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에 아들 니콜라이 대동해 눈길
김주애 위한 브로치 선물 건네기도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김정은(42)과 알렉산더 루카셴코(72) 벨라루스 대통령의 밀착이 심상치 않다.
우크라이나를 불법 침공한 푸틴과 손잡은 두 사람은 지난주 루카셴코의 평양 방문을 계기로 관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국무위원장 김정은은 벨라루스와의 관계 수립 후 처음으로 방북한 루카셴코를 위해 김일성광장에서 의장대와 예포 21발, 마차 호위 등이 어우러진 환대를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4년 6월 방북했을 때와 맞먹는 환영식이다.
정상회담에서 양측은 '우호·협력 조약'을 맺었고 교육·문화·체육·농업 등 10여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의정서를 교환한 것으로 북한과 벨라루스 관영매체들은 전했다.
이틀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지난 26일 민스크로 귀환한 루카셴코는 주북 벨라루스 대사관 개설을 지시했다.
옛 소련 시절 소비에트공화국을 구성했던 벨라루스는 친러 행보를 통해 러시아산 무기 체계나 군수용으로 전환 가능한 기술을 상당 부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으로서는 이런 점을 매개로 러시아-벨라루스-제3국-북한으로 이어지는 제재 우회 플랫폼을 구축해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군사 기술이나 무기체계를 획득할 수 있다.
또 에너지와 식량·의약품 등을 확보할 수 있는 루트를 개척하는 의미도 있다.
벨라루스는 북한이 개발하거나 우위를 보이는 재래식 무기체계나 포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런 눈에 보이는 교류·협력 외에 김정은과 루카셴코가 교감할 수 있는 대목도 있다.
소련 협동농장 관리인 출신인 루카셴코는 1994년 집권 이후 32년 동안 장기 독재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김정은의 경우 2011년 12월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갑자기 숨지면서 권력을 넘겨받아 15년째 통치 중이다.
국제사회로부터 비난받는 두 독재자의 의기투합이 자칫 '나쁜 거래'의 첫 단추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루카셴코가 '제2의 차우셰스쿠'로 자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루마니아의 최고지도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는 1971년 김일성 당시 주석의 초청으로 방북했는데, 강력한 독재체제에 끌려 귀환 후 절대적인 지도자 개인숭배를 강요했다.
또 북한 주체사상을 번역·출판해 보급하고 통치에 활용하는 등 극단적인 '북한 모델'의 독재자로 군림하다 1989년 12월 민중봉기에 의해 처형됐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루카셴코가 대규모 군중동원은 물론 노동당과 내각 간부가 김정은 앞에서 쩔쩔매면서 90도 이상의 과도한 인사로 복종하는 점을 인상 깊게 지켜본 뒤 철권통치를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과 루카셴코가 권력 세습에 모종의 교감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루카셴코는 이번 방북에 아들 니콜라이 루카셴코(22)를 대동해 눈길을 끌었다.
니콜라이는 어릴 때부터 외교무대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화제가 됐지만 루카셴코는 "니콜라이는 후계자가 아니다"(2025년 7월 타임지 인터뷰)라며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국민이 원해 장기집권을 하는 것'이란 취지의 그의 발언 때문에 아들로의 세습 가능성은 계속 제기되고 있다.

김정은도 딸 주애를 4대 세습 후계자로 내세우면서 '내정 단계'(국정원 국회 정보위 보고)에 접어든 상황이라 이번 방북 과정에서 동병상련의 공감대를 형성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루카셴코는 김정은에게 소총을 선물했는데, 브로치를 꺼내며 "딸(주애)을 위해 준비했다"고 말하자 김정은이 반색하면서 감사를 표하는 모습이 벨라루스 관영 벨타통신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yj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