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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⑫스웨덴 의회의 담론수준과 민주주의 설득의 질 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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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테뉴는 화를 다스리는 언어 절제를 강조했다.
  • 스웨덴 의회는 리토테스 환유 은유 등 수사법으로 갈등을 설득했다.
  • 1922년부터 1941년 위기까지 반복된 언어 습관이 민주주의를 지켰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벼랑 끝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토론의 질
1920-1945년 스웨덴 국회, 릭스다그가 구축한 설득의 아키텍처

분노의 파토스를 다스리는 로고스: 몽테뉴의 수상록

16세기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드 몽테뉴(Michel de Montaigne)는 그의 저서 《수상록(Essais)》에서 인간의 정념 중 가장 파괴적인 것으로 화(Anger)를 꼽았다. 그는 화가 난 상태에서 내뱉는 언어는 진실을 담는 그릇이 아니라, 영혼을 좀먹는 질병의 발로라고 보았다. 몽테뉴에게 언어의 절제는 단순히 예의를 차리는 행위가 아니었다. 그것은 자신의 내면을 통제하고 이성의 지배권을 회복하려는 치열한 철학적 투쟁이었다. 그는 채찍을 휘두르기 전에 잠시 멈추라고 조언했다. 그 멈춤의 찰나에 이성이 개입할 틈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몽테뉴의 성찰은 현대 민주주의의 심장인 의회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의회는 본질적으로 갈등이 집약되는 장소이다. 서로 다른 가치와 이익이 충돌할 때 의원들의 감정은 요동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정념(Pathos)의 파도가 의사당을 덮칠 때 민주주의는 위태로워진다.

우리는 앞선 연재를 통해 의회의 언어가 어떻게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는지 목도했다. 바이마르 공화국 의회는 인신 공격과 비논리적 선동이 난무하는 언어적 내전 속에서 스스로 자멸의 길을 걸었다. 반면 영국의 웨스트민스터는 고유의 의회 담론 전통을 통해 민주주의의 뼈대를 지켜 냈다. 이처럼 민주주의의 견고함은 헌법 조항의 완결성이 아니라, 그 제도를 지탱하는 의회 토론의 질에서 결정된다.

그렇다면 인류 역사상 가장 안정적이고 신뢰받는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인 스웨덴의 의회는 어떤 언어를 사용했을까? 1809년 입헌 군주제 헌법 도입 이후 단 한 번의 헌정 중단 없이 세계 최고 수준의 민주주의의 질을 구축해 온 비결은 바로 그들의 의회, 릭스다그(Riksdag)의 의회록에 숨어 있다.

스웨덴 의회(Sveriges Riksdag, 릭스다그) [사진=위키미디어 공용]

상대를 파괴하지 않는 언어의 안전핀: 1922년의 리토테스

1920년대 스웨덴 의회는 보통 선거권이라는 현대적 제도의 옷을 입었으나 현실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당시 스웨덴은 알코올 판매 금지를 둘러싼 도덕적 내전과 노동 운동의 격화라는 거센 파도에 직면해 있었다. 동시대 독일의 바이마르 공화국이 극한의 대립 속에서 존재를 부정하는 선동적 언어로 민주주의의 토대를 무너뜨리고 있을 때, 스웨덴의 의원들은 상대의 존재를 결코 부정하지 않는 '레드라인'을 언어의 안전핀으로 삼았다.

그 서막을 연 것은 1922년 금주법 논쟁이었다. 첨예한 갈등 속에서 보수 진영의 칼 헤데르쉐나(Carl Hederstierna) 의원은 국민투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의회의 책임 정치를 강조했다. 몽테뉴가 경고했듯이, 화는 사물을 실제보다 크게 보이게 만든다. 그러나 헤데르쉐나는 이 유혹에 빠지지 않았다. 그는 제도를 향해 결함이나 위험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쏟아내는 대신 다음과 같이 말했다.

Med detta system följer vissa obekvämligheter. (이 제도에는 일정한 불편함이 따릅니다.)

여기서 그는 리토테스(Litotes, 완곡법)를 구사했다. 리토테스란 강조하고 싶은 내용을 그 반대말의 부정형으로 표현하거나, 아주 약한 단어를 선택하여 실제보다 낮추어 말함으로써 오히려 그 의미를 도드라지게 하는 수사법이다. 예를 들어 '그는 아주 똑똑하다'라고 말하는 대신 '그가 결코 멍청하지는 않다'라고 말하는 식이다. 헤데르쉐나는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거창한 말 대신 '불편함'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이는 상대방을 향한 공격성을 제거하는 동시에, 청중으로 하여금 그 불편함이 도대체 무엇인가라고 묻게 만드는 이성적인 여백을 남겼다. 뜨겁게 달아오르던 논쟁의 과열을 언어의 온도로 식혀 낸 것이다.

이에 맞선 스웨덴 최초의 여성 의원 쉐스틴 헤셀그렌(Kerstin Hesselgren) 역시 상대방을 공격하는 대신 환유(Metonymy)를 구사했다. 환유는 어떤 사물이나 개념을 직접 부르는 대신 그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다른 상징물로 바꾸어 부르는 수사법이다. 그녀는 술이라는 물리적 대상 대신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Det handlar inte om vätska, utan om hemmets trygghet och barnens framtid. (이것은 액체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가정의 안전과 아이들의 미래에 관한 문제입니다.)

술을 가정의 안전으로 치환한 이 환유법은 자칫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수 있는 정책 논쟁을 인간 존엄의 차원으로 우아하게 승화시켰다. 상대 의원을 술꾼의 옹호자로 몰아세우는 대신,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묻는 수사학적 전환을 이룬 것이다.

스웨덴 사회민주노동당(SAP) 당수 페르 알빈 한손(Per Albin Hansson) [사진=위키미디어 공용]

은유가 창조한 새로운 공동체: 1928년 국민의 집 논쟁

많은 역사학자는 스웨덴 현대사의 물줄기를 바꾼 가장 결정적 순간 중 하나로 1928년 1월 18일의 연설을 꼽는다. 사회민주노동당(SAP) 당수 페르 알빈 한손(Per Albin Hansson)은 이른바 국민의 집(Folkhemmet) 연설을 통해 스웨덴 정치사에 길이 남을 설득의 아키텍처를 선보였다.

Det goda hemmet känner icke till några privilegierade eller tillbakasatta, inga kelbarn och inga styvbarn. Där ser ingen ner på den andre. Där försöker ingen skaffa sig fördel på andras bekostnad... I det goda hemmet råder likhet, omtanke, samarbete, hjälpsamhet. (좋은 집에는 특권층도 소외된 자도 없으며, 편애받는 아이도 의붓자식도 없습니다. 그곳에서는 누구도 타인을 내려다보지 않습니다. 그곳에서는 누구도 타인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득을 취하려 하지 않습니다... 좋은 집 안에는 평등, 돌봄, 협력, 조력이 지배합니다.)

한손은 여기서 세 가지 고도의 수사법을 결합했다. 첫째는 은유(Metaphor)다. 그는 국가라는 차갑고 딱딱한 정치 체제를 가족이 사는 따뜻한 집으로 치환했다. 둘째는 아나포라(Anaphora, 두운 반복)다. 문장의 서두에 그곳에서는 (Det goda hemmet) 과 (Där)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배치함으로써 리듬감을 형성하고 청중의 몰입을 유도했다.

셋째는 에나게이아(Enargeia)다. 에나게이아는 청중의 눈앞에 마치 사건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하는 수사기법이다. 그는 추상적인 복지라는 단어 대신 의붓자식이 없는 집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이상적인 공동체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했다. 1920년대 당시 일자리를 찾아 시골에서 도시로 올라와 일하는 젊은이는 낮은 임금과 열악한 경제사정 때문에 결혼할 자금도, 집을 살 돈도 없어 동거를 하면서 혼전 아이를 출산해 의붓자식을 기르는 사례가 많았다. 즉 의붓자식이라는 단어는 불안하고 열악한 삶을 대변하는 상징적 표현이다.

이에 대응하는 보수파 아르비드 린드만(Arvid Lindman) 총리의 반론 또한 백미다. 그는 상대를 비난하는 대신 대조법(Antithesis)을 택했다.

Hansson talar om hemmets värme, och det är en vacker tanke. Men ett hem byggs inte bara av vackra ord, utan av solida tegelstenar. Om staten ska hålla i alla nycklar, var finns då den personliga friheten? (한손 의원은 집의 따뜻함을 말합니다. 그것은 참으로 멋진 생각입니다. 하지만 집은 아름다운 말만으로 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견고한 벽돌이 필요합니다. 만약 국가가 모든 열쇠를 쥐게 된다면, 개인의 자유는 어디에 있겠습니까?)

린드만은 상대가 제시한 집이라는 은유적 공간을 존중하면서도, 그 안에서 따뜻한 마음(말) vs 견고한 벽돌(예산/현실), 국가의 열쇠(통제) vs 개인의 자유라는 개념을 대비시켰다. 상대의 인격을 모독하는 인신 공격의 오류에 빠지지 않고, 오직 상대가 던진 수사적 공간 안에서 논리적 승부를 겨룬 것이다.

1931년 5월, 스웨덴 오달렌에서 군대의 발포로 희생된 노동자들의 장례식이 거행되고 있다. [사진=스웨덴 노동운동 아카이브 및 도서관 (Arbetarrörelsens arkiv och bibliotek) / 퍼블릭 도메인]

위기 속에서 빛난 제도의 권위: 1931년 오달렌(Ådalen) 비극

국가의 위기는 그 사회가 가진 언어의 진짜 본성을 드러낸다. 1931년, 스웨덴 군대가 파업 중인 노동자들에게 발포하여 5명이 사망한 오달렌 참사 직후, 의회는 폭발 직전의 압력밥솥 같았다. 분노한 의원들이 정부를 향해 극언을 쏟아낼 때, 베른하르드 에릭손(Bernhard Eriksson) 의장은 즉각 의사봉을 두드렸다.

Ordning! (질서!)

그는 의원들의 감정이 비의회적(Oparlamentariskt) 수준에 도달했음을 선언했다. 이때 노동자 출신 의원 파비안 몬손(Fabian Månsson)은 분노를 배설하는 대신 점층법(Climax)을 통해 호소했다.

Det folkets Sverige skall icke dö, det får icke dö, det kan icke dö! (민중의 스웨덴은 죽지 않을 것이며, 죽어서도 안 되고, 죽을 수도 없다!)

그는 죽지 않을 것이다(의지) > 죽어서도 안 된다(당위) > 죽을 수도 없다(존재론적 확신)로 이어지는 점층적 구조를 통해 분노를 역사적 소명으로 승화시켰다. 격렬한 유혈 갈등 직후임에도 의원들이 의장의 권위에 복종하고 언어적 절제를 유지한 것은, 질서가 무너지는 순간 자신들의 발언권도 사라진다는 공동의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딜레마를 예술로 승화시킨 수사학: 1941년 하짓날의 위기

1941년 6월 나치 독일이 스웨덴 영토 통과를 요구해 온 '하짓날의 위기(Midsummer crisis)' 때, 외교부 장관 크리스티안 귄터(Christian Günther)는 키아스무스(Chiasmus, 교차 대조법)를 활용했다. 키아스무스는 A-B의 구조를 B-A로 뒤집어 대조함으로써 의미를 강조하는 수사적 기법이다.

Ibland kräver freden hederns offer, och hedern fredens offer. (때때로 평화는 명예의 희생을 요구하고, 명예는 평화의 희생을 요구합니다.)

이 문장은 평화(A)-명예(B) / 명예(B)-평화(A)의 교차 구조를 통해 국가가 처한 비극적 딜레마를 완벽하게 요약했다. 이에 맞선 리카르드 산들러(Rickard Sandler) 의원은 원칙을 척추(Ryggrad)에 빗댄 환유를 사용해 응수했다.

En ryggradslös realism är bara en mask för rädsla. (무척추적 현실주의는 공포를 가리는 가면일 뿐입니다.)

그는 상대의 인격이 아니라 정책의 도덕적 토대만을 겨냥했다. 협박의 논리로 상대를 굴복시키려 들지 않는 것, 이것이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도 스웨덴 의회가 지켜낸 품격이었다.

신뢰는 문화가 아니라 반복된 말의 습관이다

스웨덴 수사학자 에릭 오사드(Erik Åsard)는 스웨덴 정치 언어의 본질을 가치와 위트, 은유와 풍자를 통한 부드러운 공격으로 규정한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힘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아무리 화가 나도 상대를 동료 의원으로 호명하며 자신의 분노를 정교한 레토릭의 틀 안에 가두는 말의 습관이다.

스웨덴이 이룩한 높은 사회적 신뢰는 막연한 북유럽의 문화적 특성이 아니다. 그것은 의회 안에서 반복적으로 축적된 질적인 언어 습관의 결과물이다. 바이마르 공화국의 언어가 적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저격의 언어였다면, 스웨덴 릭스다그의 언어는 동료를 향해 손을 내미는 설득의 언어였다. 몽테뉴가 꿈꿨던 이성의 지배가 의회라는 제도 안에서 현실이 된 풍경이다.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사진=뉴스핌 DB]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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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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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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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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