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챗봇으로 국제조세 규정 쉽게 풀어내
구윤철 "문제 개선 대견…포상은 충분히"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복잡한 국제조세 규정을 AI(인공지능)로 풀어주는 대국민 서비스가 등장했다. 재정경제부 세제실 실무 공무원이 이를 2주 만에 직접 개발했다.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뉴스핌>과 만난 조성아(민간경력채용·2012년 입직) 재경부 신국제조세규범과 사무관은 "암호화자산 정보교환 규정(CARF)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기반 안내 서비스인 'CARF 네비게이션'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CARF(Crypto-Asset Reporting Framework)는 가상자산 거래 정보를 각국 과세당국이 자동 교환하는 국제조세 규범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등 사업자는 올해 1월부터 교환 대상국에 제공할 거래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고객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CARF 규정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원문 기반의 전문 용어가 많아 업계에서도 이해가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조성아 사무관은 "거래소 실사 담당자들과 진행한 간담회에서도 내용이 어렵다는 민원이 많이 들어왔다"며 "거래소 담당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어려운 국제조세 규정을 AI가 쉬운 말로 풀어서 설명해 주는 서비스인 'CARF 네비게이션 서비스'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CARF 네비게이션 서비스'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AI 역량 강화 정책 흐름 속에서 탄생했다. 조성아 사무관은 "작년 부총리께서 AI 역량 활성화 교육을 진행했고, 그때 아이디어를 구상했다"며 "아이디어가 'AI 교육 우수 프로젝트'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서비스 개발 과정에는 내부 지원도 뒷받침됐다. 조 사무관은 "담당 국장님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계속 개발을 독려해 줬고, 그 덕분에 실제 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대국민 서비스로 확대하자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CARF 네비게이션은 이용자가 일상 언어로 질문하면 AI가 관련 규정과 OECD 원문, 최신 FAQ를 기반으로 답변을 제공한다. 답변에는 근거 규정도 함께 제시한다.
또 가상자산 사업자가 보고 의무 대상인지 아닌지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 트리 방식의 판단 기능을 제공한다.

조 사무관은 "AI가 인터넷 정보를 짜깁기하는 것이 아니라 교과서를 통째로 넣고 그 안에서만 답하도록 설계했다"며 "답변마다 근거 조항도 함께 제시한다"고 밝혔다.
개발은 '바이브 코딩'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는 "외주를 준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들었고, 업무 외 시간에 개발해 약 2주 정도 걸렸다"고 말했다. 개발 비용도 최소화했다. 조 사무관은 "외주를 주면 수천만 원이 들 수 있지만, 이 서비스는 AI API 비용만으로 운영된다"며 "현재는 월 최대 10만 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현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업계에서는 실무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사무관은 "두나무에서 먼저 테스트를 해봤는데 '확실히 도움이 된다'는 반응을 받았고, 협회와 세무 전문 변호사들도 답변 품질이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CARF 네비게이션' 서비스는 베타 단계다. 그는 "AI가 답변하는 만큼 100% 정확성을 보장할 수는 없다"며 "참고용으로 활용하고 최종 확인은 관계 기관에 문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 부총리는 이날 X(구 트위터)에 'AI 챗봇을 직접 개발한 우리부 사무관을 칭찬합니다'는 글을 통해 "실무자가 AI를 적극 활용한 점도, 그리고 시키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문제를 개선한 자세도 너무 대견하다"며 "포상도 충분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례는 실무자가 만든 AI 서비스가 정책 현장에 바로 적용된 사례로 평가된다.

plu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