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전시·아트

속보

더보기

호암미술관에 생명의 에너지 불어넣은 91세 조각가 김윤신 "나는 현역작가"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AI 핵심 요약

beta
분석 중...
  • 김윤신이 12일 호암미술관 회고전을 소개하며 현역작가임을 밝혔다.
  • 호암미술관은 6월 28일까지 김윤신 회고전 합이합일 분이분일을 연다.
  • 나무·돌·회화로 생명 에너지를 빚은 1세대 여성조각가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한국현대조각 전개에 주도한 1세대 여성조각가의 대규모 회고전
-예술을 삶의 가장 숭고한 목표로 삼아 70여 년을 일관되게
-자연과 생명을 노래해 온 작가의 근원적 예술 세계를 돌아보는 기회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구순의 작가라고들 하지만 나는 나이에 개의치 않아요. 전에도 그랬고 오늘도 현역작가이니까요. 나는 영원한 현역입니다. 숨을 거둘 때까지요"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김윤신의 초기 조각작품 '합이합일 분이분일'.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3.12 art29@newspim.com

경기도 용인의 호암미술관 전관을 '생명의 에너지'로 꽉 채운 한국의 1세대 여성조각가 김윤신은 당당한 표정으로 '현역'임을 고백했다. 그가 호암미술관에서 펼치는 대규모 회고전이 오는 6월 28일까지 열린다. 이제 20일 남짓 남은 이 특별한 전시는 미술팬이라면 놓쳐선 안될 귀한 기획전이다.

호암미술관은 한국 현대조각의 발전과 변화에 중추적 역할을 한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의 대규모 회고전 '김윤신: 합이합일 분이분일'을 마련했다.

지금은 갈 수 없는 함경남도 원산 출신인 김윤신(b.1935)은 1970년대 후반부터 끈질기게 나무를 재료로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본질을 탐구해온 조각가다. 민족 해방과 6.25전쟁이라는 한겨레 최대 격동기에 성장하고, 전후의 척박한 예술환경 속에 작가로 데뷔한 김윤신은 우리 미술계 산 증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서울=뉴스핌] 김윤신 '합이합일 분이분일'. 1987~1988. 팔로산토 우드, 뉴욕 솔로몬 R.구겐하임미술관 소장. 이번 한국 전시를 위해 뉴욕 구겐하임으로부터 대여해왔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3.12 art29@newspim.com

1970년대 초 한국 조각계가 서구에서 영향을 받은 모더니즘을 추구하며 새로운 기법을 모색하던 시기에 김윤신은 하늘로 뻗는 수직 형태의 추상조각을 선보이며 활동했다. 그리곤 안정된 대학교수직을 마다하고 1980년대 중반, 한국을 홀연히 떠났다. 그 이유는 우연히 찾았던 아르헨티나에서 대자연의 산물인 나무들에 한 눈에 반해 버렸기 때문이다. 늘 조각 재료에 목말랐던 김윤신은 풍부하다 못해 지천에 널린 아르헨티나의 목재들에 창작욕이 불끈 솟아 미련 없이 서울을 떠난 것. 그리곤 현대성과 원시성이 공존하는 독보적인 예술세계를 펼치기 시작했다.

당시를 김윤신은 이렇게 회고했다. "나는 대학교수직 이런 거 다 필요 없다. 나는 간다, 아르헨티나로. 나를 기다리는 그 곳으로라고 외치며 대학에 사표를 던졌다. 처음 아르헨티나에 도착해선 버려진 나무들을 끌고와 길가에서 작업했다. 작업실조차 없었으니까"라고. 그리곤 공구상에서 단단한 나무를 원하는대로 마음껏 자를 수 있는 전기톱을 구해와 조각의 신세계를 열어젖히기 시작했다. 전기톱과 하나로 혼연일체가 돼 작업을 시작하던 때를 작가는 "내가 톱을 리드하며, 톱에 밀리지 않아야 한다는 일념에 혼신을 다했다. 그리곤 탈진해 쓰러졌다"고 전했다.

김윤신은 1955년 홍익대 조각과에 입학한 뒤 70여 년을 예술에 헌신하며 지금까지 평면과 입체를 아우르며 1500 여점의 작품을 창작했다. 이번 회고전에는 아쉽게도 망실된 1960년대 이전 작품을 제외하고, 초기작인 1960년대 파리 유학시절의 판화와 이후의 실험적인 평면작품, 그리고 작가의 트레이드 마크인 다양한 목조각들이 망라됐다. 또 예순의 나이에 몰입하기 시작한 회화까지 총 170여 점이 나왔다.

[서울=뉴스핌] 김윤신 '합이합일 분이분일'.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3.12 art29@newspim.com

이번 회고전의 부제인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은 김윤신의 작업 이념에서 따온 것이다. 작가와 재료가 하나가 되어(合) 작품이라는 또다른 하나가 탄생(分)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조각을 제작하기 전, 재료인 나무를 오랜 시간 살피고 그 안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형태를 이끌어내는 제작과정을 일컫는다. 또한 이를 통해 도달한 작가의 직관적 통찰을 가리키기도 한다. 197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이 단어는 김윤신 작업의 근간이 되고 있다.

호암미술관 전시에 대해 작가는 "내 생애 이렇게 큰 규모의 회고전을, 그 것도 최고 뮤지엄인 호암미술관에서 열게 될 줄은 몰랐다. 너무나 감개무량하다"고 토로할 정도로 이번 회고전은 김윤신 작업 전반을 음미할 수 있도록 스펙타클하다. 

1층 전시실은 1970년대 중후반의 '기원쌓기' 조각 시리즈와 '합이합일' 이념이 형성되던 시기의 '합이합일 분이분일'시리즈가 나왔다. 또 작가의 다양한 추상적 형식실험을 살필 수 있는 1960년대 파리 유학시절의 석판화와 드로잉, 1970년대의 캔버스 작업도 이 전시실을 차지했다.

[서울=뉴스핌] 김윤신 작가의 초기작부터 근작까지 다양한 나무 조각과 회화가 망라된 호암미술관 1층 전시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3.12 art29@newspim.com

이 공간에서는 유기적이면서 기하학적인 김윤신의 자유로운 평면 추상작업과 다이나믹한 조각을 함께 조망함으로써, 장르의 경계를 넘어 일관되게 펼쳐진 김윤신의 조형미학을 확인할 수 있다. 또 1983년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후, 전기톱을 사용해 남미의 집채만한 나무들로 자연의 원초적 생명력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조각들도 나왔다. 이 시기 작품은 절정에 이른 작가의 예술세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1층 전시실은 마치 조각산책로처럼 둥근 오솔길 느낌으로 만들어졌다. 반면에 2층 전시실은 기하적 느낌으로 쭉쭉 뻗어 대조를 보인다.

2층 전시실에서는 김윤신 조각의 또다른 축인 돌조각이 다채롭게 공개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또다른 호흡과 미감으로 변화하며 폭넓게 전개되는 나무조각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아르헨티나 원주민 마푸체(Mapuche) 부족의 색채와 문양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2000년대 초기의 조각은 아르헨티나의 자연과 문화를 흡수해 더욱 화려하게 확장된 김윤신 예술의 양식적 발전을 드러내고 있다. 이 섹션에서는 2000년대부터 김윤신이 열정적으로 몰입하기 시작한 회화들도 함께 내걸렸는데 조각과는 또다른 형식으로 삶의 환희와 에너지를 읽을 수 있다.

[서울=뉴스핌] 김윤신 '지향적 염원 1973-1, 지향적 염원 1973-2'. 캔버스에 유채, 개인소장.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3.12 art29@newspim.com

2층 전시장 외부의 미술관 발코니에는 최근작인 '노래하는 나무 2013-16V1'(2025)가 설치돼 전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전시장 내부의 2013년 작 나무조각을 알루미늄으로 캐스팅한 뒤 아크릴 채색을 더한 이 신작은 작가가 '회화-조각'이라 명명하며 새롭게 몰두하고 있는 현재진행형 작업이다.

김윤신의 예술은 아시아와 유럽, 남미를 가로지르며 두 세기에 걸쳐 형성되고 변화를 거듭해왔다. 그의 작업은 한국적 감성과 동양적 사유를 기반으로 하되, 순수 추상의 조형원리에 남미의 자연과 문화까지 더해져 대단히 독자적인 성격을 지닌다. 또 작업 기저에는 어린 시절 경험한 우리의 토속적인 민속신앙과 작가의 기독교적 신념이 유기적으로 공존하는 것이 특징이다. 원시적 조형성과 현대추상의 조형언어가 시간을 뛰어넘으며 서로 아름답게 맞닿아 있는 것.

김윤신의 조형언어는 지극히 현대적이지만 자연에 가깝고, 한국적이되 이국적이기도 하다. 이에 그의 작업은 한국 현대미술에서 유사한 예를 찾기 어렵다. 그만큼 독특한 경지에 있는 셈이다. 결국 김윤신의 작업은 20세기 모더니즘 미술이 그 발원지를 넘어, 어떻게 국가와 지역을 초월해 전지구적으로 확장됐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이같은 점에서 김윤신과 그의 작업은 귀하고 의미가 크다.

[서울=뉴스핌] 91세에도 나는 영원한 현역작가라고 토로하는 작가 김윤신. [사진=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2026.03.12 art29@newspim.com

전시를 기획한 태현선 리움미술관 수석 큐레이터는 "김윤신은 자신이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길이 예술인 듯, 숨쉬듯 작업해왔다. 톱질과 망치질 자국으로 가득한 그의 조각은 요즘의 동시대 미술에서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작가'라는 존재를 느끼게 한다"며, "이번 전시는 순수한 열정과 신념으로 평생을 예술과 '하나'되어 살아온 한 예술가를 만나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원 리움미술관 부관장은 "김윤신 작가의 얼굴에서는 한 분야에 평생을 정진하며, 좌고우면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달려온 예술가의 초상이 오버랩돼 더없이 아름답고 숭고하다. 그의 작품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고유성과 생명의 에너지로 가득차 있다"고 평했다.

김윤신은 반평생 넘게 나무로 작업했다. "나무가 준 깨달음이 있느냐"는 질문에 "나무는 바로 나다. 어렸을 때 산 밑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았다. 나는 그냥 자연이다. 자연이 나를 여기까지 데리고 왔다. 젊은 시절 어느 날 숲속 나무 중 소나무만 거꾸로 넘어져 있더라. 전쟁통에 기름이 모자라 소나무에서 기름을 빼려고 넘어뜨린 것이었다. 친구가 쓰려져 맘이 너무 아팠다. 재네들은 내 친구니까, 그걸로 작업을 하자하며 들고와 작업했다"고 회고했다.

[서울=뉴스핌] 김윤신의 돌조각 작품 '합이합일 분이분일 1989-185'. 오닉스. 1989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3.12 art29@newspim.com

작가는 "구상을 미리 해놓으면 그건 이미 지나간 게 된다. 지금 이 순간, 이 찰나에 이뤄져야 한다. 머리가 깨끗해져 아무 생각을 안하면서 재료 속에 형태가 보이면 톱으로 자르기 시작한다. 그림을 따로 구상하는 게 아니라, 그렇게 작업을 해왔다"며 "20대나 지금 90대나 똑같다. 내 영혼이 내 육신과 더불어 하나가 되어 하나에 집중해 여기서 이렇게 작업하는 거니까. 옛날과 다른 건 하나도 없다. 단지 예전처럼 전기톱을 내 의지대로 활달하게 끌고가지 못하는 게 조금 안타까울 뿐이다"라고 토로했다. 

▲김윤신은 어떤 작가?=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로, 한국 프랑스 아르헨티나로 이어진 예술여정 속에서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이라는 독창적인 조형 이념을 천착해왔다. 한국 근현대사 격동기에 성장한 그는 홍익대학교 조소과 졸업 후, 1964년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에 입학해 조각과 석판화를 공부했다. 귀국 후 판화와 회화, 조각을 넘나들며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모색하며, 한국 모더니즘 조각의 다양한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용인 호암미술관의 김윤신 회고전 중 2층 전시실 전경. [사진=리움미술관] 2026.03.12 art29@newspim.com

1973년에는 이우환, 권영우, 김창열과 함께 제12회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참여하고 당시 주요 한국현대미술 기획전에 활발히 참여했다. 최초의 여성조각가 단체인 '한국여류조각회' 발족(1974)을 주도하며 여성미술가들의 연대와 활동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이후 교육자로서 대학서 후학을 양성하며 1980년대 초반 명실상부 한국 미술계의 중견작가로 자리매김했다.

1983년 12월, 김윤신은 한국에서의 안정적인 기반을 뒤로하고 나무가 풍부한 아르헨티나로 이주해 새로운 예술적 도전에 나섰다. 아르헨티나 이주 직후인 1985년에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립현대미술관 주최의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후 40년간 김윤신은 크고 단단한 남미의 원목을 재료로 과감하고 역동적인 나무조각의 세계를 펼쳤다. 1980년대 말과 2000년대 초에는 브라질과 멕시코의 오닉스(onyx)와 준보석 등을 사용한 돌조각으로 재료의 범위를 확장했고, 회화에도 깊이 몰입해 조각과 조응하는 회화 연작들을 선보였다. 이같은 남미에서의 활동으로 2008년 아르헨티나에 '김윤신 미술관'이 설립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김윤신 '안데스산맥'.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6.03.12 art29@newspim.com

2023년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개인전은 김윤신의 삶과 예술을 국내외 미술계에 본격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 전시를 통해 확인된 독창적인 예술세계로 작가는 2024년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 초대되었고 이후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됐다. 격동의 시대와 다양한 문화를 경험해온 삶의 궤적 위에서, 자연과 예술, 작가 자신을 하나의 조형세계로 응집해온 그의 작업은 오늘날 한국현대조각의 지형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중요한 지점으로 평가된다.

용인 호암미술관의 김윤신 회고전 '합이합일 분이분일'은 6월 28일까지 계속된다.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성인 2만5000원. 전통정원 '희원'과 이우환 작품이 전시된 '묵시암', 산책공간 옛돌정원 관람도 하나의 티켓으로 가능하다.

art2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수도권·강원 오늘 최대 120㎜ 폭우 [서울=뉴스핌] 송은정 기자 = 화요일인 21일은 수도권에 120㎜ 폭우 등 전국에 장맛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과 케이웨더에 따르면 이날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리겠다. 화요일인 21일은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곳에 따라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뉴스핌 DB]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30~80mm(많은 곳 120mm 이상), 강원내륙·산지 30~80mm(많은 곳 강원중·북부내륙 120mm 이상), 강원동해안 5~40mm, 충청권 30~80mm(많은 곳 충남북부서해안 100mm 이상), 전라권 5~40mm, 경남서부내륙, 대구·경북 5~40mm, 제주도 5mm 안팎이다. 아침 최저기온은 22∼26도로 예보됐다. ▲서울 24도 ▲인천 24도 ▲수원 25도 ▲춘천 23도 ▲강릉 24도 ▲청주 25도 ▲대전 24도 ▲전주 26도 ▲광주 25도 ▲대구 25도 ▲부산 26도 ▲울산 26도 ▲제주 27도다. 낮 최고기온은 26∼37도로 예상된다. ▲서울 29도 ▲인천 28도 ▲수원 30도 ▲춘천 27도 ▲강릉 31도 ▲청주 31도 ▲대전 31도 ▲전주 32도 ▲광주 32도 ▲대구 34도 ▲부산 31도 ▲울산 34도 ▲제주 34도다. 바다 물결은 서해 앞바다 0.5~1.0m, 남해 앞바다 0.5~1.5m, 동해 앞바다 0.5~1.5m로 일겠다.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미세먼지 농도는 전 권역이 '좋음'으로 예상된다.  yuniya@newspim.com 2026-07-21 06:30
사진
[단독] CXMT 증권신고서 보니 [서울=뉴스핌] 정승원 김정인 기자 = 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기업공개(IPO)를 계기로 생산능력 확대와 공정 고도화에 나선다.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뒤처져 있지만, DDR5와 LPDDR5X 등 범용·모바일 D램부터 중국 내 수요를 장악해 글로벌 3강 체제를 흔들겠다는 전략이다. CXMT가 대규모 자금을 확보해 생산량과 수율을 끌어올릴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해 온 D램 시장의 고객·가격·공급 질서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뉴스핌이 입수한 CXMT의 상하이증시 상장 등록용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생산능력 확대를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비해 생산 규모와 시장점유율이 낮아 규모의 경제를 충분히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HBM에서는 기술 격차가 뚜렷한 만큼 단기간에 정면 승부를 벌이기보다 DDR5와 LPDDR5X 등 이미 시장이 형성된 제품부터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AI 인포그래픽= 정승원 기자] ◆ HBM 격차 인정...D램 생산능력 확대로 승부수 CXMT는 중국 1위이자 세계 4위 D램 업체다. 다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글로벌 3사와 비교하면 생산능력과 시장점유율, 제품 포트폴리오에서 여전히 격차가 크다. 중국 내 D램 수요조차 자국 생산만으로 충분히 충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CXMT는 증권신고서에서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대응해 D램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HBM의 구체적인 양산 시점이나 공급 계획은 제시하지 않았다. 현재 CXMT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HBM 상용화 경쟁을 벌일 단계는 아니라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CXMT의 HBM 기술이 선두 업체보다 2~4년 뒤처진 것으로 평가한다. 이에 CXMT는 AI 시장의 성장성을 인정하면서도 당장 HBM을 앞세우기보다 DDR5와 서버용 D램 등 기존 제품군의 생산과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택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생산능력 부족을 꼽았다. 현재 생산 규모로는 제조원가를 낮추고 수율을 안정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확보한 규모의 경제에 접근하려면 생산량 자체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판단이다. CXMT는 이번 상장을 통해 46억달러(약 6조8100억원)를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확보한 자금은 생산라인 확대와 공정 전환, 연구개발에 투입해 생산성과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높이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우선 중국 시장 내 공급 비중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 중국은 세계 최대 D램 소비국이지만 자국 업체의 공급 비중은 낮다. CXMT는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제품을 대체한 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CXMT가 상하이증시에 상장하면서 제출한 증권신고서 원문. [서울=뉴스핌] = 2026.07.21 hkj77@hanmail.net ◆ DDR5 중심 D램 개발 및 고도화 CXMT는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주요 과제로 생산라인 증설과 공정 업그레이드, 웨이퍼 생산량 확대를 제시했다. 생산 규모를 키워 제조원가를 낮추고 수율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메모리 시장은 저용량·저속 제품에서 고용량·고속 제품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CXMT도 상장 자금을 활용해 DDR5와 LPDDR5X, 서버용 D램의 비중을 높이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조달 자금은 생산라인 업그레이드와 제조공정 개선, 차세대 D램 연구개발에 투입된다. 공정 미세화를 통해 웨이퍼당 생산량을 늘리고 원가와 전력소비를 낮추는 동시에 수율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단순히 공장 규모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생산성과 제품 성능을 함께 개선해 글로벌 업체와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핵심 제품은 DDR5와 LPDDR5X다. DDR5는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고성능컴퓨팅 등에 사용되는 제품으로 DDR4보다 제조 난도가 높고 미세공정과 수율 관리가 중요하다. DDR5 경쟁력은 곧 공정기술과 생산효율을 가늠하는 지표인 셈이다. CXMT는 DDR5 생산능력을 확대해 단위당 원가를 낮추고 서버·PC용 D램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할 계획이다. LPDDR5X는 AI 스마트폰과 노트북, 태블릿PC, AI PC 등 모바일·저전력 시장을 겨냥한다. DDR5로 서버와 PC 시장을, LPDDR5X로 모바일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구조다. 스마트폰 화면에 표시된 CXMT 로고. [사진=블룸버그통신] ◆ 중국서 CXMT 제품 공급 확대...삼성·SK하이닉스 영향 불가피 CXMT는 중국 기업들이 사용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D램을 자국산 제품으로 대체하는 '수입 대체'를 주요 성장 전략으로 제시했다. 중국 스마트폰·PC·서버 업체가 수입해 사용하는 메모리를 CXMT 제품으로 바꿔 중국 시장 내 공급률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D램 생산에 그치지 않고 장비와 소재, 부품, 설계, 패키징 등 중국 메모리 생태계 전반의 국산화도 추진한다. 이번 상장은 단순한 운영자금 확보가 아니라 CXMT를 중심으로 중국 내 D램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기반 마련이라는 의미가 크다. CXMT의 중국 내 공급 확대가 본격화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CXMT의 D램 평균판매가격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보다 약 30%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생산 확대와 공정 고도화로 품질과 수율까지 개선할 경우 가격 경쟁력은 더 커질 수 있다. CXMT가 낮은 가격과 중국 내수 기반을 앞세워 물량을 늘리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고객을 지키기 위해 가격을 낮추거나 범용 D램 생산을 고부가 제품으로 더 빠르게 전환해야 하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 특히 CXMT가 당장 HBM보다 DDR5와 LPDDR5X 등 범용·모바일 D램을 공략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SK하이닉스도 HBM에서는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범용 D램 공급 증가로 전체 시장 가격이 낮아질 경우 수익성 압박을 받을 수 있다. CXMT의 위협은 단기간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술로 추월하는 데 있지 않다. 중국 내수시장과 대규모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범용 D램 공급을 빠르게 늘려 두 회사의 고객 기반과 가격 결정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이 더 현실적인 위험으로 꼽힌다. origin@newspim.com 2026-07-21 08:01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