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밑 협의 진행"…중동 정세 연동 가능성 열어둬
외교·국방 온도차 논란엔 "표현 차이일 뿐" 일축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한국 기여' 발언과 관련해 "미측으로부터 공식적인 파병 요청이나 서한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24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동 파병 관련 정부 입장 변화 여부를 말해달라"고 질의하자 "현재까지 공식 요청은 없었다"며 이같이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와 관련해 한국 등 동맹국의 역할을 수차례 공개적으로 언급한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대응 기조를 명확히 한 것이다.

다만, 안 장관은 한·미 간 비공식 협의 가능성은 인정했다. 그는 "중동 전쟁 등 여러 상황과 관련해 미측과 긴밀히 협의하고 소통하고 있다"며 "미측 자산을 포함한 여러 사안에 대해 국회에 보고드린 것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이란·이스라엘 충돌, 홍해 및 호르무즈 해협 긴장 고조 등 중동 정세 악화에 따라, 한국군의 간접 지원이나 연합작전 참여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 내 '온도차' 논란에 대해서도 진화에 나섰다. 안 장관은 "조현 외교부 장관의 입장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대해 "외교부와 국방부 입장은 별반 다르지 않다"며 "단어 표현상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외교적 여지를 남기려는 외교부와 군사적 부담을 고려하는 국방부 간 미묘한 기류 차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 요충지다. 미국은 동맹국 중심의 해상안보 연합체 구성을 지속적으로 압박해 왔다. 한국은 2019년부터 아덴만 청해부대 파견 경험을 바탕으로 중동 해역 작전에 참여해 왔으나, 호르무즈 해협 직접 투입 여부는 한·이란 관계, 국내 여론, 국회 동의 등 복합 변수에 좌우되는 사안이다.
군 안팎에서는 "공식 요청은 없지만, 상황 악화 시 단계적 기여 요구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공식 요청 부재'를 강조하면서도 '물밑 협의'를 인정한 것은, 향후 선택지를 열어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