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맞춤형 럭셔리' 경쟁 본격화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프리미엄 SUV 시장의 경쟁 기준이 바뀌고 있다. 단순히 더 비싸고 더 강력한 차량을 넘어, 고객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까지 얼마나 정교하게 반영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레인지로버가 선보인 SV 블랙은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모델이다.
지난 2일 서울 강남 SV(Special Vehicle) 비스포크 스튜디오에서 국내 최초로 공개된 레인지로버 SV 블랙은 '딥 인 블랙(dipped in black)'이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탄생했다.

차량 설명에 나선 관계자는 "레인지로버 브랜드가 추구하는 웅장함과 정제된 럭셔리를 블랙이라는 하나의 색으로 완전히 구현한 모델"이라며 "가장 안목이 높은 고객을 위해 한층 더 정교하고 세련된 럭셔리를 제공하는 차량"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차량은 단순한 색상 선택을 넘어 '완전한 블랙' 구현에 집중했다. 일반적인 블랙 도장은 금속 입자로 인해 빛을 받으면 색이 떠 보이지만, SV 블랙은 이를 최소화해 어느 각도에서도 깊고 균일한 블랙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외관은 나르비크 글로스 블랙으로 통일됐으며, 그릴과 레터링, 엠블럼까지 모두 블랙으로 마감돼 강렬하면서도 절제된 존재감을 드러낸다.
측면에는 23인치 단조 휠과 브레이크 캘리퍼까지 동일한 블랙 톤으로 맞춰 디자인 일체감을 극대화했고, 후면에는 SV 전용 세라믹 라운델이 적용됐다. 이 라운델은 제작에만 10주 이상이 소요되는 장인 공정을 거치는 요소로, 단순한 장식을 넘어 브랜드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디테일로 강조된다.

실내는 외관과 대비되는 '조용한 럭셔리'에 초점이 맞춰졌다. 니어 아닐린 에보니 가죽과 새틴 블랙 마감, 블랙 버치 베니어가 어우러지며 과시적 요소를 배제한 대신 촉감과 분위기에 집중했다.
특히 스티치와 이음매를 최소화한 시트 설계는 시각적 완성도뿐 아니라 장거리 주행에서의 편안함까지 고려한 결과다. 전시장 큐레이터도 "가죽 본연의 질감을 최대한 살린 소재를 적용해 실제로 만졌을 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성능 역시 플래그십 SUV의 기준을 충족한다. 615마력 V8 엔진을 탑재해 정숙성과 강력한 주행 성능을 동시에 확보했으며,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과 올 휠 스티어링 등 첨단 주행 기술을 통해 온로드와 오프로드 모두에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모델의 핵심은 단순한 성능이나 디자인을 넘어 '경험'에 있다. 레인지로버는 SV 블랙을 통해 차량을 감각적인 공간으로 확장하는 데 집중했다.

대표적으로 바디 앤 소울 시트와 센서리 플로어 기술은 음악을 단순히 듣는 것을 넘어 몸으로 느끼는 경험으로 전환한다. 차량 바닥과 시트에 장착된 트랜스듀서가 오디오와 연동돼 전신에 진동을 전달하며, 웰니스 프로그램과 결합해 탑승자의 감각을 자극한다.
현장에서 진행된 오디오 설명에서도 "모든 좌석에서 공연장의 로열석과 같은 균일한 사운드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귀로 듣는 것을 넘어 몸으로 느끼는 오감 경험이 핵심"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실제로 메리디안 시그니처 사운드 시스템은 35개 스피커와 1680W 출력으로 차량 전체를 하나의 공연장처럼 구성한다.

이번 행사에서 함께 공개된 'SV 비스포크 스튜디오'는 이러한 전략의 정점을 보여준다. 이 공간은 단순 전시장이 아니라 고객이 직접 차량을 설계하는 '아틀리에' 개념으로 운영된다.
고객은 색상, 소재, 베니어, 자수, 배지 등 거의 모든 요소를 선택할 수 있으며, 전문가와의 1대1 과정을 통해 단 하나뿐인 차량을 완성하게 된다.

특히 비스포크 프로그램은 외장 색상만 수백 가지 이상 선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색을 그대로 구현하는 '매치 투 샘플' 방식까지 지원한다. 시트 자수에는 개인의 스토리나 지역의 상징을 담는 등 차량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드는 과정이 강조된다.
JLR코리아 관계자는 "오늘날 글로벌 럭셔리 고객들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하려 한다"며 "강남 스튜디오는 이러한 요구를 현지에서 충족시키기 위한 중요한 거점"이라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