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회의 650여 차례 화상 전환…비용절감·실무중심 선회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중동 지역의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경제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올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가 규모를 대폭 축소해 예정대로 진행된다. 의장국인 필리핀은 회원국 간 협의를 통해 연기 대신 실무형 회의를 선택하며 위기 대응을 위한 공조 체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28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제48차 아세안 정상회의를 오는 5월 8~9일 세부에서 개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필리핀 정부는 최근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길어짐에 따라 회의 연기를 검토했으나, 지금이 지도자 간 협력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판단 하에 개최를 확정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는 최소한의 규모로 진행될 것"이라며 "석유 및 석유제품 공급, 식량 공급과 가격, 그리고 이주 노동자 문제 등 3가지 주요 의제를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전쟁 여파로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에너지 수급 상황에 타격을 받고 있다. 필리핀은 지난 24일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현재 석유 비축량은 45일 분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필리핀 정부는 연료 보조금 지급과 함께 사재기 등 부정행위에 대한 강력 대응에 나섰다.
아세안 의장국은 회의 운영 방식에서도 비용 절감을 추구하고 있다. 랄프 렉토 대통령 수석보좌관은 모든 각료회의와 650여 차례의 준비 회의를 화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전례 없는 에너지 위기 속에서 화려한 대면 행사보다는 실질적인 해법 모색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미얀마 내전이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 기존 현안이 논의 대상에 포함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 11개 회원국 정상이 참석해 중동 전쟁이 아시아 경제에 미치는 충격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a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