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딜러 중심 판매 전략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수입차 시장 1위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전국 동일 가격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판매 모델 도입을 추진하면서 딜러 자율 프로모션을 기반으로 한 BMW코리아와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오는 4월부터 '리테일 오브 더 퓨처(Retail of the Future, RoF)' 판매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 방식은 차량 가격과 재고를 본사가 통합 관리하는 것이 핵심으로 전국 어느 판매 거점에서도 동일한 가격과 조건으로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
지금까지 수입차 시장에서는 딜러사가 차량 재고를 보유하고 판매 가격과 할인 조건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었다. 이 때문에 매장마다 할인 폭이 달라 소비자들이 여러 전시장을 방문해 가격을 비교하거나 협상을 하는 경우도 흔했다.
RoF 체계가 도입되면 차량 재고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직접 관리하고 가격 역시 본사가 정한 기준에 따라 운영된다.
대신 딜러사는 가격 협상 중심의 판매 역할에서 벗어나 고객 상담과 브랜드 경험, 서비스 품질 강화에 더 집중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고 부담과 운영 비용이 줄어들면서 판매 네트워크의 운영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미 독일과 영국, 스웨덴 등 주요 유럽 시장에서 이러한 판매 방식을 도입한 바 있다. 해당 시장에서는 가격 투명성과 서비스 일관성이 개선되며 고객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역시 이러한 글로벌 판매 전략의 연장선에서 RoF 모델이 도입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판매 전략 변화는 국내 수입차 시장 1위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몇 년간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가 치열하게 경쟁해 왔다.
지난해 국내 수입 승용차 등록 대수 기준 BMW코리아는 7만7130대를 판매하며 1위를 기록했고,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6만8421대로 뒤를 이었다.

업계 1위 BMW코리아는 딜러 중심 판매 구조를 기반으로 다양한 금융 프로그램과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판매 확대 전략을 이어오고 있다. 딜러 간 경쟁을 통해 보다 유리한 가격과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 역시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BMW코리아는 여러 공식 딜러사가 판매를 담당하고 있으며, 각 딜러사는 재고 물량과 실적 목표에 따라 자율적인 판매 전략을 운영하고 있다.
BMW코리아는 금융 프로그램을 활용한 판매 전략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BMW 파이낸셜 서비스를 통해 저금리 할부나 잔가보장형 리스 프로그램 등을 제공해 고객의 월 납입 부담을 낮추고, 재구매 고객 대상 혜택이나 트레이드인 보상 프로그램을 통해 기존 고객 유지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또 딜러 중심 판매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온라인 판매 채널을 병행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BMW 샵 온라인'을 통해 한정판 모델이나 특별 에디션을 온라인 전용으로 판매하며 온·오프라인 판매를 동시에 운영하는 방식이다.
딜러 간 가격 경쟁 역시 과도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각 딜러사의 모델별 판매 가격을 모니터링한 결과 딜러사 간 가격 차이는 크지 않고 일정한 수준에서 형성돼 있었다"며 "딜러 간 경쟁은 고객 혜택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가격 통합 전략의 벤츠'와 '프로모션 전략의 BMW코리아'라는 상반된 판매 전략이 향후 수입차 시장 경쟁 구도를 좌우할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벤츠의 정찰제는 브랜드 가치를 지키는 데는 유리하지만, 판매 부진 시 유연한 대처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며 "반면 BMW는 딜러 중심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점유율 수성에는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