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로 매매수요 위축 가능성 커져…봄 이사철 전셋값 자극 우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 종료를 앞두고 전세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일부 다주택자들이 매도에 나서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전세시장 구조가 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임대용으로 활용되던 주택이 집주인 실거주로 전환되거나 다른 실거주자에게 매도될 경우 봄 이사철 기간 전세 물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진단된다. 다주택자들의 보유 주택 매도가 활발해지면 기존 임차 물량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매매 매물은 늘고 있는 반면 전세 물량은 점차 줄어드는 조짐이 나타나면서 전세 매물이 감소하는 이른바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서울 매매 매물 16%↑·전세 13%↓…봄 이사철 불안감 확산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다주택자들의 매도 움직임이 본격화돼 실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질 경우, 임대용 주택이 실거주로 전환되거나 매각되면서 전세 매물이 감소하고 이에 따른 전세 부족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시장에서는 매매 매물과 전세 매물 간 온도차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다주택자 중과 유예 종료 발언이 나온 지난달 23일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은 5만6219건에서 6만5416건으로 16.3% 증가했다. 절세를 염두에 둔 다주택자들이 서둘러 매물을 내놓으면서 매매 시장에는 물량이 빠르게 쌓이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전세 매물은 2만2156건에서 1만9242건으로 13.2% 감소했다. 충북, 충남, 강원, 경기에 이어 다섯 번째로 큰 감소폭이다. 매매 물량이 늘어나는 것과 달리 전세 물량은 빠르게 줄어들면서 수급 불균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들이 전세나 월세로 임대하던 주택을 매물로 전환해 매각할 경우, 해당 주택 상당수가 실거주 수요자에게 이전되거나 매매 시장에서 소화되면서 임대 물량이 구조적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매물 감소가 아니라 시장 구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2~4월은 전통적인 봄 이사철로 전세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다. 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에 공급이 동시에 줄어들 경우 전셋값 상승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현장에서는 전세 매물 감소로 계약 가능한 물건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대출 규제로 매매수요 전세 이동 가능성 ↑…임대 물량 축소가 전셋값 자극 우려
문제는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부담 등으로 매매 진입 장벽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으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자 일부 매수 대기 수요가 전세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매매 수요가 임대차 수요로 전환되는 구조 속에서 전세 공급까지 줄어들 경우 가격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중과 조치가 부활해 다주택자의 세 부담이 확대될 경우 임대사업 유지 요인이 약화되면서 추가적인 임대 물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수요 증가와 공급 감소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가 형성되며 전셋값 상승세를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최근 월세 가격까지 오름세를 보이면서 실수요자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세 보증금이 높아질수록 월세 전환 수요가 늘고, 이는 다시 월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세와 월세 모두 비용 부담이 확대될 경우 가계의 주거비 비중이 커지며 소비 여력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주택자 중과 유예 종료가 현실화되면 매매 시장에는 단기적으로 물량이 늘겠지만, 임대 시장에서는 오히려 공급 축소로 전세 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며 "대출 규제로 매수 수요가 전세로 이동하는 상황까지 겹치면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