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범죄 구조 상이" 주장했으나 재판부 불수용...공소사실·상대방 등 동일
[수원=뉴스핌] 박승봉 기자 = 쌍방울 그룹의 800만 달러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제3자 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1심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검찰의 이번 기소가 이미 진행 중인 재판과 동일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한 '이중 기소'라고 규정하며 부적법함을 명시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는 12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에게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이 김 전 회장이 이미 2심 재판을 받고 있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범행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북한에 돈을 지급했다는 측면과 뇌물을 공여했다는 측면에서 보면 범죄 일시, 장소, 지급 상대, 금액 등이 모두 동일하다"며 "이들 사건은 하나의 행위가 여러 개의 죄에 해당하는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미 기소된 사건에 대해 다시 공소를 제기한 것은 형사소송법 제327조에 따라 무효"라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외국환거래법 위반과 제3자 뇌물 혐의는 행위가 중첩되더라도 입법 목적과 범죄 구조가 상이해 각각 독립적인 범죄"라고 주장해왔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이화영 전 부지사와 공모해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비(500만 달러)와 당시 이재명 지사의 방북 비용(300만 달러)을 대납했다는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지난달 심리 과정에서도 "피고인의 행위는 사실상 같은 것 아니냐"며 검찰에 이중 기소 여부에 대한 입장 정리를 요구하는 등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낸 바 있다.
이번 판결로 김 전 회장 측은 추가적인 처벌 위기에서 일단 벗어나게 됐다. 김 전 회장은 앞서 외국환거래법 위반 및 이화영 전 부지사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정치자금법 위반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별도)을 선고받았으나 법정 구속은 면한 채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한편, 법원이 이번 사건을 공소기각함에 따라 이와 연결된 이재명 관련 재판의 흐름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가능성이 크지만, 법원이 이중 기소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한 만큼 향후 공소 유지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1141world@newspim.com












