대한 원조를 요청하며 냉전을 두 정치적 생활양식의 대립으로 설명했다.

"At the present moment in world history nearly every nation must choose between alternative ways of life. The choice is too often not a free one. One way of life is based upon the will of the majority, and is distinguished by free institutions, representative government, free elections, guarantees of individual liberty, freedom of speech and religion, and freedom from political oppression."

"세계사의 현시점에서 거의 모든 국가는 서로 다른 생활양식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선택은 너무나 자주 자유로운 선택이 되지 못합니다. 한 가지 생활양식은 다수의 의사에 기초하며, 자유로운 제도와 대의정부, 자유선거, 개인의 자유에 대한 보장, 언론과 종교의 자유, 정치적 억압으로부터의 자유를 특징으로 합니다."

미국 해리 트루먼 대통령 [사진=위키미디어 공용]

트루먼은 이어 미국이 "무장한 소수집단이나 외부의 압력에 의한 예속 시도에 저항하는 자유로운 국민"을 지원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그리스와 터키에 대한 개별 원조는 이 연설을 통해 자유로운 정치질서를 방어하는 일반적 원칙으로 확대되었다.

대통령이 새로운 냉전시대의 해법을 제시했다면, 의회는 그 원칙이 실제 국가정책으로 지속될 수 있는지를 검토하는 헌법적 심의기관의 역할을 맡았다.

트루먼은 자유로운 국민을 지원하는 것이 미국의 책임이라고 선언했지만, 의원들은 해외 원조의 규모와 기간, 행정부의 재량권, 원조를 받는 정부의 정치적 성격, 미국 납세자가 감당해야 할 부담을 구체적으로 따졌다. 대통령의 연설이 위기의 의미와 국가적 방향을 제시하는 언어였다면, 의회의 토론은 그 방향을 법률·예산·감독의 기준으로 전환하는 언어였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1947년 5월 9일 하원의 그리스·터키 원조법안 심의였다. 이날 하원은 두 나라에 모두 4억 달러의 경제·군사 원조를 제공하고 미국의 민간·군사 고문단을 파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심의했다.

찬성 의원들은 영국이 더 이상 그리스와 터키를 지원할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마저 물러서면 동부 지중해 지역의 정치적 공백이 소련의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대 의원들은 미국이 개별 국가의 내전과 권위주의 정부를 지원하면서 세계의 모든 분쟁에 개입하는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법안은 이날 찬성 287표, 반대 107표로 하원을 통과했다.

이 토론에서 특히 중요한 쟁점은 원조의 범위와 군사개입의 한계였다. 월터 저드(Walter Judd) 의원은 미국이 그리스와 터키에 파견할 군사요원이 점령군이나 전투병으로 복무할 수 없다는 제한을 법문에 명시하자는 수정안을 제출했다.

이는 경제·군사 원조가 미군의 직접 참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시도였지만, 수정안은 70대 122로 부결되었다. 원조액을 4억 달러에서 2억 달러로 줄이자는 수정안과, 미국이 행동하기 전에 이 문제를 60일 동안 유엔에 맡기자는 수정안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원은 원조를 받는 그리스 정부의 정치적 성격도 따졌다. 헬렌 개해건 더글러스(Helen Gahagan Douglas) 의원은 그리스 정부가 정치범을 사면하고 1년 안에 선거를 실시하도록 요구하는 수정안을 제안했다. 마이크 맨스필드(Mike Mansfield) 의원은 그리스의 조세제도를 재검토하도록 의무화하려 했다. 두 수정안은 채택되지 않았지만, 이 논의는 공산주의 봉쇄라는 명분이 수원국 정부의 인권침해와 경제적 불평등을 묵인하는 백지위임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을 보여주었다.

미국 의회에서 '트루먼 독트린'을 선언하는 트루먼 대통령 [사진=위키미디어 공용]

두 번째 대표 사례는 1948년 3월 31일 하원의 유럽부흥계획, 곧 마셜 플랜 심의였다. 트루먼 행정부는 전쟁으로 파괴된 유럽의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16개국에 장기적인 원조를 제공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하원 외교위원회는 행정부가 처음 제안한 약 68억 달러의 15개월 계획을 그대로 승인하지 않고, 원조 규모와 기간, 유럽 국가들의 자구노력, 행정부에 대한 의회 감독 조항을 수정했다. 최종 법안은 첫해 약 53억 달러를 승인하는 내용으로 조정되었으며, 하원은 3월 31일 이를 찬성 329표, 반대 74표로 가결했다.

이날의 핵심 의제는 유럽을 단순히 구호할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존립할 수 있는 경제공동체로 재건할 것인가였다. 찬성 의원들은 유럽의 공장과 농업, 통화와 무역체제가 회복되지 않으면 빈곤과 정치적 혼란이 공산주의의 확산을 촉진하고, 결국 미국의 수출시장과 안보에도 위협이 된다고 주장했다.

반대 의원들은 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미국 납세자가 장기간 유럽의 부담을 떠맡는 것은 과도하며, 대규모 원조권한이 행정부와 새로운 대외원조 관료기구에 집중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의회가 확정한 법률의 목적조항에는 이러한 토론의 결과가 반영되었다. 유럽의 경제혼란은 국경 안에 머무는 문제가 아니며, 자유로운 제도와 진정한 독립은 건전한 경제조건 위에서만 유지될 수 있다고 의회는 선언했다. 동시에 원조의 최종 목적을 영구적인 미국 의존이 아니라 유럽 국가들이 생산과 무역을 확대하고 재정안정을 회복해 특별한 외부지원 없이 자립하는 데 두었다.

이 두 차례의 하원 토론은 초기 냉전기 미국 의회의 역할을 잘 보여준다. 1947년 그리스·터키 원조안에서는 공산주의 팽창을 저지해야 한다는 전략적 필요와 대통령의 군사개입 권한, 수원국 정부의 민주성 사이의 긴장이 논의되었다. 1948년 마셜 플랜에서는 유럽의 재건을 미국의 안보와 경제에 연결하면서도, 원조가 자립을 촉진하는지, 비용과 행정권한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가 심의되었다.

이 과정에서 의회가 물은 것은 단순히 대통령의 정책에 찬성할 것인가 반대할 것인가에 그치지 않았다. 미국이 세계의 모든 분쟁을 책임져야 하는가, 경제 원조가 수원국의 자립을 촉진할 것인가 아니면 장기적인 의존을 낳을 것인가, 공산주의를 저지한다는 명분이 권위주의 정부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원으로 변질될 위험은 없는가를 구체적인 수정안과 예산, 보고의무와 감독조항으로 검토했다.

이는 초강대국의 힘도 공개토론과 권력분립, 도덕적 조건과 재정적 책임 아래 행사되어야 한다는 미국 민주주의의 방향을 보여주었다.

6·25 전쟁 관련 법안 및 문서에 서명하는 트루먼 대통령. [사진= Keystone-France / Gamma-Keystone via Getty Images]

한국전쟁과 냉전 질서의 고착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의 남침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공산권의 무력팽창이 실제 전쟁으로 나타난 첫 사례였다. 트루먼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근거로 6월 27일 공군과 해군의 지원을 명령하고, 6월 30일에는 지상군 투입을 승인했다. 침공에서 지상군 투입까지 불과 닷새가 걸릴 만큼 결정은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의회는 트루먼 대통령의 군사조치를 대체로 지지하였다. 1950년 6월 27일 하원 본회의(『Congressional Record』, vol. 96, pp. 9261–9305)에서는 북한의 남침을 유엔 집단안보체제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규정하며 대통령의 조치를 지지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동시에 대통령이 의회의 선전포고 없이 군사행동을 개시할 수 있는지에 대한 헌법적 논쟁은 비토 마르칸토니오(Vito Marcantonio) 의원의 문제 제기와 이후 상원의 로버트 태프트(Robert A. Taft)의 토론을 거치며 본격적으로 전개되었다.

트루먼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하원의장 샘 레이번(Sam Rayburn), 하원 다수당 원내대표 존 W. 매코맥(John W. McCormack), 하원 외교위원장 존 키(John Kee), 하원 군사위원장 칼 빈슨(Carl Vinson), 공화당 중진 찰스 이턴(Charles A. Eaton)과 듀이 쇼트(Dewey Short) 등 양당 지도자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한국에서 취한 군사조치를 설명하였다. 존 키의 역할은 우선 이 행정부·의회 지도부 협의 과정에서 확인된다.

하원 다수 의원은 북한의 남침을 유엔 집단안보체제에 대한 첫 중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였다. 한국을 방어하지 않는다면 유엔의 권위가 약화되고, 공산주의 세력이 다른 지역에서도 무력을 이용해 국경과 정치질서를 변경하려 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대통령의 군사조치는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뉴욕주의 미국노동당 소속 비토 마르칸토니오(Vito Marcantonio) 의원은 같은 날 하원 본회의에서 의회의 전쟁권을 문제 삼았다. 그의 발언은 『Congressional Record』 제96권 9268쪽에 기록되어 있다.

"When we agreed to the United Nations Charter, we never agreed to supplant our Constitution with the United Nations Charter."

"우리가 유엔헌장에 동의했을 때, 유엔헌장으로 미국 헌법을 대체하는 데 동의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중공군 개입 이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트루먼 대통령 (1950년 12월 16일). [사진=Photo 12 / Universal Images Group via Getty Images]

마르칸토니오는 이어 전쟁을 결정할 권한이 국민의 대표기관인 의회에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그의 핵심 문제 제기는 유엔의 결의나 대통령의 군 통수권이 헌법상 의회의 선전포고권을 대신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매우 소수의 반대였지만, 한국 방어의 필요성과 전쟁개시 절차의 합헌성은 서로 구분해 심의해야 한다는 점을 제기한 발언이었다.

따라서 한국전쟁 초기의 의회논쟁은 단순한 찬전과 반전의 대립이 아니었다. 다수 의원은 공산주의의 무력팽창을 저지하고 유엔의 집단안보체제를 지켜야 한다는 국제적 책임을 강조했고, 마르칸토니오를 비롯한 소수는 그러한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대통령이 의회의 명시적 승인 없이 전쟁을 시작하는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논쟁은 이후 베트남전쟁을 거쳐 1973년 「전쟁권결의」로 이어지는 미국 헌정사의 장기적 쟁점이 되었다.

전쟁이 장기화하고 중국군이 참전한 뒤 미국 의회의 논점은 침략 저지에서 확전 방지와 전후 질서의 설계로 이동했다. 의회는 대한민국을 방어하고 유엔의 권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중국 본토나 소련과의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제한전 원칙은 1951년 맥아더 해임 논쟁과 휴전 논의를 거치며 더욱 분명해졌다.

정전 이후에는 이승만 대통령의 강력한 안보 보장 요구와 미국의 협상이 맞물리면서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되었고, 미국 의회는 군사원조와 경제원조 예산을 지속적으로 승인하였다. 이는 전후 대한민국의 안보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한편, 사회기반시설 복구와 산업 재건, 교육 확대를 가능하게 하는 재정적 기반이 되었다.

한국의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은 한국 국민의 노력과 정부의 정책이 결정적 역할을 하였지만, 그 출발점에는 미국 의회의 지속적인 군사·경제 지원과 한미동맹이라는 국제적 안전망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러한 정책은 대통령의 일방적 결정이 아니라 의회의 공개토론과 예산심사를 거쳐 제도화되었다. 특히 하원은 ▲1950년 6월 27일 북한의 침략과 유엔의 대응을 둘러싼 긴급토론(『Congressional Record』, House Proceedings, Vol. 96, 81st Congress), ▲1951년 맥아더 해임 이후 확전 여부와 문민통수를 둘러싼 합동청문회(Senate Committees on Armed Services and Foreign Relations Hearings, Military Situation in the Far East),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과 한국 원조 예산 심의를 통해 미국의 대한정책을 지속적인 국가정책으로 발전시켰다.

이러한 의회의 토론은 냉전기 미국이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지도국으로서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가를 논의한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사진=뉴스핌 DB]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달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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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에 도전한 새 비만약 '에페' 가격은?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한미약품의 국산 비만 신약 '에페'가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86%를 장악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 뛰어든다. 후발주자인 만큼 자체 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과 국내 환자 임상 데이터, 기존 병·의원 영업망을 앞세워 선발 제품 중심의 처방 시장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관건은 가격 이외의 경쟁력을 실제 처방 전환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높은 인지도와 장기간의 처방 경험을 쌓은 데다 대표 임상에서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제시했다. 에페가 연매출 1000억원 목표를 달성하려면 가격에 민감한 신규 수요를 확보하는 동시에 기존 GLP-1 치료제 사용자의 선택까지 끌어와야 한다. 1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오는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목표로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허가 이후 연내 출시가 목표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 가격 경쟁력 갖췄지만…출시 이후 기존 제품 인하 변수 에페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주 1회 투여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다. 약물이 체내에서 오래 작용하도록 한 한미약품의 지속형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에페가 진입할 시장은 이미 선발주자 중심으로 2강 구도가 형성돼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4년 2426억원에서 지난해 8195억원으로 1년 만에 3배 이상 확대됐다. 이 중 위고비와 마운자로 판매액은 각각 4833억원, 2209억원으로 두 제품이 전체 시장의 약 86%를 차지했다. 후발주자인 에페가 내세운 무기는 가격이다. 한미약품은 최종 공급가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4주 투약 기준 10만원대 가격이 거론된다. 현재 위고비의 시작용량인 0.25㎎의 4주분 공급가는 21만6000원, 마운자로의 시작용량인 2.5㎎은 27만8000원 수준이다. 한미약품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배경에는 자체 생산체제가 있다. 회사는 경기도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에페를 직접 생산한다. 외부 생산 의존도를 낮춰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가격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가격만으로 선발주자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출시된 비만치료제인 위고비는 마운자로의 국내 출시를 앞둔 지난해 용량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면서 시작용량 공급가를 기존 37만2000원에서 21만6000원으로 약 42% 낮췄다. 경쟁 제품 등장에 맞춰 선발주자가 가격을 조정한 전례가 있는 만큼 에페 출시 이후 추가 가격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만치료제의 핵심 경쟁력은 체중 감량 효과다. 한미약품이 공개한 에페 임상 3상 40주차 중간 결과에서 평균 체중 감소율은 9.75%였다.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환자는 79.42%, 10% 이상은 49.46%, 15% 이상은 19.86%였다. 선발 제품들은 글로벌 임상에서 더 높은 체중 감소율을 제시했다. 위고비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1961명을 대상으로 한 STEP 1 임상에서 68주 투여 후 평균 체중이 14.9% 감소했다. 체중이 5% 이상 줄어든 환자는 86.4%, 10% 이상은 69.1%, 15% 이상은 50.5%였다. 마운자로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2539명을 대상으로 한 'SURMOUNT-1' 임상에서 72주 후 평균 체중 감소율이 5mg 투여군 15.0%, 10mg 19.5%, 15mg 20.9%로 나타났다. 15mg 투여군에서는 70.6%가 체중을 15% 이상 줄였고, 56.7%는 20% 이상 감량했다. 다만 에페와 위고비, 마운자로의 임상은 투약 기간과 대상 환자, 용량과 시험 설계 등이 달라 체중 감소율을 단순 비교해 우열을 판단하기에 한계가 있다. 현재 공개된 에페의 임상 수치는 40주차 3상 중간 결과다. 한미약품 비만 신약 '에페' 로고 [사진=한미약품] ◆ 국내 환자 448명 임상으로 차별화, 브랜드·시장 경험은 숙제 이에 한미약품이 강조하는 에페의 차별점은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직접 확보한 임상 데이터다. 에페 임상 3상은 국내 성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위고비 역시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 환자 대상 임상을 진행했지만 에페는 3상 전체를 국내 비만 환자로 구성했다. 한미약품은 국내 환자로 구성된 임상을 통해 한국 진료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운다. 다만 국내 환자 대상 임상이라는 사실 자체가 기존 치료제보다 높은 효능이나 안전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임상에서 체질량지수(BMI) 30㎏/㎡ 미만 여성 환자의 평균 체중은 12.20% 감소했다. 한미약품은 이를 토대로 고도비만 환자뿐 아니라, 비만도가 낮거나 장기적인 체중 관리가 필요한 환자까지 처방 수요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은 에페가 GLP-1 비만치료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구역과 구토 등 위장관계 이상반응이 기존 제품 대비 낮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구역과 구토는 비만치료제의 투약을 중단하게 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경험에 있어서는 선발주자의 우위가 뚜렷하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각각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라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의 제품으로, 해외에서 이미 대규모 판매와 처방 경험을 축적했다. 환자들의 실제 사용 경험과 장기 데이터가 쌓였다는 점도 후발주자인 에페가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부분이다. 반면 한미약품은 국내 병·의원을 대상으로 구축한 영업망과 자체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기존 영업망을 치료제 처방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할 변수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약품은 에페를 연 매출 1000억원 이상 품목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등 회사가 내세운 강점을 처방 확대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페는 가격과 국내 환자 대상 임상 데이터에서 차별화 요소가 있지만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높은 인지도와 처방 경험을 확보한 제품"이라며 "후발주자인 만큼 실제 진료 현장에서 의사와 환자의 선택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느냐가 시장 안착의 관건"이라고 봤다. sykim@newspim.com 2026-09-1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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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일정 최소화 '18일 회견' 준비 몰두 [서울=뉴스핌] 김미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17일 공식 일정을 최소화하고 회견 준비에 몰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부터 3일간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을 하고 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주재하며 외교 일정으로 숨가쁘게 지냈다.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 일정을 18일로 정한 것도 외교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하루 정도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통상 목요일에 열던 수석보좌관회의도 없이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을 접견하는 일정만 소화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녁 기자회견에서 주택공급을 위해 재건축·재개발도 속도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사진=청와대]  ◆청와대 "국민이 궁금한 국정 현안, 진솔하게 소통할 것" 이 대통령은 비롤 사무총장 접견 외 나머지 시간은 회견 준비에 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참모들에게서 분야별 핵심 쟁점과 추진 방향을 보고받고 예상 질문을 추려 답변을 거듭 다듬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견은 18일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다. 모두발언과 질의응답, 마무리 발언을 합쳐 90분가량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기자회견에는 내·외신 기자 150여 명이 참석한다. 질의응답은 정치·외교와 정책·경제 두 분야로 나눠 주제 제한 없이 진행하고 실시간 국민 댓글도 소개한다. 청와대는 회견 제목을 수식어 없이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으로 정했다. 회견장 배경막에는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라는 문구를 건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확고한 개혁 의지와 민생 최우선 국정 기조, 더 단단한 국민 통합의 메시지를 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이 궁금해하고 듣고 싶어 하는 국정 현안을 진솔하고 충실하게 소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건주 기자 = 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이재명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대체불가 대한민국'이 생중계되고 있다. 2026.06.08 kunjoo@newspim.com ◆연임·공소취소·파병 정치 현안에 부동산·증시 민생 현안 산적  회견의 관심은 산적한 현안에 이 대통령이 과연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인지다. 특히 공소 취소와 연임 헌법 개정(개헌) 논란은 피할 수 없는 질문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9월 중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을 줄지가 핵심 쟁점이다.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를 앞장서 주장했던 김승원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고 민주당 주도로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됨에 따라 야권의 공세는 더 거세졌다. 인사 검증 문제에 대한 언론의 질의도 예상된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자진사퇴했고 김승원 후보자는 '식약처 청탁 의혹'에 휩싸였다. 미국 요청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와 대미 투자 협상 관련 질문도 이 대통령에게는 고난도 문제다.  민생 현안으로는 부동산이 첫손에 꼽힌다. 정부는 취임 후 8·13 대책을 포함해 6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한국부동산원 집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 가격이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83주 연속 올랐다. 문재인 정부 시절 세운 최장 기록(85주)에 바짝 다가섰다. 강남 3구 집값은 약세로 돌아섰지만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값이 오르고 전세 매물 품귀와 월세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정책 효과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6.08 [사진=청와대] ◆이 대통령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이번엔 어떤 답 낼까 이 대통령이 앞서 일부 현안에 짧게 입장을 밝히기는 했지만 대체로 원론적 언급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  연임 개헌 논란을 두고는 프랑스 국빈방문 중이던 지난 9일(현지시간) 파리 동포 오찬간담회에서 "(대통령)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했다. 취임 초 해외 순방을 자주 다니는 이유를 설명하는 차원의 언급이었지만 연임 논란을 의식한 우회적 입장 표명이라는 해석이다.  공소 취소와 관련해서는 지난 6월 8일 진행한 취임 1주년 회견에서 "(조작기소 여부의) 진상 규명은 해야 한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당시 공소 취소 특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결론적으로 법과 상식대로 하면 된다"며 "최소한의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뭔가 문제는 있어 보인다. 주관적 판단은 있지만 객관적으로도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것이 꽤 많다"며 "잘못된 게 있으면 바로 잡고 없으면 그냥 놔두면 된다. 잘못됐으면 취소하고 잘못된 게 아니면 놔두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공소가 잘못됐으면 바로 잡아야 한다는 취지의 설명이었다.  ◆여권에서도 "공소취소·연임 명확한 입장 내야" 목소리 강해   야권뿐 아니라 여권에서도 이 대통령이 민감한 현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자회견이 의미가 있으려면 그동안의 오만과 무능부터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부동산과 이란 파병 문제 등 모든 정책에서 국정 기조 대전환을 선언하고 국민이 납득할 분명한 답을 내놓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기자회견은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고 국정 현안을 두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소통의 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공소 취소는 정무적이고 정치적인 문제이니 대통령이 언급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여권의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이 연임 개헌이나 공소 취소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면 향후 국정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6.08 [사진=청와대] ◆9주 연속 지지율 하락…추석 전 기자회견, 반등 할까  이번 기자회견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열리는 만큼 지지율 반등의 분수령으로 꼽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4일 공개한 9월 2주차 주간동향(에너지경제신문 의뢰, 7~11일, 무선 자동응답 방식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을 살펴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9주 연속 하락해 취임 후 최저치인 33.8%였다. 부정평가는 63.3%로 처음 60%대에 올라섰다. 리얼미터는 외교 행보에도 개각 인선 논란과 호르무즈 파병 검토, 부동산 정책 불확실성이 겹친 데다 진보층과 20대 이탈이 더해진 것을 하락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한국갤럽이 17일 발표한 '2026 대한민국 신뢰도 조사'(시사IN 의뢰, 6~8일, 유선전화와 휴대전화 무작위 전화걸기 전화면접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이 정치인 중 2위로 내려앉았다. 이 대통령은 2021년 이후 해당 조사에서 줄곧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 1위였다. 올해 조사에서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게 1위를 내줬다.  이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는 '신뢰한다' 35.9%, '불신한다' 50.4%였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51.2%, 불신한다는 응답이 34.1%였다. 신뢰와 불신의 국민 평가가 1년 만에 뒤집어졌다.  the13ook@newspim.com 2026-09-1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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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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