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과 전날 발표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가 투자 심리를 강하게 압박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3.72포인트(0.44%) 내린 4만6021.43을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8.21포인트(0.27%) 밀린 6606.49에 마쳤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61.73포인트(0.28%) 하락한 2만2090.69로 집계됐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경제적 재앙으로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 시장의 비관론을 뒷받침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상군 투입 없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할 수 없고, 외교적 합의 없이는 선박 통행이 정상화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유가 상방 압력이 구조적으로 고착화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됐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전날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2.7%로 상향 조정하고 제롬 파월 의장이 에너지 쇼크를 공식 언급한 점 역시 우려했다.
특징주를 보면 유가 급등의 수혜를 입은 에너지 기업들이 시장의 하락세 속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APA는 3.96% 상승했고, SLB와 베이커 휴스는 각각 5.52%, 5.62% 상승하며 유전 서비스 및 탐사 분야의 실적 개선 기대감을 반영했다.
IT 서비스 기업인 액센추어는 2분기 실적이 월가의 기대치를 상회하면서 4.30% 올랐다. 반면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3.18% 하락했다.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당국의 규제 리스크가 부각되며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진 결과다.
전날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이날 3.78% 하락했다. 기대 이상의 실적과 가이던스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주가에 선반영되었다는 인식과 함께 향후 반도체 수요 피크 아웃에 대한 우려 등 투자자들의 더 높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한 데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 브렌트유, 장중 119달러 터치...금 약세
페르시아만 지역에서의 공격 격화로 주요 에너지 시설에 장기적인 피해가 발생하면서 유가는 강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19% 하락한 배럴당 96.14달러에 마감했지만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5월물은 전날보다 1.18% 상승한 108.65달러에 마감했다.
WTI는 장중에는 약 4달러 상승해 100.02달러까지 올랐는데, 현재 WTI는 브렌트유 대비 11년 만에 가장 큰 할인 폭에서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는 장중 한 때 119.13달러까지 치솟으며, 3월 9일 기록했던 약 3년 반 만의 고점에 근접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공급 확대 조치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발언이 나온 뒤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카타르를 공격하지 않는 한 이스라엘이 사우스 파르스 시설을 다시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유조선에 묶여 있는 약 1억 4,000만 배럴 규모의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조만간 해제하고 전략비축유 추가 방출을 시사했다.
금값은 이란 전쟁 관련 에너지쇼크가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가 강화된 영향에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은 5.9% 급락한 4,605.70달러에 마감했다
◇ 美 국채금리 급등, 달러 약세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충격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들며 미국 국채 수익률이 단기물 중심으로 상승하고, 외환시장에서는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
미 국채 2년물 수익률은 장중 3.96%까지 치솟으며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뒤, 3.782%로 3.9bp(1bp=0.01%포인트) 상승 마감했다. 5년물도 7개월 만의 최고치에 근접하며 3.876%를 기록했고, 10년물은 4.257% 수준에서 보합권을 나타냈다.
국채 수익률 곡선은 단기 금리가 더 빠르게 상승하는 '베어 플래트닝' 양상을 보였다. 2년물과 10년물 금리 차이는 36bp까지 축소되며 금리 인하 기대 후퇴를 반영했다.
수익률 상승은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동결 속 매파 기조'가 촉발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약화된 가운데, 영란은행(BoE)은 중동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을 이유로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했고, 일부 위원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금리를 유지하면서 유가 급등이 성장과 물가 전망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 하락한 99.20을 기록했다. 유로/달러는 1.18% 상승한 1.1585달러, 엔화는 달러 대비 1.4% 상승한 달러당 157.61엔을 나타냈다. 파운드화도 1.4% 상승한 1.3436달러로 강세를 보였다.
◇ 유럽증시, 2% 이상 급락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내렸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14.29포인트(2.39%) 떨어진 583.64로 장을 마쳤다. 이 지수는 작년 12월 중순 수준으로 후퇴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662.69포인트(2.82%) 하락한 2만2839.56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241.79포인트(2.35%) 내린 1만63.50으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62.01포인트(2.03%) 물러난 7807.87에,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1039.96포인트(2.32%) 후퇴한 4만3701.38로 장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393.20포인트(2.27%) 내린 1만6905.90에 마감했다.
이란 전쟁이 출구를 전혀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ECB와 BOE 모두 금리를 동결한 것이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주요 섹터 중에서는 광산주가 금·은 가격의 하락으로 4.2% 급락했다. 금·은 가격의 하락에 대해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빠르게 현금을 확보하려 하는 과정에서 안전자산까지 매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고, 달러 강세가 겹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영국 런던 증시에 상장된 칠레 광산업체 안토파가스타(Antofagasta)와 멕시코 기업 프레스닐로(Fresnillo)가 각각 5.65%, 7.41% 떨어졌다. 인플레이션 우려 고조와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생산자 마진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