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여든의 백건우 "음악은 천개의 얼굴, 인생 너무 짧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슈베르트로 돌아온 피아니스트, "연주자의 의무, 죽을 때까지 계속될 것"

[서울=뉴스핌] 김용석 선임기자 = "내가 곡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곡이 나를 선택했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올해 데뷔 70주년이자 여든 번째 생일을 맞는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30일 여의도 신영체임버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음악과 남은 생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대부분 음악 얘기를 했고, 말로 다 할 수 없는 것은 말하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김용석 선임기자 = 여든의 나이에도 피아니스트로의 음악 인생을 이어가는 백건우. [2026.03.30 fineview@newspim.com

◆ 슈베르트는 고른 것이 아니라 돌아온 것

최근 그는 2013년 슈베르트 녹음 이후 13년 만에 다시 슈베르트 앨범을 내놨다. "내가 곡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곡이 나를 선택했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백건우는 슈베르트를 '선택'했다는 표현을 거부했다. 피아노 소나타 13번(D.664)은 그가 처음으로 공부한 슈베르트 소나타다. 20번(D.959)은 오랫동안 답을 찾지 못해 내려놓았던 곡이다. 이번 앨범에 소나타 13·14·18·20번 네 곡을 담은 것은 그러니까 '연주 인생의 시작과 끝을 아우르는 선택'인 동시에, 그의 말을 빌리면 '항시 같이 해왔던' 음악과의 재회다.

백건우는 "한 작곡가, 한 작품이 한 시기에 집중적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선택해서 이 곡이 나왔다는 생각이 안 든다. 내 속에 잠재돼 있던 음악이 그 시기에 맞춰 나오는 것이다. 필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새 앨범에 대해 설명했다.

슈베르트를 모차르트와 나란히 놓으며 '인간이 구상할 수 있는 음악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백건우는 "모차르트는 구성이 복잡한데 슈베르트는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이 음악이 인간이 쓴 건가 천국에서 쓴 건가, 착각이 올 때 있다'라며 슈베르트를 다시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 연주자의 의무는 '소리로 이해시키는 것'

1946년 서울 출생인 백건우는 열 살에 그리그 협주곡으로 무대에 섰고, 1961년 줄리어드 유학을 떠났다. 이후 70년, 그가 밟은 무대는 한국·미국·유럽을 넘나들었다. 그는 '세상도 많이 변했고 겪은 세계도 많이 변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포스터 하단의 피아노 독주 명단을 보면 아주 앳된 얼굴의 '백건우(白建宇)'가 보안다. 1946년생인 백건우 피아니스트는 만 10세이던 1956년에 김생려가 지휘하는 해군교향악단과 함께 그리그(E. Grieg)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며 공식 데뷔했다. 백건우 외에도 훗날 한국 피아노계의 대모로 불리게 되는 이경숙(전 연세대 음대 학장), 유명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한 민초혜 등 한국 클래식계를 이끌어간 음악가들의 어린 시절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판테온]

그러면서도 연주자의 역할에 대해서는 단호했다. '소리로서 사람들이 음악을 이해하게 하는 것이 나의 의무다. 소리로 충분히 이해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어떤 곡을 왜 선택했는지 말로 설명하는 것에는 선을 그었다. '말(언어)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소리로 표현하고 싶지 말로 표현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음악을 좋아하는 것 같다"는 소회를 밝혔다.

곡 하나를 제대로 해석하려면 적어도 세 번은 되돌아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백건우는 "그렇게 하면 20년, 30년이 걸린다. 무언가 아직 불만스러운 것이 남아 있기 때문에 계속하는 것이다. 죽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라고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 유튜브 조회수로는 자기 속의 음악을 키울 수 없다

오늘날 젊은 연주자들에게 쓴소리를 한 얘기도 들려줬다. 콩쿠르 입상과 빠른 인지도 획득에 집중하는 한국 풍토, 그리고 무엇보다 넘치는 정보가 오히려 음악가를 망가뜨릴 수 있다는 경고였다.

그는 조언을 구해온 후배에게 '너는 음악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냉정하게 말한 적이 있다고 했다. 상대도 결국 그 말을 인정했다고. 그가 딸에게 처음 내준 숙제는 시에서 무엇을 느끼는지 써오는 것이었다. '주어진 답은 거부한다. (유튜브) 조회수에는 답이 없다. 음악에 있어서는.'

백건우는 "한국에도 인포메이션이 많지만 유럽으로 간 이유는 그 정보를 지우기 위해서다. 자기 속의 음악을 키워야 하는데, 지금은 자기 자신을 키우기 힘들어졌다"라며 "유튜브 조회수 등에 영향을 받는 것은 안 좋다. 본인이 아닌 유튜브에 영향을 받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라고 했다.

[서울=뉴스핌] 김용석 선임기자 = 백건우는 "콩쿠르 입상에 매몰되는 것과 빠른 인지도 획득에 집중하는 한국 풍토가 젊은 음악가들을 망가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6.03.30 fineview@newspim.com

◆ '한국 연주자들, 현대 음악도 많이 해 주길'

그는 음악 세계의 광대함을 이렇게 표현했다. "음악은 천 개의 얼굴을 갖고 있다. 우리는 될 수 있으면 많은 음악의 세계를 알고 싶고 접근하고 싶고, 그런 것이 인생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알려진 레퍼토리가 음악 세계 전체에 비하면 너무 작다고 했다. '앞으로 알아야 할 곡이 너무나 많다."

이번 앨범 외에도 그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하고 싶은 음악이 가득하다. 레퍼토리 면에서 영국 음악, 스페인 음악, 그리고 현대 작품까지 아직 손도 못 댄 곡들이 줄을 서 있다고 했다. 줄리어드 재학 시절 현대 음악을 충분히 배우지 못한 것이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백건우는 "우리가 200~300년 전 음악에 머물러 있어야 하냐는 질문을 스스로 라곤 한다. 한국 연주자들이 현대 작품도 많이 해 주었으면 좋겠다. 연주자들로 인해 세상에 새로운 음악이 탄생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는 "오랜 시간 연주 활동을 하면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다. 스트레스도 받았다. 하지만 데뷔 70주년·팔순을 맞으며 결국 남는 것은 음악을 즐기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부터는 좀 더 자유롭게 음악을 즐기고 싶다"고 했다.

4월부터는 전국 12개 도시 리사이틀 투어가 예정돼 있다. 서울 공연은 생일에 맞춰 5월 10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자서전 출간도 함께 준비 중이다. 그는 "70년간 세상이 많이 변했고 그 사이 겪은 이야기가 많다. 나이가 드니 돌이켜 보게 되고, 겪은 세계가 지금과 많이 다르다는 게 느껴진다"고 되내었다.

'구도자'라는 별명에 그는 "일생을 음악하고 살다 보니까 그것의 연속인 것 같다. 내겐 (별명이) 좀 무겁게 다가온다.구도자는 사실 누구나 자기 하는 일에 충실하고 노력하는 분이면 다 구도자"라고 했다.

'음악가에게 은퇴란 없다'는 말에 그는 짧게 웃었다. "인생이 너무 짧다"고.

[서울=뉴스핌] 김용석 선임기자 = 백건우는 "사실 누구나 자기 하는 일에 충실하고 노력하는 분이면 다 구도자다"라고 답했다. 2026.03.30 fineview@newspim.com

fineview@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로저스 쿠팡 대표 61억 주식 보상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가 대규모 주식을 보상받았다. 약 66억 원 규모의 성과조건부 주식보상(PSU)을 받은 지 두 달 만이다.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는 3일(현지 시간) 한국 법인 임시대표를 맡고 있는 로저스 최고관리책임자(CAO)겸 법무총괄에게 클래스A 보통주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21만3884주를 부여했다고 공시했다. 쿠팡의 전날 정규장 종가(18.95달러)로 계산하면 405만3012달러, 한화 61억원 상당에 달하는 주식이다. 이 주식은 오는 7월 1일부터 분기별로 4회에 걸쳐 분할 수령할 수 있으며, 주식을 받으려면 해당일까지 근속해야 하는 조건이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 [사진=뉴스핌DB] 이 주식을 모두 수령하면 로저스 임시대표가 보유하게 되는 쿠팡 주식은 총 93만3041주로 늘어나게 된다. 그는 지난 2월에도 26만9588주의 주식을 받았다. 한편 쿠팡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터진 직후인 지난해 12월, 쿠팡Inc 최고관리책임자(CAO) 겸 법무총괄인 해롤드 로저스를 한국법인 임시대표로 임명했다. 로저스 임시대표는 지난해 12월 30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사태 연석 청문회'에서 허위 증언을 한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y2kid@newspim.com 2026-04-04 11:49
사진
이란, 미군 F-15·A-10 잇따라 격추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이란전쟁에 투입된 미군 F-15 전투기와 A-10 공격기가 3일(현지시간) 이란군의 공격으로 각각 격추됐다고 CBS 뉴스 등 복수의 미국 매체가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CBS 및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은 3일 미군 전투기 F-15에 이어 A-10 공격기가 이란 남서부에서 이란의 공격을 받아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지난 2월28일 이란전쟁을 시작한 이후 미군 군용기가 이란군 공격으로 격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추락된 전투기의 조종사 3명 중 2명은 구조됐고, 1명은 실종 상태다. 미군은 이란 남서부 후제스탄 주 일대에 수색·구조용 헬기 HH-60G와 연료 공급을 위한 C-130 급유기를 투입해 1명을 구조했다. 이 과정에서 헬기 2대도 이란군의 공격을 받아 일부 탑승자가 부상했지만 기지로 복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란은 이날 F-15 전투기에 이어 미군의 A-10 선더볼트Ⅱ 워트호그 공격기도 호르무즈 해협 인근 게슘 섬 남단에서 격추해, 기체는 바다로 떨어졌다. 단독 탑승한 조종사 1명은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NBC와 전화 인터뷰에서 미 군용기 격추가 이란과의 협상에 영향을 끼치느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라며 "이건 전쟁이고 우리는 전쟁 중"이라고 말했다. 격추된 군용기 2대의 임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격추 장소로 미뤄볼 때 각각 이란 내 인프라와 호르무즈 해협 주변을 타격하는 작전을 수행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시간 2026년 2월28일 이란 공습작전 (작전명 에픽 퓨리)에 투입된 미군 전투기 [사진=미 중부사령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대국민 연설에서 앞으로 2~3주 동안 이란을 강하게 타격해 '석기시대'로 되돌리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이후 미군은 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 대형 교량을 공습으로 파괴한 데 이어 이란이 미국의 요구조건에 맞춰 전쟁 종식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이란 내 발전소도 타격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란 관영 파르스 통신은 미국이 지난 1일 우방국 중 한 곳을 통해 48시간 동안의 휴전을 제안했지만, 이란은 이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유예했던 이란 내 발전소 등 에너지 인프라 공격 기간이 오는 6일 종료된다. 이번 사태는 전쟁의 중대 고비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군 사망자는 13명, 부상자는 300명 이상으로 집계된다. 로이터·입소스 등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국민의 27%만 이란 전쟁을 지지하고, 60%가 조속한 개입 종료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y2kid@newspim.com 2026-04-04 11:1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