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론 반대...김용태 의원 정도 찬성
7일 청와대 회동서 타협 없으면 부결 가능성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 5당(187명 명의)이 발의한 개헌안은 과연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방선거 전 개헌에 반대하는 제1야당 국민의힘이 키를 쥔 상황이다.
개헌이 이뤄지면 1987년 헌법 개정 이후 39년 만이다.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국민투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여야 6당이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추진 일정을 서두르는 이유다.
개헌은 개헌안 발의와 대통령의 개헌안 공고(20일 이상), 국회 의결(대통령의 공고일로부터 60일 이내), 국민투표(국회 의결 후 30일 이내) 등 순으로 진행된다. 공고를 위해서는 국무회의 의결이 필요하며, 다음 달 10일 안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개헌안에는 권력 구도 등 민감한 내용은 없다. 5·18 민주화운동과 부마민주항쟁 정신이 전문에 명시되고, 계엄 선포의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계엄 선포 시 국회 승인을 받아야 하고, 부결되거나 48시간 이내 승인이 이뤄지지 않으면 계엄을 무효로 하는 내용이다. 지방 분권과 지역 균형 발전 조항도 담겼다.
개헌은 새로운 쟁점은 아니다. 그간 꾸준히 제기돼왔다. 87년 체제가 시대의 변화를 담지 못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으나 여야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계속 표류했다.
대통령에 집중된 권력 구조를 바꾸는 내용의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정대철 헌정회장 등이 중심이 돼 여야에 개헌 추진을 촉구해왔다. 결국 권력 구도 등 민감한 내용을 뺀 채 여야 합의가 가능한 부분부터 개헌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번 개헌안은 그 결과물이다.
개헌안의 의결 정족수는 재적의원 295명 중 3분의 2 이상인 197명 이상이다. 개헌안 발의에 참여한 의원이 187명으로 통과에 10명이 부족하다. 지방선거 전 개헌에 강력히 반대하는 국민의힘에서 10표의 이탈표가 나와야 가능하다. 국민의힘에서 공개적으로 찬성한 의원은 김용태 의원 정도다. 당론으로 반대하고 있어 극적인 타협이 이뤄지지 않으면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개헌의 키는 국민의힘이 쥐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의원총회에서 "우리 당은 개헌에 반대하지 않는다. '선거 개헌'을 반대하는 것"이라며 "개헌을 (지방) 선거에 맞춰서 실시한다면 그 선거는 개헌이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이기 때문에 개헌 선거가 된다"고 했다. 선거 악용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국민의힘이 반대 당론을 고수한다면 개헌안 통과는 어렵다.
극적인 타협 가능성도 없지 않다. 오는 7일로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만남에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이 대통령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오찬 회동은 지난해 9월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12일 여야 대표를 초청해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었지만, 장 대표가 당일 불참을 통보하면서 무산됐다.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원내대표, 총리가 참석하는 이날 청와대 회담에서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경제 위기 대응 방안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3일 청와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경제 위기 및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국민통합과 여야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는 경제 위기 대응이지만, 별도의 의제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 따라서 개헌 논의도 자연스럽게 대화의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특히 개헌안 통과를 위해서는 반대하는 국민의힘을 설득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국민의힘이 당론 반대하고 있어 타협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변수도 있다. 국민 여론이다. 이번 개헌안이 권력 구도 등 민감한 사안이 빠졌고 5·18 정신 등을 전문에 담는 데는 여야가 이견이 없었다. 특히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몰고 온 비상계엄 선포의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국민적 공감대도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만 반대하기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없지 않다는 점에서 극적인 타협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관측이다.
leej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