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우리만 도입…업계 확산은 아직 초기 단계
해킹·유출 이후 대응…운영 방식에 성과 갈릴 듯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신한카드가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하면서 카드업계의 소비자 보호 체계가 '실무 중심'에서 '이사회 중심'으로 전환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일부 카드사에 국한된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향후 확산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이날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위원회 신설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의결했다. 위원회는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 형태로 설치되며, 소비자보호 관련 전문성을 고려해 위원을 구성할 예정이다. 소비자 보호 관련 주요 정책과 전략을 이사회 차원에서 직접 심의·관리하는 구조를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신한카드가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소비자보호위원회는 전체 위원의 과반을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주요 역할은 ▲소비자보호 경영계획 및 전략 수립 ▲성과보상체계 설계의 적정성 점검 ▲기타 이사회 또는 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에 대한 심의·의결이다. 필요 시 외부 전문가의 자문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조치는 기존 내부통제 중심으로 운영되던 소비자 보호 기능을 이사회 공식 의결기구로 격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내부통제위원회나 실무 조직을 중심으로 소비자 보호 업무를 수행해 왔지만, 앞으로는 이사회가 직접 관련 사안을 다루는 구조로 전환되는 셈이다.
이 같은 변화는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와 맞물려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모범관행'을 통해 이사회를 중심으로 한 소비자 보호 체계 구축을 주문한 바 있다. 여기에 개인정보 유출과 해킹 등 사고가 반복되면서 소비자 보호를 경영 핵심 과제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요구도 커졌다.
다만 현재까지 소비자보호위원회 신설에 나선 곳은 신한카드와 우리카드 등 일부 카드사에 그치고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 1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개정을 통해 이사회 내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 설치 기반을 마련했다.
업계에서는 당국 기조에 따라 향후 도입이 확대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단기간 내 전면 확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사별 내부통제 체계와 조직 구조가 다른 만큼 도입 속도에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위원회 신설이 곧바로 실질적인 통제 강화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외이사 중심 구조에서 전문성과 책임 범위가 명확히 작동하지 않을 경우 형식적인 기구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위원회 설치 자체보다는 실제 권한과 운영 방식이 중요하다"며 "소비자 보호 관련 의사결정이 얼마나 실질적으로 반영되는지가 향후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날 주주총회 의결과 함께 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했으며, 소비자 보호 관련 책임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라며 "금융당국의 소비자보호 거버넌스 모범관행에 맞춰 위원회를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