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역내 역할 확대가 양국 핵심 쟁점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안보 지형 변화 속에서 한미동맹이 중대한 변곡점(Inflection Point)에 도달했다는 미국 의회조사국(CRS)의 분석이 나왔다. 미 의회 산하 의회조사국(CRS)은 지난 5일 작성된 한미동맹에 관한 최신 보고서(U.S.-South Korea Alliance: Background and Issues for Congress)에서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확보 구상, 주한미군의 '역내 역할' 확대, 방위비 분담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조선·대북정책 공조 등에서 미 의회가 핵심적인 판단을 내려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 한국 핵잠 보유 지지하는 트럼프… 의회 승인이 관건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들이 더 큰 역내 역할을 맡도록 한다"는 기조 아래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확보 구상에 우호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핵추진 잠수함 확보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왔으며, 한국은 이를 북한뿐 아니라 중국까지 염두에 두고 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CRS는 평가했다.
다만 실제 구현을 위해서는 미 의회의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미 의회가 한국에 대한 미국산 핵추진 잠수함 기술 제공과 연료 농축·재처리 승인 여부를 검토하게 될 수 있다고 본다"며, 협력이 구체화될 경우 1954년 원자력법(AEA)에 따른 새로운 양자 협정 체결이 필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도입할 경우 미국은 이를 대중(對中) 억지에 어떻게 활용할지, 한국 내에서는 중국을 상대로 한 전략에 어느 정도까지 동참할지 등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주한미군, 한반도 넘어 '대만 유사시' 역할론 확산
CRS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최우선 위협(pacing threat)'으로 규정하면서, 주한미군의 임무가 한반도 방어를 넘어 역내 분쟁 대응까지 확장되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5년 9월 군산 공군기지에 영구 배치된 MQ-9 '리퍼' 무인기의 작전 범위가 비무장지대(DMZ)는 물론 동중국해와 대만까지 미치는 점이 그 증거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특히 2025년 11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주한미군이 중국·대만 분쟁 등 역내 유사시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점을 소개하며, 미 의회가 대만 해협 유사시 주한미군과 한국군의 역할, 한국 영토·기지 사용 범위를 둘러싼 전략적 불확실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어느 수준까지 허용할지, 중국을 상대로 한 공격 작전에 한국 내 미군 기지를 사용할 수 있을지 등은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하고 아직 정리되지 않은 쟁점"이라고 평가했다.

◆ 전작권 전환·유엔사 조율 지휘 구조 혼선 우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 보고서는, 이재명 정부가 2030년 전환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지휘 체계 혼선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국군 주도의 연합사가 출범할 경우, 분쟁 시 다국적군 증원과 미군·연합군 전력 이동의 핵심 거점인 일본 내 7개 유엔사 후방기지(UNC-Rear)를 관리하는 유엔군사령부(UNC)와의 조율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방위비 분담(SMA)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11월 한미 정상이 발표한 330억 달러 규모 포괄적 지원 계획의 불투명성도 언급됐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이 금액에 대해 세금 감면, 수수료 면제 등 기존 SMA에 포함되지 않았던 간접 비용이 포함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며 "이 330억 달러 지원 계획이 12차 SMA와 어떤 관계인지, 기간·구성 항목·간접 비용 범위가 어디까지인지가 불명확하다"며, 미 의회가 국방부·국무부를 상대로 구체적인 내역과 법적 근거를 보고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조선업 협력 및 대북정책의 온도 차
보고서는 미 해군 함정 건조 지연과 정비 적체, 중국과의 조선 역량 격차를 배경으로, 미 조선사와 한국 조선소 간 최선실무 공유와 투자, 정비 협력 등이 이미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미 해군·해안경비대 함정을 동맹국 조선소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대통령에게 면제권을 부여하는 법안(Ensuring Naval Readiness Act(S.406), Ensuring Coast Guard Readiness Act(S.407)) 2건이 상원에 발의돼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는 아직 입법 과정에 있는 안으로, 한국 조선소 건조 허용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미국 조선소와 일자리, 중국계 자본 개입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CRS는 분석했다.
한편 대북정책에 있어서는 연합훈련을 두고 온도 차가 감지됐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미국은 준비태세 유지를 위해 훈련 유지를 강조하는 반면, 한국 내에서는 대화 공간 확보를 위한 훈련 조정을 주장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CRS는 "의회는 행정부에 대해, 한미동맹 틀 밖에서의 대북 접촉·협상 시도와 그 잠재적 파급 효과를 평가하는 보고서를 요구하는 등의 방식으로 감독 역할을 강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